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상수이다. 언뜻 보기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언제나 주변에 있다. 남한은 6·25전쟁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인해 불신과 적대감이 누적되어 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전체제하에서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하는 이중적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현 단계에서 통일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북한 군사협상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가올 미래에 남북한 주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반도 정전체제하에서 군사협상은 남북 간에 긴장 완화와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통일의 관문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관문인 셈이다.
본 책자에서 필자는 2000년대 이후 김정일 시대의 대표적인 남북 군사협상인 국방장관회담, 장성급군사회담 그리고 군사실무회담 등을 대상으로 북한의 군사협상 행태를 규명하고 군사협상 의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군사대표단이 구성되어 본격적으로 군사협상이 진행된 것은 김정일 시대를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일 시대 북한의 군사협상에 관한 연구는 북한의 협상 의도를 정확히 밝혀낼 뿐 아니라 김정은 시대의 군사협상을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나아가 김정은 시대 군사협상의 변화요인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았다.
본 책자의 저술목적은 북한의 군사협상 행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북한체제의 특성을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이해를 통하여 향후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남한과 북한 간의 미래지향적인 군사협상에 대비하여 대북협상 정책을 수립하고, 협상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기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