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은 형식과 내용, 등장 무기에서 기존과는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야간 시간대를 활용하여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형식을 취했다. 각종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무하는 차원과 코로나 국면에서 국제사회에 효과적으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인민에 대한 감사 표시, 코로나19 투쟁에서의 승리, 대남 유화메시지, 전쟁억제력 강화 등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가혹하고 장기적인 제재’, ‘비상방역’, ‘혹심한 자연피해’ 등과 싸우며 헌신하는 인민들과 군대에 대한 감사에 연설의 3분의 1을 할애했다. 이례적으로 대남메시지가 짧지만 강렬하게 발신됐다. 당장의 대화보다는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한 남북관계 카드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핵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 없이 ‘전쟁억제력’이란 순화된 표현으로 향후 불확실한 대외정세를 관리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지만, 신종 무기 등장을 통해 우회적인 대미 압박 의도 역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