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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비폭력의 힘: 윤리학-정치학 잇기

대등서명
Force of nonviolence
발행사항
파주: 문학동네, 2021
형태사항
269 p. ; 22 cm
ISBN
9788954683852
청구기호
340.1 B985ㅂ
일반주기
색인 수록 원저자명: Judith Butler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9537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9537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비폭력’의 정치적 윤리적 실천의 기틀을 놓기 위한 버틀러의 핵심 메시지를 갈무리한 책

“이 책에서 나는 상호의존성에 대한 정신분석적 이해와 사회적 이해 사이를 오가면서 비폭력 실천의 기틀을 새로운 평등주의적 상상계 안에 놓아보고자 한다… 비폭력을 힘과 연결한다는 것은, 비폭력이 약하고 무익한 수동성이라는 관점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거부하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_주디스 버틀러

이 책은 2014~2019년 여러 대학 및 연구단체에서 행한 버틀러의 강연과 그간의 관련 연구를 ‘비폭력의 힘’이라는 화두로 갈무리해 2020년에 펴낸 책이다. 자본주의-신자유주의 및 내셔널리즘의 가속화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박탈과 불평등, 이민자․난민․인종․성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과 배제, 코로나로 인한 다방면의 불평등과 개인주의의 만연 등 현재 여러 갈등과 사회적 삶이 불안정한 폭력장으로 드러난 세계에서 어떻게 너와 나가 아닌 ‘관계적 존재’로서 우리 서로가 공동체의 정치적 윤리적 힘으로 평등한 세상을 엮어나갈 수 있을지, 버틀러는 이 책에서 그 기본적인 토대를 놓는 필수불가결한 힘으로서 ‘비폭력’을 성찰한다.
대표작 『젠더 트러블』(1990) 이후 30년 만에 문학동네에서 소개하는 버틀러의 신간 『비폭력의 힘』(2020)은, 그간 『젠더 허물기』(2004), 『위태로운 삶』(2004), 『윤리적 폭력 비판』(2005), 『주디스 버틀러,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2012),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2015) 등에서 다룬 현실 정치에서의 약자(성소수자, 테러나 전쟁으로 인한 난민, 시민권을 박탈당한 불법체류자, 성차별 및 인종차별 희생자들 등)에게 가해진 폭력에 관한 다양한 통찰을 통해, 정치적인 것에서 윤리적인 것의 몫을 위한 자리이자 이 둘을 연결하는 힘으로서 ‘비폭력’을 상정한다. 그간 개진해온 젠더 규범의 행위주체성과 연결되는 ‘수행성’ 개념과 생명정치 권력이 작동하는 투쟁의 장에서 파괴와 멸실의 힘에 맞서 상호의존적 존재이자 몸을 지닌 주체로서의 ‘취약성’을 접합해, 버틀러는 비폭력을 통해 모든 생명이 살아나갈 수 있는 세계의 자유와 평등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평등주의 상상계를 꿈꾼다. 이로써 비폭력을 단순히 평화를 요구하는 고요하고 수동적인 힘이 아닌, 사랑과 미움의 괴로운 양가감정 속에서 살아나가는 주체로부터 터져나오는 분노와 공격과 울분의 공격적인 힘을 윤리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정치적 저항의 힘으로서 성찰한다. 또한 어떻게 국가권력이 폭력을 도구화하고 정당화하는지 그 도식의 맹점을 비판하면서, 생명에서의 애도가치의 평등을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상정한다.
다시 말해 부제 ‘정치학-윤리학 잇기’에서 보듯, 『비폭력의 힘』은 어떻게 비폭력의 윤리가 사회적 평등을 향한 정치적 투쟁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버틀러는 그간의 실천적 연구 주제와 사유를 집약적으로 아우르며, 모든 생명의 애도가치에서의 평등을 문제삼으면서 폭력과 파괴의 정치적 역장 안에서 비폭력을 폭력의 연쇄고리를 끊어내는 힘으로 논하며 또하나의 해방의 길을 제시한다. 즉 버틀러에 따르면, 비폭력은 “폭력을 가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바로 그 순간… 가능한 선택지로서 주어진 저항적 실천”이자 “평등과 자유의 이상을 긍정하기 위한 지속적 참여”인 동시에 “공격성의 경로를 바꾸는 방식”인 것이다.(43쪽)

모든 생명의 평등한 애도가치를 보살피기 위한 비폭력의 저항과 관련 의제들
: 이 책의 각 챕터에서 다루는 성찰적 개요

버틀러는 「서론」에서 비폭력이 수동적이고 개인적인 입장이라는 편견과 이에 깃든 폭력옹호론자들의 회의를 깨부수며 시작한다. 무엇이 폭력인지 누가 이를 정의하는지에 대한 문제, 자기에 반하는 세력을 폭력적이라고 명명하는 관행에 의해 폭력을 전도함으로써 독점하는 국가권력의 자기정당화, 사회적 경제적 삶의 기원에 등장하는 자급자족하는 성인(남성)과 자연상태 가설에 앞서 타자성의 절멸이 있는 건국 판타지의 폭력성 등을 짚으면서, 왜 비폭력이 관계적 존재로서의 우리 모두에게 정치적 사회적 역장에서 윤리적 힘의 문제로 이어지는지를 숙고하며 앞으로 펼쳐나갈 논지의 장을 스케치한다. 먼저 1장 「비폭력, 애도가치, 개인주의 비판」에서는 비폭력 논의에서 왜 개인주의 비판이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즉 우리 모두가 불안정하고 취약한 몸의 존재로서 상호의존적인 사회적 유대관계에 묶여 있는 관계적 존재이기에, 이를 인정하는 것이 비폭력 실천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모두가 살 만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생명가치뿐만 아니라 ‘애도가치’의 인정이 필수불가결하며, 비폭력의 정치적 에토스에서 핵심은 바로 이 애도가치의 ‘평등’한 분배임을 강조한다. 2장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지킨다는 것」에서 왜 누군가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가라는 문제에서 파생하는 도덕철학적 도덕심리학적 질문을 던지면서, 이를 사회이론 및 정치철학으로 이어지는 성찰적 차원의 비폭력 실천의 문제와 연관시켜 살핀다. 칸트에서 프로이트와 멜라니 클라인까지 아우르며 생명을 지키는 문제와 관련된 윤리적 딜레마 속에 서로간에 작동되는 도덕적 망상이 있음을, 서로간의 대입 가능성 및 동일시 판타지에서 새로운 통찰 가능성은 없는지를 되묻는다. 3장 「비폭력의 윤리학-정치학」에서는 최근의 인종차별과 사회정책을 예시로 들면서 모두의 생명이 가치 있다는 것에서 있어야 한다는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모두의 생명에 평등을 부여하는 속성으로서 애도가치가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현실을 성찰한다. 이로써 푸코와 파농을 통해 생명정치 윤리학의 바탕에 인구군적 인종차별적 망상이 있음을 비판하고, 늘 잠재적 파괴성을 지닌 사회적 갈등관계 속에서 폭력의 연쇄를 끊어내고 어떻게 비폭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발터 벤야민의 폭력 비판론에서 참조한 ‘시민사회의 합의도출 기술’을 하나의 테제로 내세운다. 4장 「프로이트의 정치철학: 전쟁, 파괴성, 열광, 비판력」에서는 일차대전을 겪으며 프로이트가 사회적 결속을 끊는 인간의 파괴성과 공격성을 살피면서 죽음충동에서 나온 공격충동 안에 에로스와 타나토스라는 양가감정이 공존하는 것과, 파괴를 억제하는 힘과 관련해 자기보존과 연관된 사랑 말고도 파괴성의 외화를 억제하는 자기파괴처럼 공격성을 지닌 초자아와 연결된 비판력이 있음을, 초자아가 자기파괴로 몰아가는 그 자아에게 조증(열광)이 파괴에 맞설 수 있는 유기체의 저항이 된다는 힘 분석을 통해, 정신분석적 이해에서 사회학적 이해로 나아가는 정치철학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후기: 다시 생각하는 취약성, 폭력, 저항」에서는 오늘날 구조적으로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1000만 명에 이를 정도의 방치된 무국적 난민들, 라틴아메리카에서 여성 및 트랜스여성을 상대로 한 연간 3000명에 가까운 살해 피해자들, 지중해 횡단중에 사망한 약 5400명의 사망자들, 시리아 봉기 8년 만인 2019년 3월까지 22만 1161명의 민간인 사망자들 등)을 뼈아프게 직시하면서 혐오와 박탈과 차별의 폭력 앞에 노출된 피해자들과 더불어 취약성이 어떻게 저항(100만 명의 라틴아메리카 여성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마초 폭력에 맞선 ‘단 한 명도 더 잃을 수 없다’ 운동, 2012년과 2017년에 각각 독일과 프랑스 난민들의 입 봉합 시위, 2013년 터키의 권위주의에 항의하는 스탠딩 맨 등)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의제화한다.

현실 인식과 그 저변을 변혁하기 위한 여러 질문과 논쟁을 담은 이 책의 장점

이 책의 장점은 제사에서 간디(‘영혼의 힘’), 마틴 루서 킹 주니어(“비폭력 아니면 소멸”), 앤절라 데이비스(“비폭력은 개인의 유산이 아니라… 한 사회의 유산”)의 말을 인용하고 있듯, ‘비폭력’과 관련된 이 문제를 보다 첨예하게 인식할 수 있게끔 학술적 이론적 서술보다는 실제 사건과 운동에서 필수불가결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져보게 한다는 점이다. 즉 자유와 평등의 이상을 향한 투쟁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어째서 국가 안보에 대한 폭력적 위협으로 탈바꿈되는가, 젠더가 가족을 위협하는 핵무기처럼 그려지는 현실의 저변에는 어떤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고 있는가, 터키에서의 평화 청원이 어떻게 전쟁행위처럼 조작되는가 등 아주 구체적인 질문에서부터, 우리는 왜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려 하는가, 이 말에는 지키는 쪽과 지킴을 받는 쪽이 따로 있다는 말인가, 이런 ‘취약군’을 상정하는 담론이 온정주의 권력을 재생산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기방어에서 그 ‘자기’는 어디까지를 이야기하는가 등 정치적 도덕적 사회심리학적 질문도 있다. 버틀러는 피해망상과 혐오로 방어 논리를 펼치는 살인적인 환등상이 작동하는 정치적 장에서 어떻게 폭력이 재생산되는지를 끊임없이 되물으며, 이로써 우리 모두가 왜 비폭력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럴 수밖에 없는지 그 길로 이끈다. 자신이 말하는 이 새로운 평등주의적 상상계를 꿈꾸는 것이 비현실적이고 반현실적으로 보일지언정, 우리에게 당면한 정치적 윤리적 요구로서 비폭력을 정치적 유산으로 필연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권력 앞에 오직 자신의 신체로써 시민불복종-파업농성-단식투쟁 등으로 취약성을 입증-시위하고 있는 이들의 비폭력 저항에서 상호의존적 삶의 속성인 취약성이 곧 “사회관계들을 연결하는 흐름이자 사회관계들을 지지하는 조건”이라는 통찰까지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
또한 푸코․파농․벤야민․커버․발리바르․프로이트․클라인 등에서 핵심 논제를 아주 간명히 끌어와 매 챕터에서 주제별로 자신의 의제를 치밀히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비폭력의 힘’을 입체적이고 역동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프로이트와 멜라니 클라인 등의 정신분석적 이해를 사회학적 분석과 접목시키는 대목은 굉장히 설득력 있고 감동적이다. 버틀러는 이 힘에 덧씌워진 오해와 풀어야 할 과제, 또 이 힘으로써 설계해나가야 할 세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열정적인 어조로 설파해나간다. 그리하여 ‘비폭력’을 저항의 실천이자 서로의 평등한 애도가치를 보살피기 위한 윤리적 공격성을 지닌 ‘힘’으로 재인식시킨다. 서로가 취약하고 상호의존적인 평등한 생명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는 정치적 힘, 이 책은 세상을 함께 지속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한 그 힘을 이야기한다.
목차

감사의 말 _9

서론 _11

1장 비폭력, 애도가치, 개인주의 비판 _43
2장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지킨다는 것 _91
3장 비폭력의 윤리학-정치학 _137
4장 프로이트의 정치철학: 전쟁, 파괴성, 열광, 비판력 _195

후기: 다시 생각하는 취약성, 폭력, 저항 _233

옮긴이의 말: 평등을 상상하는 철학 _257
찾아보기 _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