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프리딕셔니어 미래를 계산하다: 북핵 문제에서 지국 온난화까지, 게임이론이 보여주는 미래 설계도
- 대등서명
- Predictioneer's game
- 발행사항
- 서울 : 웅진씽크빅, 2010
- 형태사항
- 406 p. : 도표 ; 22 cm
- ISBN
- 9788901110097
- 청구기호
- 331.544 메58ㅍ
- 일반주기
- 원저자명: Bruce Bueno de Mesquita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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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1) | ||||
1자료실 | 00013254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13254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1자료실
책 소개
2천 개의 예언, 90퍼센트의 정확도
2007년 북한의 ‘2·13 합의’ 3년 전 예측, 천안문 사태 5년 전 예측, 엔론 회계부정 4달 전 예측, 걸프전 10년 전 예측, 영국-아일랜드 평화협정 체결 예측, 브레주네프 후계자로 안드로포프 지목…… 심지어 1994년 메이저리그 파업까지.
이 길고 이상한 목록은 모두 한 사람이 몇십 년에 걸쳐 굵직한 세계적 사건들을 예언한 것들이다. 그리고 이 예언들은 모두 들어맞았다. 그런데 그는 수정구슬을 들여다보는 점성가도 아니고, 수염이 긴 현자도 아니다. 그는 뉴욕대 정치학과 교수, 게임이론을 연구하는 학자다.
물론 그동안 수많은 예언가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가까이는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주장하던 존 티토(John Titor)부터 월드컵 결과를 예언한다는 독일의 ‘점쟁이 문어’까지, 우리는 늘 예언에 기대하고 실망하곤 했다. 하지만 그들처럼 ‘무엇무엇이 일어난다’는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면? 다음번 최고지도자를 정확히 예측하고 그 후 일어날 정치권력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측하며, 심지어 그것을 조작할 수도 있다면? 그리고 이것이 ‘누구에게나, 언제나’ 가능하다면? 그런데 이 놀라운 말이 사실이 되어 나타났다.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가 저술한 신간 《프리딕셔니어, 미래를 계산하다》는 바로 이 비밀(사실은 과학)을 밝힌 책이다.
어떻게 ‘과학적 예측’이 가능한가?
그러면 어떻게 이 모든 것이 가능한가? 그는 자신 있게 “게임이론 덕분”이라고 말한다. 게임이론, 우리는 그동안 이 단어를 경제학, 정치학 전공의 교과서나 각종 학술저널에서만 접해왔다. 항상 수식이 뒤따르는 낯설고 어려운 이론이면서도, 막상 그걸 설명할 때면 ‘죄수의 딜레마’만 나오는, 현실보다 훨씬 단순한 유치한 장난 같은 이론이었다. 그런데 이걸로 미래를 예측한다고?
그렇다. 그는 실제로 책의 1부를 게임이론의 원리를 설명하는 데 바치고 있다. 그가 보기에 게임이론은 가장 보편적인 전제, 즉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에게 가장 이로운 일을 하게 마련’이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믿는지를 신중하게 생각해보면, 놀라울 만큼 그들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모든 건 이미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하던 일이 아닌가? 물론이다. 그런데 저자가 보기에 제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사람은 이런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데이터를 종합하는 과정에서 편견에 치우칠 뿐만 아니라,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이론이 유치한 원리의 수준을 벗어나 무서운 예측과학이 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컴퓨팅 능력의 급속한 발전이야말로 인류사에 없던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게임이론은 태어난 지 65년 만에 처음으로 현실을 따라잡게 되었다.
확장된 게임이론: 새로운 예측과학의 탄생
게임이론은 파티를 좋아하던 수학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이 1940년대 중반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뷰티풀 마인드〉로 유명한 존 내시(John Nash)가 발전시켰으며, 이후 미-소 냉전을 맞아 국가적으로 연구된다. 화려한 발전을 거듭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었으며(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8명에 이른다), 현재는 진화론 등에까지 쓰이고 있다(국내에도 최정규 박사의 저서들이 있다).
저자는 이 만개한 게임이론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예측모델을 만들어 다종다양한 미래예측들을 30년째 쏟아내고 있다. 이 개념 자체가 워낙 낯설고 사기처럼 보이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의심받기 일쑤였고, 그를 믿는 사람조차 “다른 사람에게는 [게임이론으로 계산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충고할 정도였다. 한번은 냉전사 연구의 대가인 존 루이스 개디스(John Lewis Gaddis) 교수가 그를 의심해 1994년 메이저리그 파업을 두고 시험해보았는데 실제로 파업이 일어난 적도 있었다. 개디스 교수가 그 모델을 사용해 냉전 상황을 분석해달라고 했음은 물론이다(8장 참조).
그는 사람이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동일한 의도를 가진 상대를 이기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짠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이 행위자의 입장, 목표를 원하는 정도, 영향력 등을 알아내기 위해 각종 매체의 기사, 전문가 인터뷰 등을 수집한 후 이를 수치화해 데이터로 입력한다. 즉 비밀스러운 정보 같은 건 없고, 누구나 알아낼 수 있는 데이터들을 수치화해 모델로 만들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모델은 수많은 연산 끝에 가능한 모든 해법들을 검토하며, 그것들을 종합해서 놀라운 결과들을 예측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체스게임이나 고스톱게임 프로그램과 같다. 별것 아닌 단순한 원리들로 움직이지만 고수도 여간해선 이기기 어렵다. 예측이 나오는 과정이 이렇기 때문에 이것은 통찰이나 직관에 기반을 둔 ‘예언(prophecy)’이 아닌 ‘예측(prediction)’이며, 모호한 말장난이나 사후합리화가 불가능한 진짜 예측이 가능하다.
이 책에서 밝힌 예측들은?
그가 이 책에서 밝힌 예측들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과거 사실에 대한 것들이고, 하나는 미래 예측이다. 과거 사실에 대한 예측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의 예측은 정확한 결과만을 콕 찍어내는 ‘예언’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과 경기자들의 전략이 되먹임을 거듭하며 만들어내는 추세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 ‘가지 않은 길’을 설득력 있게 추론해낼 수 있다. 실제로 이 책 8~9장에서는 ①냉전의 결과: 소련이 승리할 수도 있었을까? ②스파르타가 파티 때문에 망한 이유, ③왜 에스파냐가 아메리카를 발견했을까? ④1차대전은 막을 수 없었을까? ⑤히틀러를 피할 수는 없었을까? 등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책 곳곳에 걸쳐 굵직한 미래 사건들을 예측하고 있다. ①이란과 이라크, 미국의 관계(10장), ②지구 온난화의 미래(11장), ③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미래(4장). 독자들은 저자의 이 예측들을 통해 지나간 역사를 재해석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 8월까지 5만 명의 미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하기로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질지, 또 그렇게 되면 중동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보면 저자의 예측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경우 이라크와 이란은 동반자 관계를 맺게 되며, 이란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주창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5만 명이라도 미군을 남겨둘 경우 이라크-이란 관계는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며 미국이 중동을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을 거라고 예측한다. 이란의 핵 위험은 생각만큼 크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은 실용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미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역시 북핵 문제일 것이다. 저자는 이미 2004년에 미국의 어느 정도의 안전보장과 그것이 이끌어낼 북핵 양보를 예측한 바 있다. 이것은 3년 뒤 ‘2·13 합의’로 드러났다.
그가 그런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정일을 ‘합리적인 행위자’로 봤기 때문이다(그는 천안함 사태 역시 실수나 복수가 아니라 김정은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철저한 계산으로 보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 참조). 카리스마적인 통치술과 독특한 외모, 종잡을 수 없는 벼랑 끝 외교, 방탕벽과 폭음 등 국제사회에서 김정일은 이단아 같고 야만적인 지도자 같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김정일은 결코 바보가 아니며 “자신에게 주어진 형편없는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카드를 영리하게 활용함으로써 스스로를 세계무대의 위험 요소로 대두시킨” “기민한 정치가”라고 평가한다. 그는 오히려 쓸모없는 전쟁보다는 자신의 체제 유지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군부의 충성심을 유지하고 경쟁자들을 유지해야 하며, 미국과 한국의 협동작전을 막을 힘은 없지만 그런 시도가 ‘아주 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 위해’ 핵을 보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완전한 ‘핵 폐기’를 기대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체제를 유지하도록 10억 달러 정도를 지원해주는 것이 ‘불쾌하지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충고한다. 그렇게 한다면 장기적으로 “약간의 핵 감축/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정”이라는 통제된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는 예정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부에노 데 메스키타의 예측들은 이처럼 때론 불쾌하고 못마땅하거나 의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는 그런 선입견이야말로 사람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그는 엔론 회계부정 사태 이전에 엔론 사를 부정가능성이 큰 회사로 예측하여 보고한 바 있다(7장). 그러나 담당 회계회사인 아서 앤더슨 사는 그 보고를 묵살해버렸다.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10년 뒤에나 불거질, 그래서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될 일 때문에 당장 문제를 일으키긴 싫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래가 ‘정해진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예측하는 미래는 현재의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여 생기는 커다란 흐름, 즉 ‘만들어지는 것’에 가깝다. 실제로 그는 그런 ‘미래 조작’에 개입한 적도 있고(선거 순서만 조작하여 가장 인기 없는 후보를 차기 CEO로 만들었다, 3장 참조), 종종 현안에 대해 충고하기도 한다(지금도 CIA와 미 국무부, 세계 500대 기업의 자문을 받아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에게 미래는 충분히 ‘계산될 수 있는 것’, 그렇기에 ‘관리될 수 있는 것’에 가깝다.
이제까지 신의 영역으로만 존재했던 미래는 서서히 인간의 손에 들어오고 있다. 최근 각종 데이터들로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는 ‘슈퍼크런처’나 ‘뉴머러티’의 등장 역시 이 새로운 예측과학의 급부상을 증언하고 있다. 우리가 거부할 수는 있지만 더 이상 부정할 수는 없는 새로운 과학을 부정한다면 제2의 엔론 사태는 또다시 우리를 덮칠 것이다. 미래를 더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새로운 지적 패러다임과 만나야 한다.
2007년 북한의 ‘2·13 합의’ 3년 전 예측, 천안문 사태 5년 전 예측, 엔론 회계부정 4달 전 예측, 걸프전 10년 전 예측, 영국-아일랜드 평화협정 체결 예측, 브레주네프 후계자로 안드로포프 지목…… 심지어 1994년 메이저리그 파업까지.
이 길고 이상한 목록은 모두 한 사람이 몇십 년에 걸쳐 굵직한 세계적 사건들을 예언한 것들이다. 그리고 이 예언들은 모두 들어맞았다. 그런데 그는 수정구슬을 들여다보는 점성가도 아니고, 수염이 긴 현자도 아니다. 그는 뉴욕대 정치학과 교수, 게임이론을 연구하는 학자다.
물론 그동안 수많은 예언가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가까이는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주장하던 존 티토(John Titor)부터 월드컵 결과를 예언한다는 독일의 ‘점쟁이 문어’까지, 우리는 늘 예언에 기대하고 실망하곤 했다. 하지만 그들처럼 ‘무엇무엇이 일어난다’는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면? 다음번 최고지도자를 정확히 예측하고 그 후 일어날 정치권력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측하며, 심지어 그것을 조작할 수도 있다면? 그리고 이것이 ‘누구에게나, 언제나’ 가능하다면? 그런데 이 놀라운 말이 사실이 되어 나타났다.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가 저술한 신간 《프리딕셔니어, 미래를 계산하다》는 바로 이 비밀(사실은 과학)을 밝힌 책이다.
어떻게 ‘과학적 예측’이 가능한가?
그러면 어떻게 이 모든 것이 가능한가? 그는 자신 있게 “게임이론 덕분”이라고 말한다. 게임이론, 우리는 그동안 이 단어를 경제학, 정치학 전공의 교과서나 각종 학술저널에서만 접해왔다. 항상 수식이 뒤따르는 낯설고 어려운 이론이면서도, 막상 그걸 설명할 때면 ‘죄수의 딜레마’만 나오는, 현실보다 훨씬 단순한 유치한 장난 같은 이론이었다. 그런데 이걸로 미래를 예측한다고?
그렇다. 그는 실제로 책의 1부를 게임이론의 원리를 설명하는 데 바치고 있다. 그가 보기에 게임이론은 가장 보편적인 전제, 즉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에게 가장 이로운 일을 하게 마련’이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믿는지를 신중하게 생각해보면, 놀라울 만큼 그들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모든 건 이미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하던 일이 아닌가? 물론이다. 그런데 저자가 보기에 제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사람은 이런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데이터를 종합하는 과정에서 편견에 치우칠 뿐만 아니라,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이론이 유치한 원리의 수준을 벗어나 무서운 예측과학이 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컴퓨팅 능력의 급속한 발전이야말로 인류사에 없던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게임이론은 태어난 지 65년 만에 처음으로 현실을 따라잡게 되었다.
확장된 게임이론: 새로운 예측과학의 탄생
게임이론은 파티를 좋아하던 수학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이 1940년대 중반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뷰티풀 마인드〉로 유명한 존 내시(John Nash)가 발전시켰으며, 이후 미-소 냉전을 맞아 국가적으로 연구된다. 화려한 발전을 거듭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었으며(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8명에 이른다), 현재는 진화론 등에까지 쓰이고 있다(국내에도 최정규 박사의 저서들이 있다).
저자는 이 만개한 게임이론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예측모델을 만들어 다종다양한 미래예측들을 30년째 쏟아내고 있다. 이 개념 자체가 워낙 낯설고 사기처럼 보이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의심받기 일쑤였고, 그를 믿는 사람조차 “다른 사람에게는 [게임이론으로 계산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충고할 정도였다. 한번은 냉전사 연구의 대가인 존 루이스 개디스(John Lewis Gaddis) 교수가 그를 의심해 1994년 메이저리그 파업을 두고 시험해보았는데 실제로 파업이 일어난 적도 있었다. 개디스 교수가 그 모델을 사용해 냉전 상황을 분석해달라고 했음은 물론이다(8장 참조).
그는 사람이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동일한 의도를 가진 상대를 이기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짠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이 행위자의 입장, 목표를 원하는 정도, 영향력 등을 알아내기 위해 각종 매체의 기사, 전문가 인터뷰 등을 수집한 후 이를 수치화해 데이터로 입력한다. 즉 비밀스러운 정보 같은 건 없고, 누구나 알아낼 수 있는 데이터들을 수치화해 모델로 만들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모델은 수많은 연산 끝에 가능한 모든 해법들을 검토하며, 그것들을 종합해서 놀라운 결과들을 예측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체스게임이나 고스톱게임 프로그램과 같다. 별것 아닌 단순한 원리들로 움직이지만 고수도 여간해선 이기기 어렵다. 예측이 나오는 과정이 이렇기 때문에 이것은 통찰이나 직관에 기반을 둔 ‘예언(prophecy)’이 아닌 ‘예측(prediction)’이며, 모호한 말장난이나 사후합리화가 불가능한 진짜 예측이 가능하다.
이 책에서 밝힌 예측들은?
그가 이 책에서 밝힌 예측들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과거 사실에 대한 것들이고, 하나는 미래 예측이다. 과거 사실에 대한 예측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의 예측은 정확한 결과만을 콕 찍어내는 ‘예언’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과 경기자들의 전략이 되먹임을 거듭하며 만들어내는 추세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 ‘가지 않은 길’을 설득력 있게 추론해낼 수 있다. 실제로 이 책 8~9장에서는 ①냉전의 결과: 소련이 승리할 수도 있었을까? ②스파르타가 파티 때문에 망한 이유, ③왜 에스파냐가 아메리카를 발견했을까? ④1차대전은 막을 수 없었을까? ⑤히틀러를 피할 수는 없었을까? 등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책 곳곳에 걸쳐 굵직한 미래 사건들을 예측하고 있다. ①이란과 이라크, 미국의 관계(10장), ②지구 온난화의 미래(11장), ③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미래(4장). 독자들은 저자의 이 예측들을 통해 지나간 역사를 재해석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 8월까지 5만 명의 미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하기로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질지, 또 그렇게 되면 중동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보면 저자의 예측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경우 이라크와 이란은 동반자 관계를 맺게 되며, 이란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주창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5만 명이라도 미군을 남겨둘 경우 이라크-이란 관계는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며 미국이 중동을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을 거라고 예측한다. 이란의 핵 위험은 생각만큼 크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은 실용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북핵 문제와 한반도의 미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역시 북핵 문제일 것이다. 저자는 이미 2004년에 미국의 어느 정도의 안전보장과 그것이 이끌어낼 북핵 양보를 예측한 바 있다. 이것은 3년 뒤 ‘2·13 합의’로 드러났다.
그가 그런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정일을 ‘합리적인 행위자’로 봤기 때문이다(그는 천안함 사태 역시 실수나 복수가 아니라 김정은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철저한 계산으로 보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 참조). 카리스마적인 통치술과 독특한 외모, 종잡을 수 없는 벼랑 끝 외교, 방탕벽과 폭음 등 국제사회에서 김정일은 이단아 같고 야만적인 지도자 같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김정일은 결코 바보가 아니며 “자신에게 주어진 형편없는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카드를 영리하게 활용함으로써 스스로를 세계무대의 위험 요소로 대두시킨” “기민한 정치가”라고 평가한다. 그는 오히려 쓸모없는 전쟁보다는 자신의 체제 유지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군부의 충성심을 유지하고 경쟁자들을 유지해야 하며, 미국과 한국의 협동작전을 막을 힘은 없지만 그런 시도가 ‘아주 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 위해’ 핵을 보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완전한 ‘핵 폐기’를 기대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체제를 유지하도록 10억 달러 정도를 지원해주는 것이 ‘불쾌하지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충고한다. 그렇게 한다면 장기적으로 “약간의 핵 감축/북한에 대한 미국의 인정”이라는 통제된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는 예정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부에노 데 메스키타의 예측들은 이처럼 때론 불쾌하고 못마땅하거나 의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는 그런 선입견이야말로 사람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그는 엔론 회계부정 사태 이전에 엔론 사를 부정가능성이 큰 회사로 예측하여 보고한 바 있다(7장). 그러나 담당 회계회사인 아서 앤더슨 사는 그 보고를 묵살해버렸다.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10년 뒤에나 불거질, 그래서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될 일 때문에 당장 문제를 일으키긴 싫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래가 ‘정해진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예측하는 미래는 현재의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여 생기는 커다란 흐름, 즉 ‘만들어지는 것’에 가깝다. 실제로 그는 그런 ‘미래 조작’에 개입한 적도 있고(선거 순서만 조작하여 가장 인기 없는 후보를 차기 CEO로 만들었다, 3장 참조), 종종 현안에 대해 충고하기도 한다(지금도 CIA와 미 국무부, 세계 500대 기업의 자문을 받아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에게 미래는 충분히 ‘계산될 수 있는 것’, 그렇기에 ‘관리될 수 있는 것’에 가깝다.
이제까지 신의 영역으로만 존재했던 미래는 서서히 인간의 손에 들어오고 있다. 최근 각종 데이터들로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는 ‘슈퍼크런처’나 ‘뉴머러티’의 등장 역시 이 새로운 예측과학의 급부상을 증언하고 있다. 우리가 거부할 수는 있지만 더 이상 부정할 수는 없는 새로운 과학을 부정한다면 제2의 엔론 사태는 또다시 우리를 덮칠 것이다. 미래를 더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새로운 지적 패러다임과 만나야 한다.
목차
1부 세상은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다
01 중고차를 싸게 사는 방법
02 게임이론 1.0: 세상을 움직이는 과학
인간은 계산하는 동물이다/단돈 10달러로 알카에다 길들이기/모호한, 너무나도
모호한 '말'/상대가 가진 패는?
03 게임이론 2.0: 경쟁과 전략
알면서도 지는 게임/올바른 질문 던지기/실제 선거조작의 사례/게임은 세계를
재구성하는 강력한 도구다
2부 비로소 보이는 투명한 설계도
04 북한 시나리오와 한반도의 미래: 경기자의 입장
김정일에 대한 오해/한반도의 미래를 알기 위해 필요한 것들/경기자 분석/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05 냅킨 위에 계산된 평화: 질문의 중요성
문제가 무엇인가?/욕망의 방정식/냅킨에 적힌 중동의 미래/기업 사기: 가로등
불빛이 감추고 있는 것
06 미래를 기획하다: 연쇄반응의 설계
법률가들의 전쟁/'사악한' 기업의 변호를 맡다/불리한 게임/강경파의 책략/
새로운 패턴의 등장/연쇄반응의 승리
07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기: 모순 상황의 해법
잘못된 거래: 중동 문제/자기 구속 게임이라면?/미래의 사기꾼 찾기: 엔론 사태/
역逆인센티브라는 아이러니
3부 90퍼센트의 미래를 보다
08 예측할 수 없는 일을 예측하는 법
내 일생 최악의 실패/경기자들은 변한다!/개디스 실험/과거 예측: 냉전을 계산
하다/소련이 승리할 수도 있었을까?/게임이론의 반대자들/20억 달러의 유혹
09 "만약에~":역사를 가지고 놀기
고급파티때문에 몰락한 스파르타/왜 에스파냐가 아메리카를 발견했을까?
1차 세계대전은 막을 수 있었을까?/히틀러의 등장: 사회민주당과 가톨릭의 실수
10 실전 예측 1.0: 미국과 이라크 사태
테러리스트들을 막는 법/이란과 이라크: 천국에서 결혼식이 열릴것인가?/
탁자 밑의 악수/이라크는 무엇을 제시할 것인가?/오바마가 미군을 철수시킨다면/
이란-이라크 동반자 관계
11 실전 예측 2.0: 지구는 이대로 멸망할 것인가
교황의 전성기/보롬스 게임의 구조/헨리2세의 도전/'불편한 진실'의 진실/
환경문제를 둘러싼 국제 게임/헛된 약속/더 따뜻해져야 한다:자기해결 모델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부록
주(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