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북한경제와 협동하자: 실사구시 북한경제 바로 알기, 통일로 가는 남북경협 스터디
- 개인저자
- 이찬우 지음
- 발행사항
- 서울 :,시대의창,,2019
- 형태사항
- 304 p. : 삽화 ; 23 cm
- ISBN
- 9788959406982
- 청구기호
- 322.8311 이811ㅂ
- 서지주기
- 색인수록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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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용 불가 (1) | ||||
1자료실 | 00017023 | 대출중 | 2019.08.18 |
지금 이용 불가 (1)
- 등록번호
- 00017023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중
- 2019.08.18
- 위치/청구기호(출력)
- 1자료실
책 소개
30년 경력 남북경협 전문가·북한경제 연구자에게 ‘팩트’로 배우는
북한경제의 자강력과 잠재력
민족경제의 자주적이고 균형적인 발전 전략
한반도와 동북아에 세차게 부는 변화의 바람은 북한경제와 남북경협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분단과 대립이 아닌 평화와 통일의 관점으로 사실부터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공부하고 기획해야 할 때다. 가짜 뉴스와 왜곡된 정보가 아닌 신뢰할 만한 연구자와 전문가의 다양한 자료들을 직접 읽고 판단할 때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다.
30년 경력 남북경협 전문가‧북한경제 연구자 테이쿄 대학 이찬우 교수가 쓴 이 책은 실사구시(Based on Facts), 온고지신(You Raise Me Up), 상생협동(We are the Champions)의 관점으로 북한경제의 현실을 바로 알고 이를 바탕으로 통일로 나아가는 남북경협을 구상한다. 분야별 북한경제의 현황을 짚고 남북경협의 역사를 정리하며 앞으로 한반도 민족경제의 자주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모색한다. 저자가 긴 시간 동안 모은 남한, 북한, 여러 나라의 출판물과 통계, ‘팩트’와 ‘자료’를 적극 활용하였다.
남과 북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는 민족적 의무, 도덕적 당위에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북한사회가 갖는 자강력과 저력, 잠재력을 실증적으로 파악할 때 도출되는 전략적이고 논리적인 결론이기도 하다. 그만큼 농업, 공업, 과학기술, 기업(경영), 경제시스템 관리, 인프라, 전력 등 각 분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확인하는 북한경제의 자강력과 잠재력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협력과 통일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다. 상황이 갖춰졌을 때에나 비로소 움직이겠다는 수동적인 발상을 버리고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길을 열고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시작으로 자주적인 남북경협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 책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남북의 협력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바로 알기의 시작: ‘아무 말 대잔치’의 종말
단언컨대 통일‧북한 관련 정보만큼 가짜 뉴스와 아무 말 대잔치가 반복되는 분야는 없다. 개인적 경험담이 별다른 확인 없이 쉽게 매스컴에 의해 사회적 현상으로 일반화되고, 특정 분야 종사자였을 뿐인 인사들이 (소위 정부 기관 종사자‧고학력 탈북자라는 이유로) 북한의 모든 분야 전문가 대접을 받는다(공무원이거나 서울대를 졸업했으면 한국의 모든 문제 전문가다?). 예상과 주장은 대부분 빗나가지만 반성 없이 또 다른 자극적인 ‘썰’을 풀면 그뿐이다. 분단과 대립에 기댄 막연한 공포와 정보 획득의 어려움은 카더라 통신의 진리화로 이어져왔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에서도 통용될 수 없는 부실한 검증과 조사 방법론이 악순환을 일으키며 분단에 기생해온 상황은, 이제 결정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평화번영과 통일의 첫 걸음을 내딛은 2018년 한반도와 동북아의 극적인 변화 때문이다. 분단과 냉전의 질서가 흔들린다면, 아무 말 대잔치도 계속될 수 없다. 무조건적인 의심과 적대감을 내려놓는다면, 통일‧북한 관련 정보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취득하고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서히 교류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며 북한에 대해 스스로의 눈으로 직접 보고 듣고 느낄 기회가 생기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지속적인 연구와 활동,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 이미 공개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된 논리와 주장의 일관성, 이를 보장하는 다양한 인적 교류 등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통일과 북한에 대한 ‘바로 알기’에 돌입해야 할 때다.
통일 스터디: 한반도 전체를 생각하는 튼튼한 주인의식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동북아시아경제연구소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남북경협과 북한경제를 연구해온 전문가, 테이쿄 대학 이찬우李燦雨 교수는 “평화와 경제협력으로 한반도가 잘사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그리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제대로 통일을 공부해보자고, 특히 자신의 전문 분야인 남북경협과 북한경제의 ‘팩트’와 ‘전략’을 함께 고민해보자고 말한다.
지은이가 내세우는 한반도의 경제발전과 통일 스터디의 세 가지 경구는 ‘실사구시’, ‘온고지신’, ‘상생협동’이다. 한반도와 세계가 격동기에 들어선 지금, 기존의 관성에 기댄 공리공론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 근거하여 한반도 전체가 상생하는 방향을 향해 고민하고 기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깊고 넓게 바라보아야 한다. 남북관계는 강대국에 사사건건 의존할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민족적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의 힘으로 함께 해결해나갈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자강력과 잠재력: 새롭게 이해하는 북한경제
한쪽이 다른 쪽을 내려다보는 관점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6.15, 10.4, 4.27, 9.19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문구 중 하나다)을 위해 “유무상통” 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는 민족 화해를 위한 민주적 원칙이자 도덕적 당위이기도 하지만, 북한이 지난 70년 동안 만들어온 사회주의경제체제의 자강력과 내구력, 잠재성에 대한 실증적 판단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본문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2장에서는 남북에 동시에 존재하는 “사회적경제”를 키워드로 논의를 시작한다. 흔히 무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북한에서는 ‘사회적경제’를 과도적으로 인정하고 장려한다. 애국열사릉의 민족자본가 ‘송대관’과 같은 인물을 보면 알 수 있다. ‘북한 자본주의화의 첨병’으로 일부가 묘사하는 이른바 ‘돈주’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들의 ‘사회적 기능’과 북한경제 내에서의 역할을 새롭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3장에서는 남북경협의 과거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과거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남북경협은 세계 경제 속 한반도의 생존 확보에 중요한 요소가 될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문제는 앞으로 이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다. 개성공단은 남측 기업들에게는 큰 수익을 안겼지만, 상대적으로 북한에게는 경제적 실익이 크지는 않았다(그럼에도 북한이 개성공단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통일의 상징이라는 의미 때문이다). 앞으로의 남북경협은 말 그대로 민족경제를 발전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1) 산업의 상호 보완성 2) 균형적 경제 발전 3) 사회적경제라는 교집합에 주목 4) 범용 산업과 전략 산업 분야에서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모색해야 한다. 책에서는 이에 대해 여러 남북한 공식 자료를 함께 활용하여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색인 4장은 “자강력으로 본 북한경제의 이해”다. 북한경제를 이야기할 때, 자본주의적 기대를 투영해 ‘대박 투자’와 ‘부동산’ 등을 예상하며 피상적이고 지엽적인 ‘뒷담화’를 모아놓고 경제 분석이라 말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지은이는 이와 구별되는 체계적인 관점으로 경제와 산업에 관한 여러 자료를 차분하게 분석한다. 농업, 공업, 과학기술, 경제시스템(일종의 경영), 교통인프라(도로, 철도, 항만), 전력, 경제특구 등 여섯 항목에 걸쳐 북한경제의 힘을 살폈다. 일종의 팩트체크이자 남북경협을 전망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역시 남북한과 국제 공식 자료와 저자가 직접 현장 방문을 통해 찍은 사진 등을 적극 활용했다.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 2016~2017년의 농업 생산량이 유지된다면 먹는 문제의 어려움은 거의 없다. 기준은 정곡 500만 톤이다.
- 전통적인 공업 분야의 생산 정상화(화학과 금속)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물가가 안정되어 있다.
- 알려진 것처럼 군수 공업 분야 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 스마트폰 수준을 넘어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 과학기술 연구가 활발하다. 2016년에는 ‘먼거리 의료봉사’(원격진료), 2017년에는 ‘국가통합전력 관리체계’가 도입되었는데, 이는 과학기술의 성과다.
- ‘우리식경제관리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다. 기본적으로 시장은 사회주의체제 내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물론 이 문제는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공식출판물(《노동신문》, 《근로자》, 《경제연구》 등)에서 꾸준히 개선 방안과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 “불비不備한” 철도, 도로, 항만 등 교통인프라 확충 사업이 남측 정부가 나서야 할 남북경협 우선과제다.
- 전력은 굉장히 어려웠던 20년을 극복하고 자강력을 회복하고 있다. 화력, 수력, 풍력, 태양광, 원자력(실험용 경수로) 등이 모두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 북한의 경제특구는 남한, 중국, 일본,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1990년대 나진-선봉, 2000년대 신의주가 대표적이었다면, 지금은 원산과 지방경제특구(나선, 신의주 포함)다.
-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경제의 자강력과 내구성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며 상당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5장에서는 대외경제를 분석했다. 일본,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살폈다. 일본과의 경제관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의 북일 교섭이 어떤 쟁점과 함께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고 이후를 전망했다. 북일 교섭에서는 역시 식민지역사 청산 문제가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일 것이다. 북중 관계는 경제제재의 이면에서 한계가 있을지언정 인적 교류, 관광 등 여러 형태의 협력이 추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북4성’을 경계하고, 또 일각에서는 ‘북한의 뒷배’를 우려하지만, 북중관계는 상호 자율성을 바탕으로 사회주의경제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한다.
한반도 평화의 경제적 귀결: 남과 북의 협력으로 발전하는 민족경제
케인즈는 100년 전 1919년, <평화의 경제적 귀결Economic Consequences of the Peace>을 통해 전쟁을 압도하는 평화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 걸음을 뗀 한반도 평화는 어떠한 결론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예정된’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민족 화해의 길을 선택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신뢰, 협력, 교류가 통일의 과정으로 이해되는 이유다. 유엔 제재가 풀리지 않아서, 북미 관계가 풀리지 않아서 남북경협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 박자 늦게 쉬워 보이는 길만 가려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절대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없다. 준비는커녕 당장 할 수 있는 것조차 포기하게 된다. “한반도의 사람들이 그리 하기로 하였으면 하는 것이다.”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결국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면,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입장에서 북한경제와의 협동을 차분하게 탐구한 이 책은, 북한 사회주의경제의 현 상황을 정확히 공부하려는 모든 사람들, 특히 정치·행정 분야 종사자와 사업가, 학술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과 혜안을 제공할 것이다.
북한경제의 자강력과 잠재력
민족경제의 자주적이고 균형적인 발전 전략
한반도와 동북아에 세차게 부는 변화의 바람은 북한경제와 남북경협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분단과 대립이 아닌 평화와 통일의 관점으로 사실부터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공부하고 기획해야 할 때다. 가짜 뉴스와 왜곡된 정보가 아닌 신뢰할 만한 연구자와 전문가의 다양한 자료들을 직접 읽고 판단할 때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다.
30년 경력 남북경협 전문가‧북한경제 연구자 테이쿄 대학 이찬우 교수가 쓴 이 책은 실사구시(Based on Facts), 온고지신(You Raise Me Up), 상생협동(We are the Champions)의 관점으로 북한경제의 현실을 바로 알고 이를 바탕으로 통일로 나아가는 남북경협을 구상한다. 분야별 북한경제의 현황을 짚고 남북경협의 역사를 정리하며 앞으로 한반도 민족경제의 자주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모색한다. 저자가 긴 시간 동안 모은 남한, 북한, 여러 나라의 출판물과 통계, ‘팩트’와 ‘자료’를 적극 활용하였다.
남과 북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는 민족적 의무, 도덕적 당위에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북한사회가 갖는 자강력과 저력, 잠재력을 실증적으로 파악할 때 도출되는 전략적이고 논리적인 결론이기도 하다. 그만큼 농업, 공업, 과학기술, 기업(경영), 경제시스템 관리, 인프라, 전력 등 각 분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확인하는 북한경제의 자강력과 잠재력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협력과 통일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다. 상황이 갖춰졌을 때에나 비로소 움직이겠다는 수동적인 발상을 버리고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길을 열고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시작으로 자주적인 남북경협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 책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남북의 협력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바로 알기의 시작: ‘아무 말 대잔치’의 종말
단언컨대 통일‧북한 관련 정보만큼 가짜 뉴스와 아무 말 대잔치가 반복되는 분야는 없다. 개인적 경험담이 별다른 확인 없이 쉽게 매스컴에 의해 사회적 현상으로 일반화되고, 특정 분야 종사자였을 뿐인 인사들이 (소위 정부 기관 종사자‧고학력 탈북자라는 이유로) 북한의 모든 분야 전문가 대접을 받는다(공무원이거나 서울대를 졸업했으면 한국의 모든 문제 전문가다?). 예상과 주장은 대부분 빗나가지만 반성 없이 또 다른 자극적인 ‘썰’을 풀면 그뿐이다. 분단과 대립에 기댄 막연한 공포와 정보 획득의 어려움은 카더라 통신의 진리화로 이어져왔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에서도 통용될 수 없는 부실한 검증과 조사 방법론이 악순환을 일으키며 분단에 기생해온 상황은, 이제 결정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평화번영과 통일의 첫 걸음을 내딛은 2018년 한반도와 동북아의 극적인 변화 때문이다. 분단과 냉전의 질서가 흔들린다면, 아무 말 대잔치도 계속될 수 없다. 무조건적인 의심과 적대감을 내려놓는다면, 통일‧북한 관련 정보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취득하고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서히 교류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며 북한에 대해 스스로의 눈으로 직접 보고 듣고 느낄 기회가 생기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지속적인 연구와 활동,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 이미 공개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된 논리와 주장의 일관성, 이를 보장하는 다양한 인적 교류 등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통일과 북한에 대한 ‘바로 알기’에 돌입해야 할 때다.
통일 스터디: 한반도 전체를 생각하는 튼튼한 주인의식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동북아시아경제연구소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남북경협과 북한경제를 연구해온 전문가, 테이쿄 대학 이찬우李燦雨 교수는 “평화와 경제협력으로 한반도가 잘사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그리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제대로 통일을 공부해보자고, 특히 자신의 전문 분야인 남북경협과 북한경제의 ‘팩트’와 ‘전략’을 함께 고민해보자고 말한다.
지은이가 내세우는 한반도의 경제발전과 통일 스터디의 세 가지 경구는 ‘실사구시’, ‘온고지신’, ‘상생협동’이다. 한반도와 세계가 격동기에 들어선 지금, 기존의 관성에 기댄 공리공론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 근거하여 한반도 전체가 상생하는 방향을 향해 고민하고 기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깊고 넓게 바라보아야 한다. 남북관계는 강대국에 사사건건 의존할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민족적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의 힘으로 함께 해결해나갈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자강력과 잠재력: 새롭게 이해하는 북한경제
한쪽이 다른 쪽을 내려다보는 관점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6.15, 10.4, 4.27, 9.19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문구 중 하나다)을 위해 “유무상통” 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는 민족 화해를 위한 민주적 원칙이자 도덕적 당위이기도 하지만, 북한이 지난 70년 동안 만들어온 사회주의경제체제의 자강력과 내구력, 잠재성에 대한 실증적 판단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본문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2장에서는 남북에 동시에 존재하는 “사회적경제”를 키워드로 논의를 시작한다. 흔히 무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북한에서는 ‘사회적경제’를 과도적으로 인정하고 장려한다. 애국열사릉의 민족자본가 ‘송대관’과 같은 인물을 보면 알 수 있다. ‘북한 자본주의화의 첨병’으로 일부가 묘사하는 이른바 ‘돈주’에 대해서도, 저자는 이들의 ‘사회적 기능’과 북한경제 내에서의 역할을 새롭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3장에서는 남북경협의 과거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과거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남북경협은 세계 경제 속 한반도의 생존 확보에 중요한 요소가 될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문제는 앞으로 이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다. 개성공단은 남측 기업들에게는 큰 수익을 안겼지만, 상대적으로 북한에게는 경제적 실익이 크지는 않았다(그럼에도 북한이 개성공단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통일의 상징이라는 의미 때문이다). 앞으로의 남북경협은 말 그대로 민족경제를 발전적으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1) 산업의 상호 보완성 2) 균형적 경제 발전 3) 사회적경제라는 교집합에 주목 4) 범용 산업과 전략 산업 분야에서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모색해야 한다. 책에서는 이에 대해 여러 남북한 공식 자료를 함께 활용하여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색인 4장은 “자강력으로 본 북한경제의 이해”다. 북한경제를 이야기할 때, 자본주의적 기대를 투영해 ‘대박 투자’와 ‘부동산’ 등을 예상하며 피상적이고 지엽적인 ‘뒷담화’를 모아놓고 경제 분석이라 말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지은이는 이와 구별되는 체계적인 관점으로 경제와 산업에 관한 여러 자료를 차분하게 분석한다. 농업, 공업, 과학기술, 경제시스템(일종의 경영), 교통인프라(도로, 철도, 항만), 전력, 경제특구 등 여섯 항목에 걸쳐 북한경제의 힘을 살폈다. 일종의 팩트체크이자 남북경협을 전망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역시 남북한과 국제 공식 자료와 저자가 직접 현장 방문을 통해 찍은 사진 등을 적극 활용했다.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 2016~2017년의 농업 생산량이 유지된다면 먹는 문제의 어려움은 거의 없다. 기준은 정곡 500만 톤이다.
- 전통적인 공업 분야의 생산 정상화(화학과 금속)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물가가 안정되어 있다.
- 알려진 것처럼 군수 공업 분야 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 스마트폰 수준을 넘어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 과학기술 연구가 활발하다. 2016년에는 ‘먼거리 의료봉사’(원격진료), 2017년에는 ‘국가통합전력 관리체계’가 도입되었는데, 이는 과학기술의 성과다.
- ‘우리식경제관리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다. 기본적으로 시장은 사회주의체제 내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물론 이 문제는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공식출판물(《노동신문》, 《근로자》, 《경제연구》 등)에서 꾸준히 개선 방안과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 “불비不備한” 철도, 도로, 항만 등 교통인프라 확충 사업이 남측 정부가 나서야 할 남북경협 우선과제다.
- 전력은 굉장히 어려웠던 20년을 극복하고 자강력을 회복하고 있다. 화력, 수력, 풍력, 태양광, 원자력(실험용 경수로) 등이 모두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 북한의 경제특구는 남한, 중국, 일본,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1990년대 나진-선봉, 2000년대 신의주가 대표적이었다면, 지금은 원산과 지방경제특구(나선, 신의주 포함)다.
-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경제의 자강력과 내구성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며 상당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5장에서는 대외경제를 분석했다. 일본,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살폈다. 일본과의 경제관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의 북일 교섭이 어떤 쟁점과 함께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고 이후를 전망했다. 북일 교섭에서는 역시 식민지역사 청산 문제가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일 것이다. 북중 관계는 경제제재의 이면에서 한계가 있을지언정 인적 교류, 관광 등 여러 형태의 협력이 추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북4성’을 경계하고, 또 일각에서는 ‘북한의 뒷배’를 우려하지만, 북중관계는 상호 자율성을 바탕으로 사회주의경제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한다.
한반도 평화의 경제적 귀결: 남과 북의 협력으로 발전하는 민족경제
케인즈는 100년 전 1919년, <평화의 경제적 귀결Economic Consequences of the Peace>을 통해 전쟁을 압도하는 평화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 걸음을 뗀 한반도 평화는 어떠한 결론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예정된’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민족 화해의 길을 선택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신뢰, 협력, 교류가 통일의 과정으로 이해되는 이유다. 유엔 제재가 풀리지 않아서, 북미 관계가 풀리지 않아서 남북경협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 박자 늦게 쉬워 보이는 길만 가려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절대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없다. 준비는커녕 당장 할 수 있는 것조차 포기하게 된다. “한반도의 사람들이 그리 하기로 하였으면 하는 것이다.”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결국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면,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입장에서 북한경제와의 협동을 차분하게 탐구한 이 책은, 북한 사회주의경제의 현 상황을 정확히 공부하려는 모든 사람들, 특히 정치·행정 분야 종사자와 사업가, 학술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과 혜안을 제공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서언
한반도의 경제발전을 생각하는 3가지 경구: 실사구시, 온고지신, 상생협동
2장
북한경제를 이해하는 하나의 관점: 사회적경제
1 사회주의경제와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다른가
2 북한의 사회주의경제에 편입된 사회적경제: 협동적 소유
3 사회주의경제 제도 밖의 사회적경제: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3장
남북경제협력의 현황과 과제
1 남북경제협력의 역사: 거시적 분석
2 남북경제협력 초기 사례: 대우 남포합영회사에 대한 미시적 분석
3 남북경협의 역사에서 얻는 교훈과 방향
4 남북경협의 주체: 정부, 기업, 사회가 함께하는 삼각협력
5 북한경제의 발전을 위한 남북경협과 국제협력
4장 자강력으로 본 북한경제의 이해
1 농업: 정곡 500만 톤이면 어려움은 없다
2 공업과 과학기술: 주체철, 주체비료, 주체섬유 그리고 CNC와 스마트폰
3 경제시스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4 교통인프라: 협력의 우선과제
5 전력: 회복되고 있는 자강력
6 경제특구: 자주적 개발
5장 대외경제
1 북일관계
2 북중관계
6장 총정리
한반도 평화의 경제적 귀결: 자주와 민주와 균형을 지향하는 민족경제 발전
에필로그
자료 목록
참고 문헌
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