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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창비와 함께 서남동양학술총서를 출간하는 서남포럼(서남재단)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오끼나와·호찌민시·타이뻬이 3개 도시에서 현지 지식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동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을 논의한 순회토론회의 결과물을 모았다. 서남포럼은 분쟁과 갈등으로 얼룩진 20세기 동아시아와 결별하고 동아시아 시민의 참여 속에서 소통과 연대의 호혜적 그물망의 국제적 축을 지향해왔다. 이를 위해 우리 학문의 서구주의와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동아시아를 하나의 사유단위로 설정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1994년 시작한 서남동양학술총서는 동아시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높이고 지역의 열린 토론공간을 창출하는 학적 기반이 되었다. 이 책은 서남포럼의 지난 10여년에 걸친 학술사업의 총괄이자, 동아시아 각국 지식인들과의 교감을 통해 우리 동아시아학의 토대를 다지고 한층 심화된 학술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의 중간결산이다.
이 책은 지난 2007년 2월~9월 서남포럼이 방문한 세 도시 오끼나와·호찌민시·타이뻬이 총 3부로 구성되며 각 부별로 순회토론회의 발표문과 이후 추가된 논문, 현지 지식인들과의 종합토론으로 꾸려진다. ‘동북아’를 벗어나 ‘동남아’의 3개 대표도시에 찾아가 직접 듣는 현장토론의 목소리는 동북아로 한정돼 있던 기존 ‘동아시아론’의 한계를 성찰하고 학문적 인식과 생활세계의 상상력을 확장할 중요한 계기이다. 발표문의 필자들을 포함해 30여명의 각국 토론자들이 어우러져 동아시아 평화와 공치(公治)를 향한 역사적 경험을 돌아보고 현재의 정치·사회·문화적 조건에서 대안적 지역질서를 형성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면서 치열한 지적 연대의 현장을 펼쳐보인다.
1부 오끼나와 토론에서는 오끼나와의 정체성과 일본과의 관계, 역사적 경험과 재일조선인과의 관계를 다룬다. 최원식 「오끼나와에 온 까닭」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의 제국적 지배 아래 왜곡되어온 오끼나와의 근대사를 되짚고 이후 새로운 지역질서 건설에서 오끼나와와 한국의 역할을 조명한다. 강태웅 「‘조국복귀’ 운동에서 ‘자치’ 주장으로」는 1950년대 미국 군사전략에 의해 미군기지로 전락한 현실에 맞서기 위해 선택한 일본으로의 복귀 선언과, 이후 지속적인 본토와의 대립으로 결국 ‘자치’를 외치게 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야까비 오사무 「근대 오끼나와에 있어서 마이너리티 인식의 변천」은 메이지시대 이후 일본 근대사에서 오끼나와를 비롯한 일본의 선주민족에 대한 인식과 동화주의 주장을 ‘마이너리티’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토베 히데아끼 「재일 ‘오끼나와인’, 그 호칭이 조명하는 것」은 일본인-오끼나와인의 이항대립에서 재일조선인이라는 타자가 인식되면서 재본토 오끼나와인과 재일 조선인, 재본토 오끼나와인과 재향토 오끼나와인의 관계에 주목하게 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2부 호찌민시 토론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지배에 저항하며 동아시아에서 독특한 역사적 입지를 구축해온 베트남의 지정학적 특수성,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의 새로운 질서와 지역공동체를 형성할 전제를 논의한다. 신윤환 「베트남의 동아시아 인식」은 봉건제와 중앙집권제, 식민지배와 공산주의, 오늘날의 도이머이 등 다채로운 역사적 경험을 지닌 베트남의 정체성을 중국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송승철 「베트남전쟁 소설론: 용병의 교훈」에서는 『하얀전쟁』 『머나먼 쏭바강』 『무기의 그늘』 등 베트남전쟁을 바라보는 한국문학의 관점과 ‘용병’으로서 자기인식의 한계를 지적한다. 응웬 반 릭 「21세기초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는 냉전기 동남아지역에 나타난 동남아조약기구(SEATO)부터 동남아국가연합(ASEAN), 동남아평화·자유·중립지대선언(ZOPFAN)까지 이르는 지역질서 형성과정을 개괄하고 1994년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창설의 의의와 2020년 아세안 공동체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제를 짚어본다. 호앙 칵 남 「동아시아 공동체의 전제」는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의 전제로 지리, 역사, 사회문화, 정치안보, 경제적 측면을 논의하고 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을 기술한다.
3부 타이뻬이 토론에서는 식민지배에서 국민당 독재까지 험한 역사적 굴레 속에서 생존해온 타이완의 정체성을 묻고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에서 중국의 화평굴기에 대응하는 역할은 무엇일지 생각한다. 백영서 「평화에 대한 상상력의 조건과 한계」에서는 한·중·일에서 진행중인 동아시아 평화담론의 현재를 짚어보고 ‘주변적 지성’으로서 한국과 타이완 지식인의 소통을 전망한다. 양태근 「타이완 민족주의를 통해 본 중국」은 중국과 타이완에서 민족주의의 전개과정을 고찰하고 양안긴장의 해결책을 모색함으로써 동아시아 각국 민족주의의 방향을 타진한다. 쳔팡밍 「동아시아의 미래아 타이완의 현재」는 타이완 문학에 나타난 일본과 미국, 중국의 영향을 살펴보고 ‘탈제국’적 상상력을 제공할 가능성을 탐색한다. 우루이런 「천민선언, 혹은 타이완 비극의 도덕적 의의」는 미완성의 민족해방, 다극체계 지정학의 불균형, 불평등한 자본 세계화라는 동북아 민족주의의 구조에서 타이완의 역사적 위상을 ‘천민’이라고 규정하고 배제된 존재로서의 역설적 가능성을 고찰한다. 뤼사오리 「정보와 담론」은 타이완 지식계의 아시아 담론에서 제국적 영향을 탈피하기 위한 개념적 수단으로 ‘중층중심’/ ‘중층주변’을 맞세우고 ‘중층주변’의 ‘다중중심’ 속에서 ‘문화’를 통해 아시아를 사고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이 책은 지난 2007년 2월~9월 서남포럼이 방문한 세 도시 오끼나와·호찌민시·타이뻬이 총 3부로 구성되며 각 부별로 순회토론회의 발표문과 이후 추가된 논문, 현지 지식인들과의 종합토론으로 꾸려진다. ‘동북아’를 벗어나 ‘동남아’의 3개 대표도시에 찾아가 직접 듣는 현장토론의 목소리는 동북아로 한정돼 있던 기존 ‘동아시아론’의 한계를 성찰하고 학문적 인식과 생활세계의 상상력을 확장할 중요한 계기이다. 발표문의 필자들을 포함해 30여명의 각국 토론자들이 어우러져 동아시아 평화와 공치(公治)를 향한 역사적 경험을 돌아보고 현재의 정치·사회·문화적 조건에서 대안적 지역질서를 형성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면서 치열한 지적 연대의 현장을 펼쳐보인다.
1부 오끼나와 토론에서는 오끼나와의 정체성과 일본과의 관계, 역사적 경험과 재일조선인과의 관계를 다룬다. 최원식 「오끼나와에 온 까닭」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의 제국적 지배 아래 왜곡되어온 오끼나와의 근대사를 되짚고 이후 새로운 지역질서 건설에서 오끼나와와 한국의 역할을 조명한다. 강태웅 「‘조국복귀’ 운동에서 ‘자치’ 주장으로」는 1950년대 미국 군사전략에 의해 미군기지로 전락한 현실에 맞서기 위해 선택한 일본으로의 복귀 선언과, 이후 지속적인 본토와의 대립으로 결국 ‘자치’를 외치게 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야까비 오사무 「근대 오끼나와에 있어서 마이너리티 인식의 변천」은 메이지시대 이후 일본 근대사에서 오끼나와를 비롯한 일본의 선주민족에 대한 인식과 동화주의 주장을 ‘마이너리티’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토베 히데아끼 「재일 ‘오끼나와인’, 그 호칭이 조명하는 것」은 일본인-오끼나와인의 이항대립에서 재일조선인이라는 타자가 인식되면서 재본토 오끼나와인과 재일 조선인, 재본토 오끼나와인과 재향토 오끼나와인의 관계에 주목하게 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2부 호찌민시 토론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지배에 저항하며 동아시아에서 독특한 역사적 입지를 구축해온 베트남의 지정학적 특수성,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의 새로운 질서와 지역공동체를 형성할 전제를 논의한다. 신윤환 「베트남의 동아시아 인식」은 봉건제와 중앙집권제, 식민지배와 공산주의, 오늘날의 도이머이 등 다채로운 역사적 경험을 지닌 베트남의 정체성을 중국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송승철 「베트남전쟁 소설론: 용병의 교훈」에서는 『하얀전쟁』 『머나먼 쏭바강』 『무기의 그늘』 등 베트남전쟁을 바라보는 한국문학의 관점과 ‘용병’으로서 자기인식의 한계를 지적한다. 응웬 반 릭 「21세기초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는 냉전기 동남아지역에 나타난 동남아조약기구(SEATO)부터 동남아국가연합(ASEAN), 동남아평화·자유·중립지대선언(ZOPFAN)까지 이르는 지역질서 형성과정을 개괄하고 1994년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창설의 의의와 2020년 아세안 공동체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제를 짚어본다. 호앙 칵 남 「동아시아 공동체의 전제」는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의 전제로 지리, 역사, 사회문화, 정치안보, 경제적 측면을 논의하고 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점을 기술한다.
3부 타이뻬이 토론에서는 식민지배에서 국민당 독재까지 험한 역사적 굴레 속에서 생존해온 타이완의 정체성을 묻고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에서 중국의 화평굴기에 대응하는 역할은 무엇일지 생각한다. 백영서 「평화에 대한 상상력의 조건과 한계」에서는 한·중·일에서 진행중인 동아시아 평화담론의 현재를 짚어보고 ‘주변적 지성’으로서 한국과 타이완 지식인의 소통을 전망한다. 양태근 「타이완 민족주의를 통해 본 중국」은 중국과 타이완에서 민족주의의 전개과정을 고찰하고 양안긴장의 해결책을 모색함으로써 동아시아 각국 민족주의의 방향을 타진한다. 쳔팡밍 「동아시아의 미래아 타이완의 현재」는 타이완 문학에 나타난 일본과 미국, 중국의 영향을 살펴보고 ‘탈제국’적 상상력을 제공할 가능성을 탐색한다. 우루이런 「천민선언, 혹은 타이완 비극의 도덕적 의의」는 미완성의 민족해방, 다극체계 지정학의 불균형, 불평등한 자본 세계화라는 동북아 민족주의의 구조에서 타이완의 역사적 위상을 ‘천민’이라고 규정하고 배제된 존재로서의 역설적 가능성을 고찰한다. 뤼사오리 「정보와 담론」은 타이완 지식계의 아시아 담론에서 제국적 영향을 탈피하기 위한 개념적 수단으로 ‘중층중심’/ ‘중층주변’을 맞세우고 ‘중층주변’의 ‘다중중심’ 속에서 ‘문화’를 통해 아시아를 사고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목차
서남동양학술총서 간행사
책머리에 세 도시 이야기: 남쪽에서 본 동북아시아
1부 오끼나와
동아시아 속의 오끼나와_강태웅
오끼나와에 온 까닭_최원식
‘조국복귀’ 운동에서 ‘자치’ 주장으로: 문제로서의 오끼나와_강태웅
근대 오끼나와에 있어서 마이너리티 인식의 변천_야까비 오사무
재일 ‘오끼나와인’, 그 호칭이 조명하는 것_토베 히데아끼
종합토론
2부 호찌민시
제국의 주변국이길 거부하는 베트남_신윤환
베트남의 동아시아 인식_신윤환
베트남전쟁 소설론: 용병의 교훈_송승철
21세기 초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_응웬 반 릭
동아시아 공동체의 전제_호앙 칵 남
종합토론
3부 타이뻬이
다중적 식민경험과 타이완 민족주의_양태근
평화에 대한 상상력의 조건과 한계_백영서
타이완 민족주의를 통해 본 중국_양태근
동아시아의 미래와 타이완의 현재_쳔팡밍
천민선언, 혹은 타이완 비극의 도덕적 의의_우루이런
정보와 담론: 타이완에서의 ‘아시아’에 대한 사고와 인식의 가능성_뤼샤오리
종합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