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9
ChapterⅠ
서론 19
1. 연구 배경 및 목표 21
2. 연구 내용 및 구성 32
ChapterⅡ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환경 변화 43
1. 선행연구 검토 45
2. 변화하는 국제-한반도 환경 52
3.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미동맹 64
4. 새로운 평화체제 논의의 필요성 68
ChapterⅢ
도전: 북한의 인식과 접근 71
1. 냉전기 정전체제: 북한의 대남정책과 평화 문제 75
2. 탈냉전기 북핵체제: 북한의 국가전략과 평화체제 문제 87
3. 정책적 고려사항 103
ChapterⅣ
조건: 북핵 문제의 진전 107
1. 담대한 구상 추진과 한반도 평화체제 109
2. 북핵 협상 시기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115
3. 비핵-평화체제 메커니즘의 구축 118
4. 정책적 고려사항 133
ChapterⅤ
질서: 정치적‧군사적 차원의 접근 137
1. 기본 접근 방향 142
2. 담대한 구상과 정치‧군사 분야 147
3. 정치적‧군사적 차원의 쟁점과 한미동맹 차원의 고려사항 153
4. 담대한 구상 단계별 추진 전략 182
ChapterⅥ
결론: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미동맹에의 함의 197
참고문헌 209
본 연구는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한 기존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급변하는 국제질서,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 남북관계 변화 등 2024년 현재 전략환경을 반영하여 새로운 평화체제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에서 비핵화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로서 제안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점검하고,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정책적 기여를 도모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특히 기존의 평화체제 연구에서 많이 활용해온 소극적‧적극적 평화 개념 외에 국제정치학에서 전쟁부터 평화까지의 상태를 열전(hot war), 냉전(cold war), 차가운 평화(cold peace), 따듯한 평화(warm peace)로 구분해서 분석하는 틀과 질서의 개념을 통해, 한반도 평화질서(peace order)를 확보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평화체제를 실현하는 방향임을 강조한다. 즉 실질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북핵-억제 메커니즘의 공고함과 비핵화의 진전을 통해 한반도의 안보질서를 확립하는 차가운 평화를 추구하고, 이의 안정화 및 지속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따뜻한 평화의 상태로 진입하는 방향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기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적극적 평화 추구나 따뜻한 평화 상태로의 진입에만 몰두되어 있거나, 또는 선 비핵화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평화체제 관련 논의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던 선례가 있었다. 동 연구에서는 평화질서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평화체제 논의를 보다 확장하고자 했다. 즉 차가운 평화에서 따뜻한 평화 모두 평화질서로 이해할 수 있는데,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규칙과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통해 우리는 실질적 따뜻한 평화 단계로, 나아가 궁극적인 통일 한반도라는 뜨거운 평화(hot peace)까지 지향할 수 있다고 상정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지난 70년의 분단 질서 속에서 냉전과 탈냉전을 거치면서 시도되어왔던 다양한 평화체제 진전 노력과 실패의 경험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에 있어 번번이 발목을 잡은 것은 비핵화 문제였던 만큼, 차가운 평화를 보다 공고히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접근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III장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의 도전요인으로 북한의 평화에 대한 인식과 접근을 냉전기-탈냉전기 간 특징과 연속성을 통해 날카롭게 분석하고자 했다. IV장에서는 한반도 평화 논의의 핵심 조건으로 북핵 문제의 진전을 식별하고, 핵협상과 연계한 평화체제 논의의 고려사항을 분석하여 제시한다. V장에서는 비핵화의 진전과 함께 평화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정치적‧군사적 차원의 쟁점과 담대한 구상의 단계별 추진 전략을 제시하였다. 특히 지난 기간 비핵화 협상 및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 동맹 차원의 다양한 쟁점이 제기되었던 바, 이를 고려한 한미관계 차원의 고려사항을 제시하고자 했다.
본 연구는 다섯 가지의 고려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과정이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님을 동맹 및 우방국, 지역 및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통해 국제연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 북한 핵문제는 단순한 군사적 차원의 위협을 넘어 지역과 국제질서를 흔드는 실존적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보편 가치인 평화를 추구하는 관점에서 주변국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공조가 절실함에 따라, 동맹 및 우방국을 대상으로 동 문제가 정책적 우선순위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 북핵 및 한반도 안보환경에 있어 한미동맹 차원의 공조가 핵심이다. 특히 이상주의적 접근을 벗어나 상황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기반으로 북핵-억제 메커니즘의 안정화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한 차가운 평화질서를 우선적으로 유지‧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양국 간 공감대의 지속을 위해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한‧미‧일 3국 협력의 활용 등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북 억제 기제의 제도화와 활성화에 대해 특히 미국의 신행정부의 지지가 지속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입장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북핵‧한반도 문제를 통해 미국이 국제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 차원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거나, 침해당할 수 있음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셋째, 만약 북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된다면, 미북 협상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큰 바, 한미 간 공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리스 또는 트럼프 행정부 등장 시 미국이 모든 가능성을 열고, 단기간 가시적 성과를 위해 중간단계를 염두에 둔 군비통제적 접근을 활용할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입장과 우려를 전달하면서 동시에 북한이 군비통제적 접근을 활용할 가능성도 제시함으로써, 미국이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데 다양한 고려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넷째, 핵협상에서 평화체제 논의 시 북한의 ‘안보우려’에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다. 탈냉전기 북핵체제에서 평화체제 논의가 북한에 유리하게 변화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의 안전보장과 관련하여 주한미군 문제나 한미 연합훈련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등 기존의 주장이 되풀이하거나 이에 미국이 호응하는 방향은 북핵-억제 메커니즘의 안정적 관리를 흔드는 조치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 간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은 한반도 안보질서 확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자, 오랜기간 북한이 추구해 온 쐐기전략을 통한 동맹 와해 목표에 노출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다섯째, 담대한 구상을 추진하고 비핵화의 진전도 있어야 평화체제 논의가 가능하다. 불확실한 현실과 넘어야 할 과정이 많은 상황에서도 우리는 철저한 준비를 경시해서는 안된다. 전략환경의 변화는 갑자기 다가올 수 있고, 더욱이 우리는 상황을 주도할 강대국의 위치도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담대한 구상 차원에서 단계별 추진 전략은 여건 조성 시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일 한반도이다. 통일은 우리의 헌법적 가치임과 동시에 미래 비전이기도 하다. 현재의 한반도의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평화적 질서 구축을 통해 실질적인 평화체제를 달성함으로써 통일 한반도를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우리의 미래 비전이다. 담대한 구상은 이전 정부들의 선례를 검토하고, 현 상황을 반영하여 도출된 주요 대북정책으로 여전히 가동 중이다. 결정적인 계기는 어느 순간 찾아올 수 있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여러 움직임이 모여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