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지성의 시대: 새로운 지식문화사를 위하여
- 개인저자
- 천정환 지음
- 발행사항
- 서울 : 푸른역사, 2008
- 형태사항
- 375 p. : 삽화, 초상 ; 23 cm
- ISBN
- 9788991510814
- 청구기호
- 309.1 천73ㄷ
- 서지주기
- 색인수록
소장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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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과거 ‘대중’은 흔히 무지몽매, 비이성 등과 연결되곤 했다. 그러나 지식인이 고안해낸 이 ‘대중=무식’의 등식은 오늘날 지식의 광범위한 유포, 대중의 앎 습득 기회 확대 등으로 인해 그 유효성을 상실하고 있다. 대중지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널리 회자되고 있는 ‘대중지성’은 그 실체를 짐작하기 어렵다. 대중지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대중이 지성적 존재로 우뚝 섰다는 말인가. 대중이 지성의 소유 주체로 거듭났다는 뜻인가. 지성이 더 이상 지식인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말인가. 《대중지성의 시대―새로운 지식문화사를 위하여》는 민중들이 앎을 전취하는 역사적 과정을 살핌으로써 이 같은 의문에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근대의 책 읽기》(2003), 《끝나지 않는 신드롬》(2005) 등 이전 저작에서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의 민중들이 책 읽기와 스포츠 민족주의를 통해 근대를 성취해가는 모습에 시선을 맞췄던 저자 천정환은 ‘대중지성’이라는 문제의식을 통해 ‘앎의 문화사’를 (새롭게) 살핀다. 저자는 말한다. ‘대중’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또한 말한다. 대중지성은 ‘집합적 이성’의 다른 이름이며, ‘연대’와 ‘소통’ 같은 오래된 말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대중지성의 시대에서 필요한 것은 더 많고 더 질 좋은 지식과 교육, 자기와 타자에 대한 동시 긍정,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연대하고 소통하는 사람이다. 현 시기 요청되는 앎과 지식은 바로 소통과 연대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대중지성이란 바로 이 소통과 연대를 토대로 성립된 우리 자신, 대중의 앎이다.
지식은 돈이다, 현 시기 지식의 패러다임을 살피다
모든 것을 ‘비즈니스 프랜들리business friendly’하게 바꾸겠다며 출발한 이명박 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그 일환으로 ‘지식경제부’를 새로 만들었다. 2008년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동안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는 세계적인 “지식 축제”, 한국의 다보스 포럼이라는 〈세계지식포럼〉이 열렸다.
이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오늘날 통용되는 ‘지식’이라는 말의 쓰임새 중 한 가지 흐름을 가장 뚜렷이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지식이 돈이다’라는 발상과 사고, 그리고 그것의 실행이다. ‘지식경제부’에서 추구하는 지식은 곧 경제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다. 〈세계지식포럼〉에서 내세우는 지식은 곧 ‘부와 권력을 낳는 총체적 지식’이다. 돈 되는 지식, 권력을 낳는 지식, 다시 말해 ‘돈과 권력의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지식이다.
이 책은 이처럼 현 시대 새로운 화두로 자리 잡은 ‘지식’의 실체와 그것을 둘러싼 여러 담론들을 분석하고자 한다. 지식경제란 무엇인가? 소위 ‘지식인’이란 어떤 존재이며, ‘지식인(iN)’이나 ‘대중’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모든 지식은 가치가 있는 것인가? 새롭게 회자되고 있는 ‘대중지성’의 의미는 무엇인가? 2000년대 이후 우리 삶에 중요한 일부로 자리매김한 이 같은 의문들에 답해보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목적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아래로부터의 앎의 역사를 가다
“우리는 계급을 타파하며 모욕적 칭호를 폐지하며 교육을 장려하야 참사람이 되기를 기약함.” 1920년대 백정들이 사회적 차별 철폐를 외치며 내건 구호다. 1925년 3월 결성된 서울인쇄직공 청년동맹은 “우리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넓히어 의식을 선명히 하기를 기함”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1920년대 교육 차별 반대 맹휴(동맹휴업)에 나선 여학생들은 “식민지 노예교육에 절대 항쟁하라!”라고 선언했다.
‘아는 것이 곧 힘’이라 했던가. 봉건적 차별,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교육, 노동자 억압에 저항하며 부르짖은 이 같은 민중들의 외침은 배움과 앎에 관한 민중들의 열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교육을 통해 참사람이 되고자 했던, 의식을 선명히 하기 위해 지식을 넓히고자 했던, 식민지 노예교육이 아닌 우리 민족만의 참교육을 원했던 이들 민중들의 열정은 그저 단순한 계층 상승의 욕망이 아니었다. 이기심의 문화적 구성물도 아니었다. 바로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욕망 자체, 자기애와 진리 추구 자체였다.
이 책은 역사를 움직여온 동력 자체였던 이러한 민중들의 앎에 대한 열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민중이 서서히 봉건적 굴레에서 벗어나 역사의 무대 전면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일제 강점기 ‘아래로부터의 지성사’에 주목한다. 천재적인 개인과 권력의 시혜를 통해 이뤄져온 ‘지성사’가 아닌, 앎의 새로운 주체로 등장한 민중들의 앎의 역사를 가는 것이 이 책의 두 번째 목적이다.
앎의 연대와 소통을 위해
무지렁이나 비이성적 존재는 더 이상 대중과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우리 자신이 바로 대중이다. 황우석 사태를 역전시킨 〈브릭〉의 과학도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온 인터넷 동호회 네티즌들은 앎을 공유한 대중의 참모습이다. 이들은 새로운 근대를 찾아 만민공동회에 모여든 일제 강점기 민중들, 일제의 압제에 항거하여 만세를 외친 3?1운동의 시민들, 봉건적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서회와 야학을 다니며 앎을 습득하려 했던 노동자와 학생들의 새로운 얼굴이다.
저자가 대중지성이라는 화두로 ‘아래로부터의 앎의 역사’를 살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자신이 대중이므로, 역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온 앎이 곧 우리들 대중의 앎이었으므로 현 시기 앎의 의미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앎, 지식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돈, 권력이 아닌 소통과 연대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더 많은 연대와 소통이 더욱 질 높은 앎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민중들의 앎, 그리고 그것을 향한 열정이 바로 이러한 앎의 참의미를 증명한다.
‘지식인’과 ‘대중’, ‘노동계급’이나 ‘민중’과 같은 오래된 이름을 해체하여 새로운 주체와 지력知力을 찾아내야 한다. 광활한 지식의 우주 앞에서 겸허하게 ‘존재’를 긍정하고 연대의 새로운 조건에 대해 열어놓고 생각해야 한다. 대중지성으로서의 인식과 행동은 바로 여기에서 요청된다.
목차
들어가며
1부 앎의 문화론을 위하여
1장 현 단계 지식의 패러다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지식, 괴물이 되다
지식경영 패러다임의 등장과 흐름|확장되면서 모호해진 개념, 지식
지식의 유용성과 위계, 그리고 양날의 칼
앎의 위계|황우석 사태, 지식과 학문의 배치 문제|앎의 높낮이는 영원하지 않다|지식의 생장과 퇴적|양날의 칼: 앎의 공유 확대가 평등한 사회를 가져오는가
양날의 칼을 쥐기 위하여
앎의 평등을 위한 조건|감시와 공유, 어떻게 할 것인가|인문학의 사회화를 위하여
2장 지식의 분화와 통합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지식 분화와 그 결과들
앎은 복수複數다|지식의 발전 방향|지식 분화의 문제점|‘소칼의 장난’|소통의 문제|황우석 사태의 배후: 사회적 복잡성과 지식의 자율성
TIP 1_노동 분업과 지식의 분화
앎의 새로운 통합을 위하여
외부 없는 무지: 표상화된 앎|공통의 앎과 사회적 표상 작용|문화적 표상 작용|권위의 그늘|통섭, ‘통합적’ 앎의 요청 | 통섭의 조건과 방향
3장 앎의 주체: 대중과 대중지성
앎의 새로운 주체, 대중
국가, 집합적 지적 주체|대중·대중지성의 탄생|대중의 양면성|우리 자신이 대중이다|지식인의 환각
TIP 2_부르주아 공론장과 대중지성
대중지성
대중+지성, 근대적 앎의 존재 방식|대중지성, 다중의 집합적 지성|대중지성의 성격|대중지성 개념의 쓰임
TIP 3_대중지성과 일반지성
대중의 등장과 다중
대중의 등장|‘민족-대중’과 ‘계급-대중’|대중화의 심화|다중 개념의 기획|다중론의 현실성|마니아, 취향과 새로운 대중문화의 주체|마니아들의 미래|마니아의 지식
TIP 4_알튀세르와 그람시의 지식/상식/이데올로기
2부 ‘아래로부터의 해방’과 근대적 앎의 성립: 대중의 등장과 대중지성의 형성
1장 근대 계몽기 지식의 문화사
앎의 역사를 어떻게 다시 서술할 것인가
새로운 지성사를 위하여 | 앎의 문화사를 이해하는 세 가지 기준
신분제의 붕괴와 앎의 변화
‘법적’ 신분 해방과 동학농민전쟁 | 만민공동회, 1898년의 아고라|새로운 지식과 낡은 지식의 병존|유교적 가부장제 관념의 재생산―교과서의 ‘하인 부리는 법’|민중, 스스로 앎의 주체로 나서다
앎의 해방을 위한 민중의 자기 노력―김구와 김일성의 앎
상놈 김구, 과거 시험을 보다|체제 바깥으로|국민 된 김구|기독교와 김일성
국가의 역할―대한제국이 한 일
국가와 자본의 역할―자본주의를 파묻을 지식?|대한제국의 교육|신식 교육의 수혜자
지식의 재배치와 새로운 주체의 등장
지식의 편집|최초의 잡지와 지식의 편제 방식|재배치되는 지식―새로운 지식들의 이름|과학의 등장|자연과학자와 공학자의 등장|근대 지식인의 등장?
2장 대중의 등장, 대중지성의 형성
새로운 앎-주체의 등장
3·1운동과 ‘3·1운동의 아이들’|3·1운동의 문화적 의의 | 주체의 변화와 표상의 변화
민족운동과 사회주의의 영향
민족지의 형성|교양의 전변―이찬갑의 서재|사회주의 지식의 확산|사회주의 운동의 확산|‘지식에 대한 지식’으로서의 사회주의
대중의 진출―세 개의 표어
형평운동의 시발|반형평운동의 망탈리테|백정이라는 민족과 계급|사회주의와 대중|앎의 새로운 주체, 계급과 민족을 넘어―〈낙동강〉의 경우|파업과 상상력
대중지성의 새로운 공간
근대적 대중지성의 공간과 앎의 분기|문자문화의 전개와 지각의 근대|1920년대 독서회 현상―함께 읽기의 새로운 시작|독서회의 형식과 맥락
식민지 교육기계와 대중지성
관료제와 정보지식|일제에 의한 공교육|식민지 공교육과 대중의 모순
지식의 분화와 ‘지식인’의 등장
과학‘장’의 설립과 전문가·기능적 지식인의 형성|지식의 분화와 새로운 위계|인텔리겐치아의 등장
나오며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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