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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자료

단행본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 왜 국가와 사회는 인권침해를 부인하는가

대등서명
States of denial
발행사항
파주: 창비, 2009
형태사항
663p.: 삽화; 23cm
ISBN
9788936485597
청구기호
342.1 코63ㅈ
일반주기
원저자명 : Cohen, Stanley
서지주기
색인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1621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1621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20세기 국가폭력이 자행한 인권침해와 이를 외면한 대중심리의 메커니즘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20세기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와 이를 방관하는 대중을, ‘부인’이라는 사회심리학적 프레임으로 치밀하게 파헤쳤다. 특히 신자유주의체제가 강고해짐에 따라 인권침해의 수법도 날로 교묘해지며, 인권침해를 정당화하는 ‘알리바이’로 민주주의제도가 악용되기까지 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데 유용한 시각을 제공한다. 나아가 대중이 인권침해를 외면하지 않고 사실을 ‘시인’하고 행동하게끔 도와주는 구체적 방법론도 제시한다. 2002년 영국학술원 선정 '사회과학 저술 대상'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선정 '2002년 올해의 학술서'에 빛나는 학자이자 실천하는 인권운동가인 스탠리 코언의 ‘대중적 글쓰기’를 읽다보면 어느덧 ‘행동’에 나서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또한 역자인 조효제 교수는 인권 관련 저서를 꾸준히 번역한 한국내 인권전문가로 수준 높은 대작을 빼어난 번역으로 소개했다.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권침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산층 가정 출신의 저자는 어린시절, 아버지 출장 때 야경꾼으로 집에 오던 줄루족 노인의 모습에 의문을 가진다. 왜 자신은 푹신하고 따뜻한 침대에 있는데 노인은 추운 밖에서 앉아 있는지를. 그 어린이가 품었던 더 큰 의아함은 이런 문제를 느끼는 자신을 너무 민감하다고 책망할 뿐 어른들은 이를 문제라 생각조차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평범하면서’ ‘풀기어려운’ 저자의 궁금증은 인권침해를 법적·정치적 판단의 대상으로 다루어오던 논의를 벗어나 사회심리학적 관점이라는 새로운 논의의 장을 열어젖히는 원동력이 됐다.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987년 일으킨 인티파다(intifada, 봉기) 직후, 이스라엘은 구타, 고문, 마구잡이 살상을 자행했고 이후 이것들이 밝혀졌을 때, 문제를 적극 해결하기보다 “우리 상황에서 인권침해는 일정부분 감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고문이 필요한 때도 있지 않은가” “어쨌든 이런 문제를 계속 듣고 싶지 않다” 같은 여론이 외려 커졌다. 즉 인권침해 사실은 넘쳐났지만 사람들의 의식에 등재되거나 소화되지 않았다. 정보는 정책이나 여론을 바꾸지 못한 채 의식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버렸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인권침해를 새롭게 연구하기 시작한다.

부인의 세단계: 문자적·해석적·함축적 부인

저자는 인권침해의 메커니즘을 인식론 차원에서 따져 물음으로써 인권침해를 더 정교하게 이해하게끔 도와준다. 인권침해와 인간고통을 부인하는 메커니즘은 문자적(literal) 부인, 해석적(interpretive) 부인, 함축적(implicatory) 부인이라는 세 단계를 거친다. “학살 따위는 없었다”처럼 사실 자체를 시인하려 들지 않는 문자적 부인이 첫 단계이다.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완곡어법이나 기술적인 전문용어를 써서 사건을 부정하거나 사건 자체를 다른 범주로 재배치하는 해석적 부인이 두번째 단계다.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 당시 ‘오럴 쎅스’는 부적절한 행동이긴 하나 성관계는 아니었다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주장이나 인공청소(ethnic cleaning)가 아니라 인구교체(population exchange)일 뿐이다, 고문이 아니라 경미한 물리적 압박이다 같은 익히 들어온 해석들이 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사실 자체나 일반적 해석을 부정하지 않지만 어떤 사건에 흔히 따라오는 심리적·정치적·도덕적 함의를 정당화·합리화·회피·축소하는 함축적 부인이 있다. “콜롬비아 암살단에 대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같은 소극성과 침묵, 망각, 무관심, 냉담이 대표적이다. 세가지 부인 중 문자적 부인은 지식 자체를 알게 되면 쉽게 해결되나, 국가나 언론이 수행하는 해석적 부인과 한 사회의 윤리문화적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함축척 부인의 작동방식은 대중의 참여의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관심있게 살펴봐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방관하는 국가들

한 국가내 인권침해를 시인하는 것이 지배자의 권력 유지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국가권력은 공식 부인을 일삼아왔다. 특히 20세기의 아르메니아 대학살부터 나찌의 홀로코스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박해, 스딸린과 마오 쩌뚱(毛澤東)이 자행한 대규모 인권유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 베트남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 등을 부정한 국가의 공식 부인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21세기의 민주적 사회에서는 이런 문제가 사라졌을까. 저자는 부인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사건 윤색’ ‘공적 의제 선점’ ‘진상 비틀기’ ‘미디어에 정보 흘리기’처럼 한층 교묘한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꼬집는다. 또한 각국 정부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외국의 인권침해를 방관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런 방관이 대학살을 공조하는 역할을 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주변 ‘방관국가’(원래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 학살에 외견상 무심하던 서방 여러 나라를 가리키는 말)들이 학살의 초기 징조를 외면하면, 가해국의 정부는 더욱 ‘쉽게’ 인권침해를 자행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르완다 학살사태 전에, 학살 대상자 명단이 언론에 보도됐고 학살 선동이라는 구체적 사전정황이 있었으며, 당시 외교원과 인도적 지원단체들은 이미 사태의 심각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조짐에 대해 방관국가들이 미리 상응한 조치를 취했다면 1994년 40만명이 죽은 르완다 대학살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국가의 방관은 언제나 국가권력의 정치경제학적 계산의 결과임을 저자는 예리하게 지적한다.

미디어라는 ‘야수’를 길들이기

국제뉴스라 분류되는 인권, 원조, 개발 같은 ‘제3세계’ 관련 보도는 그 지역에 국한되기 쉬운 문제를 전세계로 알리는 긍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먼 나라의 고통스러운 이미지는 심리적·도덕적 거리가 너무 멀 뿐 아니라, 자꾸 반복되는 이미지탓에 오히려 사람들은 그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텔레비전이라는 괴이한 힘에 의해 인간고통이라는 참담한 실상이 굴절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중매체에 흔히 등장하는 굶주린 아프리카 아이들의 호소는 그 아이들을 무력한 객체로 보여주는 자극적인 ‘포르노’에 불과하다. 촬영자와 제1세계에 속한 ‘우리’라는 관객은 우월한 위치에 있음에 안도하면서 다른 한편 죄책감에서 감정적인 ‘자선’행위를 베푼다. 저자는 이같은 일시적인 동정심에 호소하는 방식을 벗어나 고통을 겪는 제3세계인들이 주체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한다. 또한 “타인의 고통을 돕는다는 꿈을 깨라,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해줄 게 없다” 같은 가르침을 퍼뜨리는 현대판 냉소주의에도 거리를 둘 것을 당부한다.

지금 당장 시인하고 행동하라

부인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데 머물지 않고, 부인하지 않고, 인권단체에 가입하며, 미약한 행동이나마 실천하는 사람들을 분석하는 데까지 저자는 나아간다. 행동하는 소수를 조사한 결과, 그들은 단지 가장 내면 깊숙이 존재하는 가치와 신념이라는 본능을 발현한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누구나 ‘덕의 평범성’이 발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부인의 문화’를,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일상 삶에 녹아 있는 ‘시인(acknowledgement)의 문화’로 바꾸자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인권교육, 법적인 강제, 호소, 시인할 방법(윤리적 투자, 정치적으로 옳은 소비 등) 같은 구체적 전략들을 제시한다. 특히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아는 인간 양성과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교육이 인권운동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합리화·변명·정당화·방관자의 해명방식 같은 부인의 메커니즘에 비판적 인식을 지닌 시민이 늘어간다면, 잔인한 국가권력과 그 ‘하수인’들이 자행하는 인권침해뿐 아니라 대중의 부인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 저자는 확신한다. 이러한 구체적 조언에서 우리는 침체한 한국 시민사회운동이 귀담아 들어야 할 유용한 지침뿐 아니라, 현재진행중인 한국의 국가폭력에 저항할 혜안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 머리말 감사의 말 옮긴이 해설


1장 부인의 초보적 형태
심리적 위상 -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
'부인'의 내용
문자적 부인 | 해석적 부인 | 함축적 부인
조직
개인적 부인 | 공식 부인 | 문화적 부인
시간
역사적 부인 | 동시대적 부인
행위 주체
피해자 | 가해자 | 방관자 : 사건현장의 방관자, 외부 방관자, 방관국가
공간과 장소 - 당신 자신의 땅 또는 다른 곳

2장 아는 것과 모르는 것 - 부인의 심리학
일상 속의 부인
현실-지식 | 현실-해석-함의 | 진실-기만 | 의식-무의식 | 경험-행동
'부인'의 정신분석학
기원 - 프로이트의 부인이론과 거부이론 : 현실과 의미, 지각 분할, 억압 대 부인, 의식 대 무의식 | 이후의 전개과정
거짓말과 자기기만
인지적 오류
의식 없는 자각 : 소극적 환각, 맹시, 잠재적의식적 자각 | 지각의 방어기제와 선택적 주의집중 | 인지적 오류와 추론적 실패 | 의식의 신비 | 인지적 구도

3장 부인의 실제 - 매커니즘과 수사적 장치
정상화
방어 기제와 인지적 오류
해명과 수사적 장치
책임의 부인 | 손해 끼침을 부인함 | 피해자를 부인함 | 비판자를 비판함 | 더 높은 차원릐 대의명분
공모와 은폐
일상의 방관자들
현장의 사람 숫자 | 모호성과 해석 | 예상되는 타인의 반응 | 보상의 기대.효용.리스크 | 사회정의와 형평성 | 죄책감과 책임 | 동일화

4장 인권침해의 해명 - 인권침해자와 공직자
인권침해자 - 부인으로서의 해명
'아는 것'의 부인 : 가상의 무지, 알 필요가 없었음, 알고 싶지 않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음, 구획화, 도덕적 모호성.도덕적 무관심.도덕적 맹점, 기억을 말하기 | 책임의 부인 : 복종, 순응, 필요성과 자기방어, 분할 | 손해를 부인함 | 피해자 존재를 부인함 | 비판자를 비판함 | 더 높은 차원의 충성심에 호소함 | 도덕적 냉담
공식 부인담론
고전적인 공식 부인 방식 : "아무일도 없다" - 문자적부인,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 해석적 부인, "이 사건은 정당화될 수 있다" - 함축적 부인 | 반박논리 | 부분적 시인

5장 과거의 차단 - 개인적인 기억들과 공적인 역사들
서곡 - 억압
개인적 기억, 개인적 과거
개인적 부인, 공적 역사
문자적 결백 | 몰랐음 | 잊었음 | 실토
집단적 부인, 공적 역사
고전적인 은폐 | 국가주도의 부인 |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부인 | 문화적 망각

6장 방관국가들
서곡 - "그런 일이 우리한테 일어날 순 없다"
내부 방관자
상황들 | 정치문화 : 평범한 독일인, 두려움의 문화, 거짓 속의 삶, 이스라엘 - 특별한 경우?
외부의 청중
외부에서 아는 것 | 방관국가들 | 은유적 청중 | 순례자.관찰자.감시자

7장 고통의 이미지
미디어라는 야수 길들이기
이미지의 여과 | 이미지 보기
표현 그리고 기아선상의 아프리카 어린이
죄책감 물고 늘어지기 | 개인화 | 취약성 | 동일시
계몽 피로증
진실의 목격 | 진실 피로증 : 정보과부하.투입량 과부하.포화, 정상화와 일상화, 둔감화.정신적 마비.심리적 황폐화, 온정 피로증.기부피로증

8장 호소 - 분노를 행동으로
캠페인의 서사 방식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 무엇이 문제인가 |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 단체는 어떤 일을 하는가 |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당신이 행동해야 하는 이유 | 마지막 호소 : 긴박성, 분노를 행동으로, 이성
쟁점들
주의집중 : 극화, 충격, 생생한 이미지 | 부정적 이미지냐, 긍정적 이미지냐 |단순성 대 복합성 | 국가냐 쟁점이냐 | 지적인 부인 : 공식 부인을 반박함, 방관자의 소극성 비판 | 감정적 부인 : 분노, 죄책감, 동정.공감.동일화 | 행동과 자력화 : 미시적 권력, 거시적 권력 | 인권활동에 참여하기

9장 묘지를 파헤치고 상처를 건드리다 - 과거를 시인함
시인의 열가지 양식
진실위원회 | 형사 재판 | 대대적인 숙정 | 배.보상 | 이름을 공개하고 모욕을 가함 | 과거사의 부인을 불법화함 | 추모와 기념 | 속죄와 사과 | 화해 | 재건
시인과 사회통제
강박적 시인
탈근대적 시인

10장 지금 당장 시인하라
시인의 의미
아그네스 바이스 부인 | 레나 |니키 두 프리즈 | 장 밥티스트 은테투루예
진실 이야기하기
자각 | 도덕적 증언 | 내부고발 | 거짓 속에서 살지 않기
개입 - 사회친화적 행동과 이타주의
더 많이 시인하게 하려면
교육과 예방 | 법적인 강제 : 부인을 범죄로 지정함, 기억해야 할 의무, 도와야 할 의무, 알아야 할 의무 | 호소 | 시인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줌 : 윤리적 유산, 윤리적 투자, 기금조성용 신용카드, 선행용 잔돈, 정치적으로 옳은 소비, 기분 좋게 선행하는 법

11장 우리는 부인의 문화로 향하는가
지성적 부인
서사와 진실게임 | 도덕적 상대주의
다소 부인?
더 많은 부인? | 더 많은 시인? | 경계선
사진은 결코 거짓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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