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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단의 섬, 민통선을 걷는다!
남북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곳. 우리가 흔히 “비무장지대(DMZ)”라고 부르는 곳이다. 서로 확성기를 울리며 공격하던 풍경은 사라졌지만 지뢰지대와 한국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여러 고지의 풍경만으로도 살벌한 곳이 바로 비무장지대 일원이다. 민통선은 바로 이 비무장지대가 만들어낸 민간인 출입제한구역이다. 이 책이 말하는 비무장지대 혹은 민통선은 분단과 전쟁이 낳은 상징적인 개념이다. 그런데 요즘 이 금단의 땅이 뜨고 있다. 분단이라는 얼어붙은 공간이라는 인식을 넘어 생명과 평화의 땅, 역사와 문화가 보존된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60년 넘게 사람들의 통행을 가로막았던 철책은, 자연에게는 복이 되어 동식물들은 그 속에서 평화와 안식을 누렸고 천혜의 자연경관과 역사유적들은 훼손을 면했다.
이렇게 사람에게는 분단의 섬이지만 자연에게는 낙원이 된 바로 이곳에, 한반도의 문화유산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철책을 열고 조심스레 한 발 내디디면 금강산이나 제주도 뺨 칠 만큼 아름다운 주상절리와 폭포가 자리해 있고, 김유신, 허준, 경순왕, 관미성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렇게 철책과 담장으로 가로막힌 민통선을 발로 뛰고 누비며 우리 민족의 역사?문화유산을 세밀하게 답사한 지식기행이다.
우선 임진강과 한탄강을 끼고 금단의 땅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면, 화산인 오리산 및 검불랑의 용암이 빚어낸 수직단애를 비롯해 천혜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곳은 바로 선사시대 사람들이 강이라는 고속도로를 오가며 문명을 일구었던 곳. 그 충적대지에서 무시로 주울 수 있는 주먹도끼가 30만 년 전의 세상을 열어젖힌다.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반도의 심장
뿐만 아니라 고구려 유리왕의 핍박을 피해 망명한 백제 온조왕이 700년 사직의 둥지를 튼 흔적을 비롯해, 군사분계선이 반으로 가른 궁예의 태봉국 도성까지 만날 수 있다. 이곳은 1,400년 전에 신라와 당나라가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한판 국제전을 벌인 무대다. 바로 여기서 남북한을 포함한 19개국의 젊은이들이 “제3차 세계대전의 대체전”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전쟁을 치렀다. 특히 1,127일간의 한국전쟁 기간 중에 764일이 바로 이곳 비무장지대 일원의 강과 산에서 벌어졌으니…….
그 참혹한 전쟁이 낳은 고지들. 우리네 역사를 빼닮은 그 얄궂고 무시무시한 이름의 고지들을 먼발치에서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포연이 사라진 ‘비무장지대’라는 이름의 그곳은 여전히 ‘중무장지대’다. 한국전쟁 때 중국군이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에 이르기까지 구축한 지하 만리장성은 비무장지대를 5,000-7,000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단일 요새로 만들었다. 전쟁이 낳은 철책은 분단의 아픔을 낳긴 했지만 수풀더미 속에 온갖 자연유산과 역사?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보존해 주었다. 그리고 비무장지대 일원은 그대로 한반도 역사가 응축된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2년 6개월 동안 강화도에서 한반도 동단 고성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비무장지대 일원을 답사한 기록이다. 역사 및 자연유산뿐만 아니라 전쟁유산, 말하자면 ‘전쟁고고학’ 측면에서 비무장지대 일원의 역사와 유산까지 치열하게 담아냈다.
그러면 이제 선사시대의 자연과 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된 ‘풍요로운 자연사박물관’, 고대와 중세의 역사가 꿈틀거리는 ‘한반도의 역사박물관’, 그리고 고대전쟁-한국전쟁-분단-냉전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는 ‘살아있는 전쟁박물관’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남북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곳. 우리가 흔히 “비무장지대(DMZ)”라고 부르는 곳이다. 서로 확성기를 울리며 공격하던 풍경은 사라졌지만 지뢰지대와 한국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여러 고지의 풍경만으로도 살벌한 곳이 바로 비무장지대 일원이다. 민통선은 바로 이 비무장지대가 만들어낸 민간인 출입제한구역이다. 이 책이 말하는 비무장지대 혹은 민통선은 분단과 전쟁이 낳은 상징적인 개념이다. 그런데 요즘 이 금단의 땅이 뜨고 있다. 분단이라는 얼어붙은 공간이라는 인식을 넘어 생명과 평화의 땅, 역사와 문화가 보존된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60년 넘게 사람들의 통행을 가로막았던 철책은, 자연에게는 복이 되어 동식물들은 그 속에서 평화와 안식을 누렸고 천혜의 자연경관과 역사유적들은 훼손을 면했다.
이렇게 사람에게는 분단의 섬이지만 자연에게는 낙원이 된 바로 이곳에, 한반도의 문화유산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철책을 열고 조심스레 한 발 내디디면 금강산이나 제주도 뺨 칠 만큼 아름다운 주상절리와 폭포가 자리해 있고, 김유신, 허준, 경순왕, 관미성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렇게 철책과 담장으로 가로막힌 민통선을 발로 뛰고 누비며 우리 민족의 역사?문화유산을 세밀하게 답사한 지식기행이다.
우선 임진강과 한탄강을 끼고 금단의 땅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면, 화산인 오리산 및 검불랑의 용암이 빚어낸 수직단애를 비롯해 천혜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곳은 바로 선사시대 사람들이 강이라는 고속도로를 오가며 문명을 일구었던 곳. 그 충적대지에서 무시로 주울 수 있는 주먹도끼가 30만 년 전의 세상을 열어젖힌다.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반도의 심장
뿐만 아니라 고구려 유리왕의 핍박을 피해 망명한 백제 온조왕이 700년 사직의 둥지를 튼 흔적을 비롯해, 군사분계선이 반으로 가른 궁예의 태봉국 도성까지 만날 수 있다. 이곳은 1,400년 전에 신라와 당나라가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한판 국제전을 벌인 무대다. 바로 여기서 남북한을 포함한 19개국의 젊은이들이 “제3차 세계대전의 대체전”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전쟁을 치렀다. 특히 1,127일간의 한국전쟁 기간 중에 764일이 바로 이곳 비무장지대 일원의 강과 산에서 벌어졌으니…….
그 참혹한 전쟁이 낳은 고지들. 우리네 역사를 빼닮은 그 얄궂고 무시무시한 이름의 고지들을 먼발치에서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포연이 사라진 ‘비무장지대’라는 이름의 그곳은 여전히 ‘중무장지대’다. 한국전쟁 때 중국군이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에 이르기까지 구축한 지하 만리장성은 비무장지대를 5,000-7,000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단일 요새로 만들었다. 전쟁이 낳은 철책은 분단의 아픔을 낳긴 했지만 수풀더미 속에 온갖 자연유산과 역사?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보존해 주었다. 그리고 비무장지대 일원은 그대로 한반도 역사가 응축된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2년 6개월 동안 강화도에서 한반도 동단 고성까지 발품을 팔아가며 비무장지대 일원을 답사한 기록이다. 역사 및 자연유산뿐만 아니라 전쟁유산, 말하자면 ‘전쟁고고학’ 측면에서 비무장지대 일원의 역사와 유산까지 치열하게 담아냈다.
그러면 이제 선사시대의 자연과 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된 ‘풍요로운 자연사박물관’, 고대와 중세의 역사가 꿈틀거리는 ‘한반도의 역사박물관’, 그리고 고대전쟁-한국전쟁-분단-냉전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는 ‘살아있는 전쟁박물관’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목차
들어가면서|‘분단의 현장’에서 캐낸 ‘역사의 조각들’
제1부 문명의 탯줄
1장 한반도 문명을 잉태한 평강 오리산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철원 들판
2장 30만 년 전으로 떠나는 구석기 여행
-문명의 길목, 중동은 영원한 화약고?
3장 중학교 발굴단이 찾아낸 무릉도원
-1,280미터의 고층습지, 용늪
제2부 난세의 여울
4장 온조ㆍ소서노의 발자취, 백제 적석총
-점심을 먹다가 발견한 학곡리 적석총
5장 육계토성은 한성백제의 첫 도읍?
-반드시 풀어야 할 수수께끼
6장 고구려-백제 106년 전쟁의 분수령이 된 관미성 전투의 무대, 오두산성
-바둑에 빠져 나라를 망친 개로왕
7장 천자를 칭한 고구려의 최전방 사령부, 호로고루
-진군을 독려한 ‘변방의 소리’
8장 다섯 번째 진흥왕순수비로 추정되는 적성 감악산 비석
-철원 고석정 비(碑)의 주인공은 진평왕? 진흥왕?
9장 국제 전쟁터가 된 파주 적성 칠중성
-대검의 칼날을 향해 온몸을 던진 영국군
10장 방치된 매소성 대첩의 현장, 대전리 산성
-명문가의 기본을 보여 준 김유신 가문
11장 궁예가 웅지를 편 대동방국의 도읍, 태봉국 도성
-궁예 전설이 깃든 ‘철의 삼각지대’
제3부 영욕의 강산
12장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신하가 임금을 버린 무대, 파주 임진진
-‘바보 장군’ 유극량 이야기
13장 인조반정군의 본거지, 파주 군내 덕진산성
-하얀 깃발에 몸을 내던진 사연
14장 병자호란 김화대첩의 무대, 김화 생창리 전적지
-홍명구ㆍ유림 장군의 합사(合祀)를 반길 수 없는 이유
15장 솜옷을 방탄조끼 삼아 외세침탈을 막아낸 강화도 돈대
-푸에블로호와 맞교환될 뻔한 수자기
제4부 믿음의 성지
16장 금강산 끝자락에 걸린 호국불교의 성지, 고성 건봉사
-무차별 공습, 포탄 10만 발에 초토화된 건봉사
17장 지장신앙의 성지마저 불태운 전쟁과 분단의 현장, 보개산 석대암
-오비이락에 깃든 깊은 뜻
18장 주임원사가 찾아낸 지뢰지대 미륵불, 파주 백학산 고려불상
-여의도 면적의 23배에 이르는 미확인 지뢰밭
제5부 삶과 죽음의 공간
19장 승리한 패배자가 잠든 연천 고랑포 경순왕릉
-경순왕이 고랑포에 묻힌 까닭은?
20장 한씨 가문이 권씨 무덤을 600년 모신 서곡리 벽화묘
-고려시대의 전통 양식과는 딴판인 서곡리 벽화
21장 원나라를 쥐락펴락한 전(傳) 기황후의 묘
-기황후가 퍼뜨린 고려판 ‘한류’
22장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위대한 은둔자, 이양소 선생 묘
-‘은둔’도 고도의 정치적 행위일까?
23장 두 동강 비석으로 현현한 의성(醫聖) 허준 묘
-최초의 국제적 베스트셀러, 『동의보감』
24장 등거리 외교의「히든카드」, 김응하 장군의 ‘빈 묘’
-백골이 될 때까지 부림을 당한 파병군 병사
제6부 전쟁의 그늘
25장 설전(舌戰)의 희생양이 된 혈전(血戰)의 현장들
-적의 목을 졸라라!
26장 제3차 세계대전의 대체전이 벌어진 ‘전쟁의 추억’
-한국전에서 빛난 노블리스 오블리제
27장 중국군이 쌓은 4,000킬로미터의 지하 만리장성
-원자탄으로 불바다가 될 뻔한 평강고원
28장 ‘중무장지대’가 된 ‘비무장지대’
-냉전의 얼굴에서 화합의 얼굴로 바뀐 판문점
추천사|민통선 유적들을 제대로 만나는 최초의 책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