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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소리와 그 소리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 티베트어 수업이 들려준 삶과 죽음의 끝없는 속삭임

개인저자
심혁주 지음
발행사항
파주 : 궁리, 2019
형태사항
303 p. ; 21 cm
ISBN
9788958205920
청구기호
818 심94ㅅ
서지주기
참고문헌: p. 303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7372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7372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디지털의 세상, 눈과 혀가 대접받는 요즘
소홀히 하기 쉬운 ‘귀와 소리’에 관한 작은 이야기들을 담아내다!


매일 35억 명의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시대가 되었다. 디지털은 환하고 빠르며 효율성을 무기로 한다. 그 저항할 수 없는 황홀함을 맛보는 대신 우리는 무엇을 내주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빛, 물, 불, 전기, 배, 비행기, 인터넷, 우주선이 인간의 삶을 보다 편하고 빠르게 만들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그것 때문에 인류는 거기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내주어야 했다는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다.

독수리의 밥으로 사람의 시신을 공양한다는 티베트 조장(鳥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관련 저서들을 활발하게 펴낸 한림대 심혁주 교수가 이번에는 그간 티베트에서 보고 듣고 상상한 이야기들을 ‘소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길고 긴 실타래처럼 풀어놓았다.

1부 <소리는 고독하지 않다>에서는 디지털의 포로가 된 저자가 소리의 친구로 살고 있는 티베트 라마승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물질과 소유, 속도와 빛나는 것을 향해서만 박수를 치는 ‘혀’의 세상에서 그들이 소중히 하는 ‘귀’의 세상을 이야기했다.

2부 <소리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실화이자 상상의 내용을 써내려간 것이다. 글의 내용은 죽어가는 혹은 이미 죽은 사람과 그의 가족 그리고 그를 둘러싼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글 속의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었던 소리와 냄새의 내면으로 들어가고자 한 것이다.

‘곱사등이, 다와’는 해발 4천 미터 초원에서 만난 한 엄마가 알 수 없는 전염병으로 딸을 잃고 우는 모습을 기억했다가 풀어낸 이야기이고, ‘동물의 소리를 알아듣는 소년’은 저자가 산책길에 만난 뱀에게 혼잣말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티베트의 민간고사를 떠올리며 쓴 이야기이다. ‘할머니의 춤’은 라싸에서 초원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티베트 사람들이 즐겁게 웃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함께 춤을 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이다. ‘아빠의 울음’은 도시로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다 병으로 죽어간 한 소녀의 이야기를 상상으로 재탄생시킨 이야기이다.

‘귀를 위하여’는 매일 새벽 티베트의 라마승처럼 일을 나가시는 자신의 아버지의 귀를 보며 쓴 것이다. ‘새의 하루’는 사원에서 시신의 해부의식을 보려고 여러 날을 헤매다가 숲속에서 두 마리의 독수리와 마주한 기억을 떠올려 쓴 글이다. ‘너의 뼈가 필요해’는 대만 유학시절,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어떤 사람이 독수리를 어깨에 올려놓고 피리를 불며 웃고 있는 표지를 발견하고는 ‘뼈피리’를 인간들이 왜 만들려 하는지 의아해하면서 써내려간 이야기이다. ‘해부마스터’는 티베트에서 죽은 시신의 몸을 발라내는 해부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이 글을 쓰는 동안 티베트의 초원과 야크를 그리워하며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선함, 평화로움, 사랑, 진실, 유머, 노래, 춤 등의 일상과 거기서 나오는 소리와 냄새를 내내 생각했다고 한다.

티베트는 결핍된 공간이다. 산소가 부족하고 먹을 것이 없고 연료가 다양하지 않은 하늘 아래 고원. 그곳에 가면 결핍의 공간에서 결핍된 존재들이 어떻게 하루를 견디고 무엇을 믿고 어떤 관계를 맺고 사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단, 눈으로 하는 관광이 아닌 소리와 냄새로 하는 감성의 여정이 되어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저자가 티베트에 관한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이 생생하게 느낀 경험을 위축되지 않고 표현할 때 묘한 기쁨이 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기쁨은 물질과 소유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분이다. 나만이 가진 어떤 소리와 냄새를 배양할 수 있는지, 타인의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와 냄새를 감촉(感觸)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소리가 자신들의 몸과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눈과 혀가 중요하게 여겨지며, 보이지 않는 것보다 환히 보이는 것이 환영받고 혀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대접을 받는 시대이기도 하다. 이런 세상에서 귀는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디지털이 제아무리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건 우리 인간의 몸이다. 스마트폰이 업데이트된다고 우리 몸 속의 오장육부(五臟六腑)가 같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수천 년 이래로 인간의 몸과 몸의 구조는 동일하다. 그러므로 몸을 소중히 하며 건강하게 사는 방법은 눈과 혀보다는 귀를 사용하여 자신과 타자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목차

시작하며
프롤로그

1부 소리는 고독하지 않다
1 소리의 탄생
2 낮과 밤, 황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3 소리의 시간, 듣기의 시간
4 소리학교
5 인터뷰: 달이 내려앉은 그곳에서

2부 소리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
1 곱사등이, 다와
2 동물의 소리를 알아듣는 소년
3 할머니의 춤
4 아빠의 울음
5 귀를 위하여
6 새의 하루
7 너의 뼈가 필요해
8 해부마스터

에필로그
저자 후기
감사의 말 / 주 /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