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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새마을운동의 추억
새마을운동은 한국국민들에게 결정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1970년대에 일어난 새마을운동이 농촌 근대화를 이루었으며, 우리가 잘살 수 있게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에 대한 학계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한쪽 진영에서는 새마을운동을 국가의 강제적 농민동원운동이었다고 폄하하며, 다른 쪽 진영에서는 새마을운동이 농민들의 자발적 의지로 일어난 민족적 성취라고 찬양한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이 전개된 과정을 살펴보면 그런 식의 단순한 평가가 가능한지 의문이 생긴다. 새마을운동의 전개와 확장은, 그리고 그와 관련한 농민들의 변화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새로운 평가의 시도
이 책은 그간 새마을운동에 대한 지엽적이고 단정적인 평가에서 벗어나서, 새마을운동이 실제로 어떤 운동이었는지, 그 성과는 어땠는지, 운동에 참여한 개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원조 모델로서 새마을운동이 세계로 전파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래서 운동의 열기는 사실상 사그라졌지만, 운동의 기억만은 여전히 남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평가한다. 새마을운동이 왜 아직까지 우리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 추적하는 것은, 단지 지나간 역사적 사건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의미를 되짚어주기에 중요하다.
다양한 시각에서 새마을 운동을 바라보다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새마을운동에 접근하고 그것을 평가한다. 먼저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새마을운동의 성과에 대해 분석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새마을운동을 성공적인 농촌자립운동으로 기억하고 있다. 과연 이런 기억이 사실인지 각종 여론조사, 경제지표 등 관련된 다양한 통계 자료를 통해 새마을운동의 실제적인 성과를 살펴본다. 그리고 새마을운동 과정에서 근대적 주체로 성장한 부녀지도자들과 새마을지도자들의 활약상을 들여다본다. 새마을운동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새마을지도자들의 헌신은 결정적인 동력이었다. 이들이 왜 그렇게 새마을운동에 몸과 마음을 다 바쳤는지, 그들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그리고 새마을운동이 해외로 전파되어 성공을 거둔 사례도 만나볼 수 있다. 새마을운동은 저개발 국가의 원조 모델로 여러 나라에 전수되고 있다. 이 중 성공 사례를 통해 새마을운동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은 무엇인지 고찰해본다. 그리고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억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새마을운동이 어떤 의미인지 평가한다. 국민들이 왜 새마을운동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명암, 국가와 국민이 갈등하고 타협하던 양상, 나아가 현재 우리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새마을운동인가?
그동안 새마을운동에 대한 연구는, 그것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 평가하려는 이분법적 도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는 새마을운동이 실제로 어떤 운동이었는지 밝히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경험한 농촌주민들의 구술을 연구 소재로 삼는 것도 이러한 시도의 일환이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새마을운동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민중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는 것도 새마을운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새마을운동일까? 이미 지나간 시절의 상징이자 촌스러움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새마을운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구술자들과의 면담에서 이러한 물음의 해답을 찾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이미 흘러간 추억이지만 그 추억은 여전히 우리의 정신과 감수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단지 지나간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상징으로서 우리의 삶의 태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문제는 이처럼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억에 담긴 복잡다단하고 역설적인 현실이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찬사와 추억은 유신체제 몰락 이후의 새마을운동이 아니라, 1970년대에 유신이념의 실천도장이라고 선전되었던 바로 그 새마을운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농촌 해체에 직면한 농민층이, 한때 자신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공이었다고 자부하던 시절에 강한 향수를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더 주목할 부분은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이 단지 박정희 시대의 아이콘이나 ‘한때의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하면 된다’는 이른바 새마을정신의 이름으로 살아남아 지금도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새마을운동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새마을운동, 특히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고찰하고 평가하는 책이다. 현재까지 일부에서 명맥을 이어오고는 있지만, 새마을운동은 1970년도에 시작되어 박정희의 사망 이후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새마을운동은 사실상 1970년대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범국민운동으로 홍보되었지만 사업 내용이나 성과를 봤을 때, 농촌 지역에서 시작되어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새마을운동은 일종의 농촌개발운동이라고도 볼 수 있다.
즉, 새마을운동이 여러 여론조사들에서 대한민국 창립 이래 결정적인 정책 혹은 사건으로 꼽히고 있지만, 사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새마을운동을 경험했거나 그것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목격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1장 「새마을운동시기 국가와 농민의 정치경제학」에서는 새마을운동의 실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각종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이 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새마을운동을 통해 정부가 의도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내무부와 같은 국가기관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새마을운동의 실상을 알려준다. 그리고 새마을운동 추진 실적, 연도별 농가소득 구성 등의 통계를 이용해서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서 새마을운동으로 박정희와 그 체제가 의도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이 책을 통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개발사업만은 아니었다. 새마을운동은 일종의 특정한 형태의 주체를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는 것이 이 책에서 지적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제2장 「1970년대 농촌 여성들의 자본주의적 개인되기」, 제5장 「새마을지도자 ‘만들기’와 ‘되기’ 사이에서」는 다양한 구술 자료와 면담을 제시하면서 새마을운동을 경험한 농민들, 새마을지도자들 그리고 부녀자들이 근대적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4장 「1970년대 새마을운동에서 마을공동체의 역동성 비교 연구」에서는 사회 자본의 관점에서 새마을운동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유사한 조건에서 다른 결과를 보인 두 마을의 새마을운동 사례를 통해 마을공동체의 역할이 새마을운동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펴본다. 제6장 「1970년대 농촌새마을운동과 농촌 사회의 집합적 참여」에서는 공동체적 전통이 새마을운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연구한다. 새마을운동은 구시대적이고 비합리적 관습들을 없애려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농촌의 전통적 협동 양식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이처럼 다양한 맥락에서 새마을운동을 평가하고 고찰하는 시도를 통해 새마을운동의 실체에 접근한다.
2014년에서 바라본 1970년대 새마을운동
새마을운동이 과거의 사건일 뿐이라면 굳이 그것을 들추고 평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삶과 현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3장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주의 새마을사업」은 해외에 새마을운동이 적용되어 성공적으로 정착된 사례를 다루고 그 원인을 분석한다. 새마을운동은 국제사회에서 빈곤국 원조 모델로 주목받아 여러 나라에 전파되고 있으며 단지 물적인 원조가 아니라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의 원조라는 점에서 학술적인 연구의 대상이다. 이 책에서는 어떤 수하는, 어떤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졌는지 고찰함으로써 새마을운동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만약 새마을운동이 우리 농촌을 빈곤에서 탈출하게 만든 중요한 계기였다면, 다른 저개발 국가들도 새마을운동을 통해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인을 지배하는 정신의 기원을 새마을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경제개발 운동이 아니었다. 새마을운동의 3대 목표인 ‘정신계발, 소득증대, 환경개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박정희 체제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국민들이 특정한 정신과 태도를 갖도록 만들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여러 자료와 문헌, 면담을 토대로 새마을운동 과정에서 근대적 주체로 성장한 농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농민들은 1970년대에 농업 부문에서 일어난 급격한 변화 때문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국가가 요구하는 ‘자조하는 농민’이 되었다. 새마을운동의 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이 자조정신이 우리 국민들의 태도에 근간이 되었다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한국국민들에게 결정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1970년대에 일어난 새마을운동이 농촌 근대화를 이루었으며, 우리가 잘살 수 있게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에 대한 학계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한쪽 진영에서는 새마을운동을 국가의 강제적 농민동원운동이었다고 폄하하며, 다른 쪽 진영에서는 새마을운동이 농민들의 자발적 의지로 일어난 민족적 성취라고 찬양한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이 전개된 과정을 살펴보면 그런 식의 단순한 평가가 가능한지 의문이 생긴다. 새마을운동의 전개와 확장은, 그리고 그와 관련한 농민들의 변화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새로운 평가의 시도
이 책은 그간 새마을운동에 대한 지엽적이고 단정적인 평가에서 벗어나서, 새마을운동이 실제로 어떤 운동이었는지, 그 성과는 어땠는지, 운동에 참여한 개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원조 모델로서 새마을운동이 세계로 전파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래서 운동의 열기는 사실상 사그라졌지만, 운동의 기억만은 여전히 남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평가한다. 새마을운동이 왜 아직까지 우리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 추적하는 것은, 단지 지나간 역사적 사건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의미를 되짚어주기에 중요하다.
다양한 시각에서 새마을 운동을 바라보다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새마을운동에 접근하고 그것을 평가한다. 먼저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새마을운동의 성과에 대해 분석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새마을운동을 성공적인 농촌자립운동으로 기억하고 있다. 과연 이런 기억이 사실인지 각종 여론조사, 경제지표 등 관련된 다양한 통계 자료를 통해 새마을운동의 실제적인 성과를 살펴본다. 그리고 새마을운동 과정에서 근대적 주체로 성장한 부녀지도자들과 새마을지도자들의 활약상을 들여다본다. 새마을운동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새마을지도자들의 헌신은 결정적인 동력이었다. 이들이 왜 그렇게 새마을운동에 몸과 마음을 다 바쳤는지, 그들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그리고 새마을운동이 해외로 전파되어 성공을 거둔 사례도 만나볼 수 있다. 새마을운동은 저개발 국가의 원조 모델로 여러 나라에 전수되고 있다. 이 중 성공 사례를 통해 새마을운동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은 무엇인지 고찰해본다. 그리고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억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새마을운동이 어떤 의미인지 평가한다. 국민들이 왜 새마을운동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명암, 국가와 국민이 갈등하고 타협하던 양상, 나아가 현재 우리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새마을운동인가?
그동안 새마을운동에 대한 연구는, 그것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 평가하려는 이분법적 도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는 새마을운동이 실제로 어떤 운동이었는지 밝히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경험한 농촌주민들의 구술을 연구 소재로 삼는 것도 이러한 시도의 일환이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새마을운동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민중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는 것도 새마을운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새마을운동일까? 이미 지나간 시절의 상징이자 촌스러움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새마을운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구술자들과의 면담에서 이러한 물음의 해답을 찾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이미 흘러간 추억이지만 그 추억은 여전히 우리의 정신과 감수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단지 지나간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상징으로서 우리의 삶의 태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문제는 이처럼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억에 담긴 복잡다단하고 역설적인 현실이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찬사와 추억은 유신체제 몰락 이후의 새마을운동이 아니라, 1970년대에 유신이념의 실천도장이라고 선전되었던 바로 그 새마을운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농촌 해체에 직면한 농민층이, 한때 자신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공이었다고 자부하던 시절에 강한 향수를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더 주목할 부분은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이 단지 박정희 시대의 아이콘이나 ‘한때의 추억’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하면 된다’는 이른바 새마을정신의 이름으로 살아남아 지금도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새마을운동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새마을운동, 특히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고찰하고 평가하는 책이다. 현재까지 일부에서 명맥을 이어오고는 있지만, 새마을운동은 1970년도에 시작되어 박정희의 사망 이후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새마을운동은 사실상 1970년대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범국민운동으로 홍보되었지만 사업 내용이나 성과를 봤을 때, 농촌 지역에서 시작되어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새마을운동은 일종의 농촌개발운동이라고도 볼 수 있다.
즉, 새마을운동이 여러 여론조사들에서 대한민국 창립 이래 결정적인 정책 혹은 사건으로 꼽히고 있지만, 사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새마을운동을 경험했거나 그것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목격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1장 「새마을운동시기 국가와 농민의 정치경제학」에서는 새마을운동의 실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각종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이 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새마을운동을 통해 정부가 의도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내무부와 같은 국가기관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새마을운동의 실상을 알려준다. 그리고 새마을운동 추진 실적, 연도별 농가소득 구성 등의 통계를 이용해서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서 새마을운동으로 박정희와 그 체제가 의도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이 책을 통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개발사업만은 아니었다. 새마을운동은 일종의 특정한 형태의 주체를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는 것이 이 책에서 지적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제2장 「1970년대 농촌 여성들의 자본주의적 개인되기」, 제5장 「새마을지도자 ‘만들기’와 ‘되기’ 사이에서」는 다양한 구술 자료와 면담을 제시하면서 새마을운동을 경험한 농민들, 새마을지도자들 그리고 부녀자들이 근대적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4장 「1970년대 새마을운동에서 마을공동체의 역동성 비교 연구」에서는 사회 자본의 관점에서 새마을운동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유사한 조건에서 다른 결과를 보인 두 마을의 새마을운동 사례를 통해 마을공동체의 역할이 새마을운동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펴본다. 제6장 「1970년대 농촌새마을운동과 농촌 사회의 집합적 참여」에서는 공동체적 전통이 새마을운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연구한다. 새마을운동은 구시대적이고 비합리적 관습들을 없애려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농촌의 전통적 협동 양식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이처럼 다양한 맥락에서 새마을운동을 평가하고 고찰하는 시도를 통해 새마을운동의 실체에 접근한다.
2014년에서 바라본 1970년대 새마을운동
새마을운동이 과거의 사건일 뿐이라면 굳이 그것을 들추고 평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삶과 현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3장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주의 새마을사업」은 해외에 새마을운동이 적용되어 성공적으로 정착된 사례를 다루고 그 원인을 분석한다. 새마을운동은 국제사회에서 빈곤국 원조 모델로 주목받아 여러 나라에 전파되고 있으며 단지 물적인 원조가 아니라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의 원조라는 점에서 학술적인 연구의 대상이다. 이 책에서는 어떤 수하는, 어떤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졌는지 고찰함으로써 새마을운동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만약 새마을운동이 우리 농촌을 빈곤에서 탈출하게 만든 중요한 계기였다면, 다른 저개발 국가들도 새마을운동을 통해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인을 지배하는 정신의 기원을 새마을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경제개발 운동이 아니었다. 새마을운동의 3대 목표인 ‘정신계발, 소득증대, 환경개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박정희 체제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국민들이 특정한 정신과 태도를 갖도록 만들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여러 자료와 문헌, 면담을 토대로 새마을운동 과정에서 근대적 주체로 성장한 농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농민들은 1970년대에 농업 부문에서 일어난 급격한 변화 때문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국가가 요구하는 ‘자조하는 농민’이 되었다. 새마을운동의 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이 자조정신이 우리 국민들의 태도에 근간이 되었다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목차
제1부 국가, 근대적 주체 형성과 새마을운동
제1장 새마을운동 시기 국가와 농민의 정치경제학_황병주
제2장 1970년대 농촌 여성들의 자본주의적 개인되기: 새마을 부녀지도자의 노동활동 경험을 중심으로_최인이
제2부 새마을운동과 마을공동체의 변화
제3장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 주의 새마을사업: 마을 리더십의 성격과 역할_오유석·하재훈
제4장 1970년대 새마을운동에서 마을공동체의 역동성 비교 연구_이현정
제5장 새마을지도자 ‘만들기’와 ‘되기’ 사이에서: 구술을 통해 본 1970년대 새마을운동_윤충로
제6장 1970년대 농촌새마을운동과 농촌사회의 집합적 참여: 공동체적 전통의 활용을 중심으로_하재훈
제3부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평가와 대안
제7장 박정희 시대 국가의 통치 전략과 기술: 1970년대 농촌새마을운동을 중심으로_김보현
제8장 ‘유신이념의 실천도장’, 1970년대 새마을운동_이용기
부록_1970년대 농촌새마을운동 관련 계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