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전자도서관

로그인

통일연구원 전자도서관

소장자료검색

  1. 메인
  2. 소장자료검색
  3. 신착자료

신착자료

단행본서남동양학술총서

조선정치사의 발견: 조선의 정치지형과 문명전환의 위기

개인저자
강상규 지음
발행사항
파주 : 창비, 2013
형태사항
730 p.; 24cm
ISBN
9788936413347
청구기호
911.05 강51ㅈ
서지주기
참고문헌 (p.613-716) 및 찾아보기 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4238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4238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19세기 말 문명사적 전환기의 조선왕조가 동아시아 질서를 벗어나 서구근대로 편입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서구로부터의 충격 이후의 반응’이라는 답안이 준비되어 있지만, 이러한 ‘모범답안’의 패러다임을 극복하고자 하는 책이 나왔다. 『조선정치사의 발견: 조선의 유교정치와 문명전환의 위기』(서남동양학술총서)는 기존의 근대이행기 연구의 틀에 의문부호를 던지며, 당대의 정치적 대응이 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맥락 안에서 어떤 단계를 거치며 숙성된 결과인지를 밝히며 해당 주제와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특히 그간 ‘개혁군주’와 ‘유약한 왕’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아온 고종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당시 조선의 선택이 군주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조선왕조사의 축적된 역사를 토대로 한 불가피한 경로였었음을 매우 흥미롭게 들춰낸다. 이 책을 조선왕조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학계의 연구과제에 대한 흥미로운 해법서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선의 유교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오백년 왕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근대 조선의 대외관계를 다룬 대부분의 연구는 당대 고종을 비롯한 왕들의 외교적 실패를, 부국강병을 이뤄내지 못한 채 이뤄져 결국 어떤 다양한 모색이 불가능했던 상황 탓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이 분석들이 “현상에 대한 설명” 이상은 되지 못하므로 오히려 더 멀리 조선왕조 역사 속에서 누적되어온 정치구조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근대이행기 조선의 실패에 대한 물음은 다음과 같이 재조정되어야 한다. ‘왕조정치의 구조적 특성들은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용되어왔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은, 14세기 개국 전후에서부터 중기, 후기를 거쳐 19세기 말까지를 아우르며 왕권의 위상, 군신관계의 흐름 등을 살피고 시기별 정치적 사건사와 사상사, 대외관계사가 역동적으로 얽히는 과정을 추적한다.
제1장은 조선의 유교적 정치지형의 ‘원형’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불교에서 유교로 통치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과 건국 당시 왕과 신하 간 권력관계의 변모 등을 통해 살펴본다. 조선 개국 당시의 유학 도입은 당대 “지식인들의 회의와 불안감”을 토대로 하나의 개혁사상으로서 수용되고 심화되는 현실정치의 과정이었다. 또한 중국과 서구에서 왕권이라는 상징권력과 왕이 지닌 실질권력이 일치하는 것과 달리 조선 왕의 권위는 신하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긴장관계를 맺는 ‘상호의존적’ 형태라는 특이점이 있다. 다시 말해 왕은 기본적으로 백성을 두루 살펴야 한다는 왕도(王道)사상 등의 유교적 사유체계 아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결국 조선의 유교적 정치지형은 500년 역사 내내 ‘견제와 균형’을 주요한 특징으로 하며 지속되었다.
제2장은 조선정치의 구조적 특징들이 각각의 계기와 시대의식 등과 어떻게 어우러지며 바뀌어갔는지를 3차례 국면 전환의 양상에 주목하여 살펴본다. 여기서 3차례 국면이란 개국 이후 새 왕조 출범기, 유교질서를 정착하고 일상화하고자 했던 중기, 17세기의 전환기에 맞서 성리학적 정서와 이상을 지키고자 하면서 각종 정치적 파문이 일었던 조선 후기를 말한다. 여기서는 특히 ‘구조’(유교적 사유체계)와 ‘행위주체’(개인과 국가) 간의 역동적 상호관계에 주목하여, 다양한 정치적 사건들을 계기로 군신관계와 성리학 질서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주목한다.

‘개혁군주 vs 유약한 왕'의 프레임에 갇힌 고종에 대한 전격적인 재해석

유교정치의 이와 같은 구조화는 19세기 말 고종의 정치적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제2부 ‘서세동점기 동아시아질서의 동요’는 당시 고종의 정치적 판단에 영향을 미친 대내외적인 위기와 이에 맞선 유교정치에 관한 종합적 해설이다. 제3장은 우선 동아시아 각국의 대응을 통해 그들의 유교정치가 패러다임의 충돌에 맞서 공통적으로 펼쳐놓는 해법을 살펴본다. 특히 청과 일본이 ‘만국공법’을 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수용하고 이러한 차이가 어떤 결과를 빚어냈으며 결국 조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되짚어본다. 제4장은 왕조사의 후기에서 말기로 접어드는 지점에 서 있는 인물인 ‘흥선대원군’을 집중조명하며 그의 정치적 위상이 지닌 복잡다기한 특성과 그의 섭정이 강력한 대내적 패도정치와 다른 한편의 대외적 척화론으로 변모해갔던 정치적?사상적 경위를 탐색한다.
고종의 정치적 판단의 뿌리를 탐색하기 위한 이와 같은 재조명 과정은, 제3부 ‘패러다임 전환기 왕권과 정치공간’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더해지면서 생생한 역사로 재생된다. 기존의 역사서가 ‘개혁군주’ 혹은 ‘유약한 왕’으로서의 고종을 번갈아가며 조명했던 것과는 달리 제5장과 6장은 고종에 대해 그간 주목하지 않았던 면모들을 하나씩 되살려내며 근대이행기 조선왕조의 퍼즐을 다각도로 맞춰낸다.
청년기 고종이 신하들과 심금을 털어놓으며 논한 경연, 그의 유교적 위민의식이 드러나는 다양한 일화들, 어느새 경전을 내려놓고 역사서에 보이게 된 깊은 관심 등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은 그가 유교정치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날카롭게 드러내준다. 특히 고종과 박규수의 관계를 통해 고종의 대외인식 전환을 살펴보는 부분(412~40면)과 만국공법에 대한 조정회의 등을 재조명하는 부분(455~65면) 등은 이야기의 흥미로움을 넘어 그간 간과되어온 역사적 사실을 실증적으로 재조명했다는 측면에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
제5장과 6장은 이와 같이 근대이행기의 각종 정보가 왕에게 전달되는 구조적 경로, 고종이 친정(親政)을 선언한 뒤 현실정치를 겪는 와중에 국내외의 여러 인물들과 만나면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살펴본다. 고종이 스스로의 인식론적 기반 위에서 대내적으로는 정치의 구심력을 갖추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개화자강정책을 추진하고, 대외적으로는 전통 중화질서의 틀을 넘기 위해 벌이는 자주적 외교를 설명한다.

근대이행기를 이해하는 다중의 역사관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고종의 실패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조선근대사 연구서들이 말하듯 이를 ‘부국강병에 실패하여 외교에서도 실패가 불가피했던’ 근대이행기만의 문제로 보는 시각에서 탈피하여 그 원인을 오백년 유교정치의 맥락, 즉 조선정치가 누적해온 성과와 폐해를 통해 고찰해야 한다. 다시 말해 기존의 ‘전통 對 근대’라는 단선적 시각을 극복해야 하며 특히 기존의 조선근대사 연구의 내재적 발전론이 지닌 한계 또한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조선이라는 안경”을 통해 19세기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문명 간 충돌의 의미를 다각도로 들여다본 작업이었다고 결론짓는다. 결국 이 책이 극복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대개의 이론이 가지는 치명적인 한계 즉 하나의 판단기준을 고집하는 태도, 즉 각 이론들의 거울들”이다.
조선 말기의 혼란의 공과를 새롭게 해석하고자 조선정치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접목했던 저자의 노력은 근대이행기 연구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다층적이고 모순적이며 깊은 심연의 세계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복잡하게 변화하며 움직이는 역사를 이해하고, 미래를 계획하며 오늘을 헤쳐 가는 데”에는 단 하나의 거울이 아니라 다양하고 입체적인 ‘다중거울’이 필요하며 이를 활용하는 안목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목차
서남동양학술총서 간행사 책머리에 서장 제1부 조선의 유교적 정치지형과 군신관계: 탄생과 전개 제1장 조선의 유교적 정치지형의 탄생과 왕권의 공간 제2장 조선정치의 국면전환과 군신간 역학관계의 변화 제2부 서세동점기 동아시아질서의 동요 제3장 청과 일본의 만국공법 수용양상과 상이한 위기의식 제4장 19세기 조선의 정치공간과 위기의 징후들 제3부 패러다임 전환기 왕권과 정치공간 제5장 고종의 정치의식과 새로운 대외관의 형성 제6장 새로운 정치질서의 모색과 새로운 위기 종장 조선의 유교적 정치지형과 문명사적 전화기의 위기 부록 참고문헌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