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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발간물

단행본

내 고향 서울엔: 82년생 서울내기가 낭만하는 기억과 장소들

개인저자
황진태 지음
발행사항
파주 : 돌베개, 2020
형태사항
336 p. : 천연색삽화 ; 21 cm
ISBN
9788971994665
청구기호
911.6 황79ㄴ
주제
글모음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9440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9440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서울도 고향으로 추억될 수 있을까?

때로 낭만적이다가도
이따금 전투적이길 마다하지 않는
우리 세대의 초상

서울이 이렇게 로맨틱했나?

“X, Y, Z 우리를 무어라 부르든
우리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함께 살아갈 것이다.”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저녁을 먹으라며 친구들의 이름을 불렀고, 아이들로 시끌벅적했던 동네는 이내 조용해졌다. 저녁을 먹고 난 후에도 아직 체력이 남은 친구들은 ‘껌껌이’(야간 술래잡기)를 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놀고 체력이 방전돼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집에서 400미터가량 떨어진 성북역에서 야간 화물열차가 철로 이음매와 마찰하며 내는 덜커덩덜커덩거리는 소리가 대기와 땅으로 전달되는 것을 들으며 잠들었다.” ―반달 모양 월계동 중에서

■ 서울을 고향으로 추억하는 세대가 출현하다
서울도 고향으로 추억될 수 있을까? 베이비붐 세대 이후,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청.중년 세대에 의해 서울이 고향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내 고향 서울엔』은 서울을 고향으로 기억하는 세대가 공유하는 서울의 장소와 공간에 대한 개인적이고 그래서 더 치열하게 정치적인 에세이다 .

■ 낭만을 삶의 전략으로 삼다―파편화된 삶의 복원과 자기 삶의 주체 선언
저자 황진태는 『내 고향 서울엔』의 집필 의도에 대해 “‘이 미친 세상’에서 파편화된 세대 안의 기억들을 공유할 수 있는 마중물을 마련하고 싶다”(14쪽)라고 말한다. 저자가 서울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자고 하는 것은 뿔뿔이 흩어진 ‘우리’ 삶의 파편들을 모아 삶의 근거로 삼을 구심점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다. 함께 기억한다는 것, 추억할 것이 있다는 것은 파편화된 삶의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며, 삶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대의 기억 공유와 세대 간 연대를 주장하는 일은 X, Y, Z 등 모호한 이름으로 불리고 외부의 기준에 의해 재단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자기 삶의 주체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 우리 동네 ‘아파트 공화국’의 현장을 목격하다
월계동은 저자에게 최초의 서울이자, 원향(原鄕)으로서의 의의를 띤다. 유년의 공간으로 세계의 중심이었던 ‘골목’과 ‘동네’를 기억하는 것은 서울이 자본에 의해 인위적으로 개발, 구획되기 이전에는 자생적인 마을 공동체로 존재했음을 증거한다.
‘국민학생’이었던 저자조차 주택과 아파트 거주라는 기준에 따라 친구들을 구별했다는 것은 ‘아파트’가 한국 사회에서 계층 구분의 성격을 강하게 띠었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우리 동네 아파트 공화국’의 기원을 추적하며, 주택에 살았던 어린 꼬마마저 아파트를 선망했음을 떠올리고 ‘비교하기’와 ‘구별 짓기’의 힘이 ‘아파트 공화국’을 추동시킨 힘이었다고 말한다. 공적 역사의 기록에서는 찾기 힘든, 1980년대생 강북 키드가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기록한 서울의 내밀한 속살이자 구체적 모습이다.

■ 강남의 형성과 88강남올림픽 그리고 한국 사회의 계급과 불평등
저자는 강남을 ‘꿈’과 ‘연극무대’로서의 이미지, 차이로서의 구별 짓기, 모방으로서의 따라 하기 등으로 설명한다. 한편 1970년대 강남 개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올림픽 개최를 염두했다는 지리학자가 아니고는 알기 어려운 희귀한 정보를 제시하며, 강남 형성의 막후 과정을 들춰낸다(300쪽). 저자가 88서울올림픽을 88강남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소이기도 하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개포동 구룡마을이 한 장의 사진 속에서 공존하는 한국 사회에서 강남을 빼고 계급과 불평등의 문제를 말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 거대한 거미줄로 얽힌 아상블라주 종로
종로는 교보문고, 종로서적,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들이 모여 있고 낙원상가, 세운상가, 북촌 등 서울의 랜드마크가 운집해 있다. 저자에게 종로 일대는 남산서울타워, 동대문운동장까지 확장되어 기억되는데, 여기에 질서정연한 공간적 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거미들이 만들어 놓은 거미줄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과 같아, 뒤죽박죽한 집합체 즉 아상블라주 그 자체다.
종로에 대한 저자의 기억도 책, 영화, 음악 등의 여러 주제와 학창시절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의 광범한 시간에 걸쳐 있어, 다종다양하고 경계를 넘나든다. 낙원상가를 찾아서는 익히 알려진 음악과 영화의 ‘낙원’으로서의 성격을 논하다가 가까이 있는 게이들이 주로 찾는 ‘고추잠자리’ 골목을 언급하고, 낙원상가의 아치형 기둥 구조를 무지개 모양으로 연상하며 성소수자 또는 성적 다양성의 그 무지개로 이야기의 가지를 뻗는다.

■ 천 겹의 다디단 잎사귀와 쓰디쓴 청춘의 맛, 신촌에서 보낸 한철
‘천 겹의 잎사귀’ 밀푀유는 프랑스 과자를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복잡다단하면서도 젊음의 단맛이 나는 신촌은 밀푀유를 닮았다.
신촌과 홍대는 젊은 날 추억의 편린이 있는 달콤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남아 있는 장소이다.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이한열의 죽음은 ‘연세대-신촌로터리’라는 장소로 연상된다. 또 한 가지는 1996년 여름 연세대에서 있었던 ‘한총련 사건’이다. 1996년 이후 학생운동이 퇴조하고 1997년 IMF 경제위기를 맞이한 한국 사회는 비정규직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 이전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당연시하는 제도를 받아들였다. 이것이 과연 우연인 걸까, 저자는 묻는다.
신촌은 이렇게 쓰디쓴 기억마저도 ‘청춘’의 의미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서울에서 가장 힙한 장소가 이대와 신촌, 홍대였음을 ‘우리’ 세대는 잘 알고 있다. 우리의 웃음과 눈물이 어딘가 남아 있다는 사실도. 그리고 그 젊음의 열기로 데워진 신촌ㆍ홍대 거리의 활기가 상업적 이윤 논리와 자본에 의해 황폐화되고 있는 모습을 지금 목도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서울을 서울이라 부르지 못하는—우리 동네
반달 모양 월계동
학원별곡 1
학원별곡 2
우리 동네 ‘아파트 공화국’의 기원 1
우리 동네 ‘아파트 공화국’의 기원 2
편의점—당신의 꿈과 방황을 궁금하게 만든
장위동이지만 장위동이 아닌 장위동
우리 동네 김정일 위원장

2장 당신이 누구든 무지개 아래서 당신의 낙원을 발견하기를—종로 일대
아상블라주 종로
다시 세울 세운상가
언더 더 레인보우, 낙원상가
익선동 그리고 기타 동동
순라길, 너만 봄!
북촌 방향
남산 위에 저 서울타워
옥스브리지 대학로
동대문시장, 동대문운동장 그리고 Hurry Go Round!

3장 수요일의 신촌은 너라는 영주가 부재해도 너의 영토—신촌ㆍ홍대
밀푀유 신촌
신촌역과 신촌역 사이
1987년, 1996년, 2008년 그리고 오늘의 연세대
이화여대 앞엔 개복치도 있고……
홍대 없는 홍대 거리 1
홍대 없는 홍대 거리 2
신촌역 7번 출구를 핑계로

4장 한 번도 제철을 만끽하지 못하고 시들어간 연인의 젊은 얼굴—영등포구로구
예외공간, ‘영등포구로구’
구로공단과 구로디지털단지 사이
대림동의 숨겨진 지명들—바드고데스베르크, 바이로이트, 아디스아바바
노량진은 황달색
여의치 않은 여의도

5장 강남은 대한민국이 꾸는 꿈—강남
강북의 거울, 강남
88강남올림픽
비강남인을 위한 연극무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한 장의 사진 속을 다녀오다
시네마오즈
이디야의 배신과 강남 따라 하지 않기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