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사진과 우리의 전쟁기억, 그에 대한 역사사회학적 접근
이 책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통일학연구총서 30번째 결과물로서 한국전쟁의 사진자료, 특히 한국전쟁 참전 미군사진부대의 사진기록들을 중심으로 한 조사연구와 역사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과 이미지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전쟁의 기억이 어떻게 구성되었고 변화되었으며 국내외적 정치 환경이 그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 위해 한국전쟁의 스틸사진과 사진집의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주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소장된 자료로서 저자들이 현지에서 수집, 조사한 것이다.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 전쟁기억과 사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2장에서 실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 육군통신대 사진부대의 조직과 사진활동을 기록했다. 3장에서 한국전쟁 초기 미군 사진병의 아군, 적군, 민간인에 대한 시선을 그들의 시각을 통해 분석하고, 4장에서는 미군이 촬영한 한국전쟁 사진에서 재현되는 두 가지 측면, 즉 ‘우리’에 대한 원조와 재건의 시각과 파괴와 학살이라는 사각(死角)을 분석했다. 마지막 5장에서 그동안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에서 출간된 다양한 한국전쟁 사진집의 시각을 분석하고 어떠한 변화가 발생했는지 다루고 있다.
전쟁사진은 서로 적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된 것이므로 어느 한쪽의 시각만을 보여 주기 때문에 다양한 자료들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 저자는 탈냉전이 진행되었음에도 여전히 중국이나 북한에 소장된 사진들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거나 불가능한 현실을 지적하고, 향후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생 발전하는 미래를 위해 한국 사회 내부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를 시야에 넣고 서로의 전쟁기억 재생산장치들을 비교,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전쟁의 기억과 이미지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며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후속연구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