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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오늘 한반도에는 두 개의 국가적 실체를 지닌 정권이 병존하고 있다. 한민족 안에 두 개의 다른 정치체제와 정권이 존재한다. 특수한 상호관계를 가지는 두 개의 국가가 다투는 두 형제처럼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에의한 강제병합 100년, 광복 65년, 6ㆍ25전쟁 60년이 지났음에도, 한반도는 세계유일의 분단 고도(孤島)로 남아 있다. 전 세계차원의 냉전적 대결구도는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으로 붕괴되었으나, 아직도 한반도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대결구도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우리 민족의 분열과 통합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오늘의 분단문제는 언젠가는 반드시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통일을 감상적 차원에서 희구하기만 하거나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통일은 민족숙원으로만 남을 수 있다. 그리고 분단구조가 우리 민족의 번영된 미래를 옥죄는 질곡으로 장기화될 수도 있다. 우리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그 길은당겨질 수도 있고, 늦추어질 수도 있다. 통일을 갈구하는 것 못지않게, 다양한 방면에서 이질화된 제도와 의식을‘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이루려는 의도적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사회에는 권위주의 정부의 강력한 국가통제 아래 국가주도의 통일논의만 존재하였다. 이 시기 통일담론을 반공ㆍ안보담론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 내용도 민족에 기초한 통일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1987년 이후 시민사회가 성장하는가운데 국내적으로 민주화가 확대되고, 국제적으로 탈냉전의 시대적 조류가 확산되자, 통일 분야에서도 ‘이념의 정치’와 ‘대결의 남북관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대두되었다. 이 흐름이 김영삼ㆍ김대중ㆍ노무현 정부를거치면서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의 통일담론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는지난 10여 년간 추진된 통일정책의 공과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분단관리를 넘어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새로운 통일담론을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학계와 시민사회도 논쟁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평화의 가치가 더 중요한가, 아니면 통일의 가치가 더 중요한가? 이 문제는 결코 이분법적으로 질문하고, 답할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 분단구조가 갖고 있는 남북관계의 이중성에서 비롯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전쟁을 통해서 통일을 원하는 것이 아닐진대 어떻게 평화와 통일을 분리할 수 있겠는가. 통일은 평화적으로 달성되어야 하며, 또 그렇게 해야 국민적 동의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통일과 관련하여 우리헌법 또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그 전문에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ㆍ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헌법 4조는“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통일문제에 접근하는 기본적 관점 또한 헌법의 가치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점차 통일무용론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그원인은 분단의 고착화로 말미암아 국민들의 관심퇴조와 월남세대의 감소, 그리고 통일비용에 대한 그릇된 오해도 한몫하였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통일의 길은 더욱 험난하고 어려워질 수 있다.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기반을 조성하고, 국민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통일교육에 대한 체계적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기존 통일교육이 북한실태 또는 정부의 통일정책 홍보에 치중하다 보니, 국민 정서와 괴리감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조성되었다. 예컨대 북한실태 교육은 북한실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시킴으로써 통일유보론 내지 반통일론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통일정책 홍보는 남남갈등의 심화와 맞물려 소극적 또는 비판적 통일교육의 양상으로도 나타났다. 따라서 통일비전 및 통일국가상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이고도 객관적인 통일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통일의지를 제고하여 통일대비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진행된 통일교육은 수많은 논의와 노력을 통해 방향, 목표, 내용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교육체계와 내용을 제시하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 이 같은 점을 반성하고,2011년 통일연구원은 헌법 제4조 정신과 통일교육지원법 제2조 규정에 따라 올바른 통일교육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학계ㆍ교육계ㆍ시민사회단체ㆍ언론계ㆍ종교계ㆍ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일운동에 종사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10차례에 걸쳐 ‘2011KINU 통일교육 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는 총 23명의 발표자와 86명의 토론자가 참여하였다. 본서는 포럼에서 발표된 15편의 논문을 가려 뽑은 것이다. 최종 결과물은 통일교육을 진행하는 시민사회단체에 도움이 되도록 동영상ㆍ 파워포인트ㆍ강의 교재를 함께 엮은 『통일교육 교재』로 발간될 예정이다. 아무쪼록 본서가 통일운동단체들에게 많이 읽혀지고, 통일교육현장에서 반영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포럼 진행과정에서 문인철ㆍ김민아 프로젝트 연구원이 특별히 고생을 많이 하였다. 이 지면을 빌려 감사를 표한다.
목차
발간사
사회통일교육
ㅇ 통일교육의 방향과 체계/ 한만길(한국교육개발원)
ㅇ 사회통일교육의 효율적 실행방안 / 김영수(서강대학교)
ㅇ 사회통일교육의 현황: 문제점과 해결방안 / 이영동(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ㅇ 가상공간과 사이버공간을 활용한 통일교육 / 양정훈(수원대학교)
ㅇ 청년층을 위한 통일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 전병길(예스이노베이션컨설팅)
ㅇ 시민·사회단체 통일교육 수요조사 분석 / 허문영 ? 권오국(통일연구원)
학교통일교육
ㅇ 학교통일교육의 문제점 및 나아가야 할 방향: 통일교육 콘텐츠에 대한 제언 / 박찬석(공주교육대학교)
ㅇ 학교통일교육의 주요 방향에 대한 성찰 / 오기성(경인교육대학교)
ㅇ 현행 학교통일교육체제의 문제점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학교통일교육체제 추구 / 송두록(서울고등학교)
학제적 사회통일교육
ㅇ 통일교육과 한반도형 평화인문학 / 김병로(서울대학교)
ㅇ 통일교육과 인문학의 만남 / 전영선(건국대학교)
ㅇ 방송에서 바라본 통일교육 / 공용철(KBS)
ㅇ 분열과 통합의 역사에 대한 회고와 전망: 지구사적 관점에서 / 권희영(한국학중앙연구원)
ㅇ 종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통일교육 / 정용길(동국대학교)
탈북자의 시각
ㅇ 탈북자들의 사회통일교육 참여 현황 분석 / 김흥광((사) NK지식인연대)
ㅇ 탈북자의 시선, 통일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 이애란(경인여자대학)
[부록] 통일교육 콘텐츠 수요조사 설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