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관이 주간보호 프로그램과 방문급식 프로그램에 한정된 자원을 할당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민구호기관은 지원받은 자금으로 인력을 충원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인가? 도서관 증축을 위해 사립대학이 모금을 해야 한다면 우편발송을 할 것인가, 개별 접촉을 할 것인가, 아니면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해야 할 것인가? 또한 모금활동을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가? 인기는 있지만 적자를 내고 있는 성인 교육프로그램을 한 교회가 운영하고 있다고 하자. 교회는 해당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하는가 아니면 축소해야 하는가? 기념품 가게를 통해 예술작품의 복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박물관은 제품의 질과 가격을 어떤 수준으로 유지해야만 할까? 지역사회재단이 거액의 돈을 기부받았을 때 이를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가정방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역사회 소규모 병원은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 아니면 다른 병원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해야 하는가? 콘서트홀을 대대적으로 보수해야 하는 오케스트라가 보수공사를 위해 영구기금을 사용해도 좋을까? 지역 청소년단체를 회원으로 영입한 지역사회 공동모금기관은 모금된 기부금을 해당 청소년단체와 함께 공유하기 위해 전제해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환경보호단체가 지역사회의 유해폐기물을 제거하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 캠페인을 위해 유급 홍보전문가를 고용할 것인가, 아니면 이전에 해 왔던 대로 자원봉사자를 활용할 것인가? 지역사회 한 비영리극장은 물가상승으로 티켓가격을 인상해야 한다. 공연 관람에 많은 돈을 지출할 수 없는 지역주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재정적 어려움도 타개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경제학'이라는 창을 통해 이들 질문에 답한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경제학 교과서이기는 하지만 영리분야가 아니라 비영리분야를 대상으로 하며,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라 비영리조직의 경영자, 리더, 더 나아가서는 최일선 실무자를 그 대상으로 한다.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는 경제학 교과서와는 다른 비영리조직을 위한 경제학 입문서이자 교과서다.
왜 비영리조직을 운영하는 데 경제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일까? "사회적 희소 자원에 대한 사회적 책무와 청지기 정신이 비영리조직을 흥하게도 또 망하게도 할 수 있다"라는 필자들의 언급이 현장에 던지는 강력한 호소이자 '뜨거운 가슴'의 표현이라고 한다면, "기회비용에 대한 이해, 한계(margin)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언급은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지식, 즉 '차가운 머리'를 강조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렇지만, 이 책은 비영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를 경제학자로 만들겠다거나 복잡한 양적 분석, 수학적 분석을 이해시키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책은 아니다. 단지, 이들 실무자가 비영리 현장에서 자원을 효율적 할당하고 배분해야만 할 때 혹은 외부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 경제적 추론을 하고 서로 대화를 나눌 수는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기획되고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경제학 이론과 개념, 도구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비영리부문의 사례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인복지관에서부터 난민구호기관, 교회, 대학, 박물관, 재단, 병원, 오케스트라, 공동모금회, 환경보호단체, 극장, 보건소에 이르기까지 비영리부문의 다양한 사례를 우리에게 전한다. 비영리 현장에서 발생하는 특정 이슈와 사례를 통해 이에 대한 효과적 대처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비영리 현장 실무자들이 구조적·조직적·합리적 인식과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준다.
경제학은 원래 시장 활동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경제학은 그 스스로가 정한 한계를 넘어 공공부문과 비영리부문을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확장시켜 이들 부문의 분석을 위한 기본적인 틀을 제공한다. 마치 영리기업이 그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효과적인 경영에 최선을 다하듯이, 비영리조직도 기회비용, 한계, 수요와 공급과 가격결정, 시장균형, 시장실패, 비용-편익 등의 개념에 대한 이해를 통해 공익을 위한 희소자원의 활용, 책무성과 효과성의 극대화에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따라서 필자들이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듯이, 이 책이 갖는 더 큰 미덕은 사회적으로 풍부하지 않은 중요 자원을 할당하는 데 경제전문가가 아닌 비영리조직의 경영자 및 실무자도 약간의 학습을 통해 당면 문제의 해결과 의사결정 과정에 미시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 것이다.

제1장. 비영리조직 경영자들이 왜 경제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제2장. 미국 경제에서 비영리조직의 위상 제3장. 정책 및 경영 이슈 제4장. 경제함수 분석: 총량, 평균, 한계 제5장. 한계의 개념 제6장. 비용의 개념 제7장. 시장분석 제8장. 시장분석의 응용 제9장. 시장의 실패 제10장. 비용-편익 분석 제11장. 요약 및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