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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세계 질서의 붕괴와 다가올 3개의 전쟁

대등서명
The Absent Superpower
발행사항
서울:,김앤김북스,,2019
형태사항
544 p.: 삽화,지도; 23 cm
ISBN
9788989566755
청구기호
340.942 Z46a
일반주기
권말부록: 셰일과 기후변화의 변모 ; 그밖에 셰일 관련 우려 사항 ; 석유와 천연가스 관련 자료 원저자명: Peter Zeihan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6885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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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16885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우리가 알던 세계가 끝나가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은 대격변의 시작일 뿐이다


2018년 12월 20일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며칠 뒤 이라크의 알아사드 미군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할 수 없으며, 미국은 세계의 호구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 '새로운 미국의 시대'를 선언하면서 경제적 굴복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한 지 1년 만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책임져온 세계적 안전보장 체제와 자유무역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지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미국은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데 신물이 났고, 따라서 적극적으로 그 질서를 허물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은 미국 주도의 안보동맹과 자유무역으로 대변되던 브레튼우즈 체제가 끝나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제는 세계 인구구조가 급격히 역전되면서 세계 소비가 줄고, 세계 경제가 긴축 기조에 돌입하는 바로 그런 때에 미국이 세계에서 자리를 비우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이 세계 질서 유지에서 손을 떼는 순간, 미국이 통제해온 지정학적 갈등들이 분출하고, 세계를 거대한 무질서 속으로 밀어 넣게 된다.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는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 이은 피터 자이한의 두 번째 책이다.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 자이한은 미국이 가진 힘의 원천이 무엇이고,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질서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구구조의 변화, 지정학, 셰일 혁명으로 인해 21세기의 세계가 어떻게 무질서에 빠져들게 되는지를 분석하였다.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는 2014년 이후 미국에서 본격화된 셰일 혁명이 어떻게 가능했고, 그리고 게임 체인저로서 세계를 어떻게 바꾸어놓을 것인지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나아가 초강대국 미국이 왜 세계 질서 유지에서 손을 떼게 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동반구의 권력 중심부들에서 어떤 지정학적 충돌들이 전개될지 놀라운 분석력으로 펼쳐 보인다. 특히 향후 동아시아에서 중국, 일본, 한국 사이에 전개될 일련의 충돌에 대한 지정학적 분석은 가히 동아시아 지정학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미국은 왜 세계 질서를 허물게 되는가
세계는 미국의 부재를 통해 그 영향력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피터 자이한은 지금의 세계 질서가 소련 제국에 맞서기 위한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소련 제국에 맞서는 안보 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자신의 시장을 내주고 경제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소련 제국은 이미 30여 년 전에 무너졌다. 러시아는 소련이 아니고, 중국은 소련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자유무역 질서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건 자신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이다. 안보 동맹도 자유 무역도 이제 그 효용을 다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셰일 혁명을 통해 에너지 자급에 이미 도달한 상태이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에 아쉬울 게 없으며, 세계가 미국에 대해 아쉬워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21세기에 미국은 여전히 초강대국으로 남아 있지만 세계 문제에 초연해지게 된다. 미국이 주도해온 안보 동맹은 해체되거나 약화된다. 북대서양조약 기구는 유명무실해진다. 러시아는 독일과 서유럽을 위협할 정도로 강하지 않으며, 서유럽도 러시아에 점령당할 정도로 약하지 않다. 게다가 독일은 에너지의 35%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가 상당 기간 동안 혼란에 빠지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들이 서로 갈등하는 상황에 처하도록 내버려 둔다. 경쟁국들이 미국에 대한 시장 접근을 통해 계속 부상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과거의 동맹이라 할지라도 더 이상 일방적인 시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미국이 유럽, 중동, 동북아시아에서 발을 빼는 순간, 동반구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산산이 갈라지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미국은 자신의 부재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높이게 되고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모두가 미국을 필요로 하게 되지만 미국은 그다지 세계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 미국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개별 국가들과 안보든, 시장이든 거래를 하게 된다. 미국을 관심을 끌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조차 없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하릴없이 세계의 무질서 속으로 끌려들어가게 된다.

셰일 혁명은 어떻게 세계를 바꿔놓을 것인가
세계와 미국을 이어주는 강력한 연결고리가 끊어진다


석유는 단순히 전깃불을 밝히고 자동차가 굴러가게 하는 연료가 아니다. 거의 모든 물건을 만드는 데 재료로 쓰인다. 석유가 없다면 인터넷도 없고 휴대전화도 없고, 제대로 된 농업도 존재하지 못한다. 2006년 미국은 석유 12.4mbpd를 수입했다. 일본과 중국과 독일의 수입량을 합한 것보다 많은 양이다. 2016년 무렵, 미국은 거의 에너지 자급 수준에 도달했고, 2019년이면 에너지 순수출국이 된다.

미국의 셰일 산업은 유가 전쟁을 치르면서 상당한 출혈이 있었지만 3차례의 혁명을 통해 살아 남았다. 지금도 기술 혁신을 통해 손익분기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다. 북미 지역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최적의 셰일이 매장되어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오직 미국만이 지질, 법적 규제 여건, 가용자본, 셰일을 채굴할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력 등 여러 요건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셰일 혁명은 순전히 미국적인 사건이다.

이제는 셰일이 미국 에너지 산업의 핵심이 될지 여부가 아니라 미국이 더 이상 세계 에너지 시장과 엮여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 책은 미국 셰일 산업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런 변화가 세계 체제에 어떤 충격을 가져올지 분석한다. 미국이 북미 대륙 외의 지역으로부터 더 이상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게 되면, 미국과 세계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서 다시 산업화가 일어나고, 세계 질서의 붕괴에 가속도가 붙게 되며, 향후 20년 동안 세계의 모습을 만들어갈 일련의 광범위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진다. 셰일 혁명이 21세기 세계질서를 바꾸어 놓을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다.

미국이 손을 떼는 순간, 세계는 지정학의 전쟁터가 된다
세계를 산산조각낼 3개의 전쟁이 다가온다


미국은 이제 동반구의 권력 중심부들에서 일어나는 군사적 충돌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순간, 러시아 군대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게 된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러시아 국경선은 한참을 뒤로 물러났지만 방어해야 할 국경선의 길이는 오히려 더 길어졌다. 완충지대는 줄어들고 변경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더 짧아졌다. 인구마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전략적인 입지는 단순히 위태로운 수준에서 재앙적인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선택할 최선의 방법은 러시아의 지정학적 여건을 바꿔서 소규모 군대로도 충분히 방어 가능한 국가를 만드는 일이다. 러시아가 원하는 보다 안전한 국경을 확보하려면 팽창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러시아가 인구감소에서 살아남으려면,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발트 3국, 아르메니아 등 주변 국가들을 흡수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러시아와 유럽 간에 넓은 지역에 걸쳐 펼쳐질 처절한 군사적 충돌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유럽과 러시아의 경계선을 결정하게 된다. 이 전쟁에서 관건은 러시아의 도발에 미국이 아니라 독일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지켜야 할 세계 동맹이 없고, 세계 동맹을 위해 지켜야 할 세계 무역도 없으며, 세계 무역을 위해 지켜야 할 세계 에너지 유통도 없게 된 지금, 중동의 안정은 더 이상 미국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 한때 25만 명이 넘기도 했던 중동 주둔 미군의 수는 이제 15,000명 선에 그치고 있다. 초대형항공모항도 일년에 반 이상을 페르시아 만을 떠나 있다. 미국의 철수로 중동은 브레튼우즈 협정 이전의 힘의 균형이 존재하던 세계로 되돌아가고 있고, 지역 맹주를 노리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갈등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이란의 군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지대를 장악하기 위해 사막을 건너게 된다.

두 전쟁의 결과에 관계없이, 북미 대륙을 제외하고 세계는, 특히 동북아시아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처하게 된다. 페르시아 만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공급사슬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동북아시아의 나라들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급받을 수 있는 원유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중국, 일본, 한국 등은 자국의 경제가 계속 작동하게 하려면 수천 마일을 항해해 페르시아 만으로 가서 얼마 안 남은 원유라도 구매하고, 직접 유조선을 호송해 먼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방법밖에 없다. 안정적인 원유 확보와 수송을 위해 남중국해와 동남아시아의 거점을 장악해야 하는 중국과 일본은 해상전에 돌입하게 되고, 주변국들도 여기에 휩쓸리게 된다.

동아시아 유조선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중국과 일본이 격돌한다면 한국의 선택지는 무엇인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막강한 해군력을 가진 일본 해군은 명령이 떨어지면 즉시 미국의 주요 함대와 맞붙을 만큼 막강하다. 미국이 동아시아로부터 한발 물러서기로 결정하면 사실상 이 지역의 바다를 일본에 넘겨주게 된다. 일본은 지리적 위치 덕분에 자신의 군사력을 훌쩍 능가하는 역량을 발휘하게 된다. 일본의 혼슈 섬은 동쪽으로 활처럼 휘어 태평양을 향하고 있어 접근이 어렵고, 아시아 본토에서 공격을 가하려면 일련의 산맥이라는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일본의 주요 섬들이 제대로 침략을 당해본 적이 없는 이유이다. 일본은 또한 변덕스러운 세계 에너지 공급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어떤 상대로부터도 어떤 에너지라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인 유연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사할린 유전지대라는 비장의 무기까지 가까이에 있다. 일본이 정말 취약한 유일한 상대는 일본의 공급선을 끊을 수 있는 또 다른 막강한 해군력을 보유한 나라이며, 뭍을 기반으로 한 공군력의 지원 없이 동쪽으로부터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나라다. 중국은 확실히 아니다.

중국의 수입석유 의존도는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절대량으로 보면 중국이 수입해야 하는 석유는 8mbpd로 일본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은 석유를 더 들여오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중국은 일본보다 훨씬 더 개방된 바닷길과 시장에 의존한다. 세계 시장과의 연결은 사실상 중국 체제의 토대라 할 수 있다. 미국이 모든 나라를 위해서 세계 바닷길의 안전을 보장하는 역할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고, 무역체제도 붕괴되면 일본은 다년간 경기침체에 빠지게 되지만 중국은 경제적, 정치적 응집력을 잃게 된다.

유럽과 중동에서의 군사적 충돌로 에너지 위기가 닥치면, 중국과 일본은 급격히 줄어든 에너지 공급량을 두고 경쟁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바닷길을 확보하기 위한 해군기지 설치를 두고도 경쟁하게 된다. 일본과 타이완이 북쪽과 동쪽을 완전히 차단하기 때문에, 중국은 남쪽으로 항해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남중국해에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이 지역의 수로를 장악하기 위해 벌어졌던 무력 충돌 사태가 재현된다. 피터 자이한은 한국이 중국과 손을 잡든 일본과 손을 잡든 상관없이, 한국이 에너지와 원자재를 수입하고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이용하는 바닷길과 접해 있는 모든 나라들과 사실상 동맹을 맺게 되는 나라는 일본이라고 말한다. 한국이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하는지는 뻔해 보이지만, 그 뻔한 선택을 내릴 수 있을지는 뻔하지 않다고도 한다. 결국 한국이 패를 잘못 내놓으면 동아시아 유조선 전쟁은 일본이 중국에 이어 한국의 꿈을 짓밟는 짤막한 후속편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예고한다.

무질서의 세계에서 초강대국 미국은 어디에 있는가
21세기 미국의 세계 전략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국이 세계 질서 유지에서 손을 떼고 세계 도처에서 지정학적 충돌이 일어나지만 미국을 화나게 할 의지나 역량을 가진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전통적인 경쟁국인 러시아나 중국, 이란 역시 굳이 미국과 갈등을 일으키려 하지 않는다. 해양 국가로서 미국의 전략적인 기조의 핵심은 해양을 장악하고, 그 장악력을 이용해 세계의 사건들을 미국에 유리하게 조정하는 것이었다. 브레튼우즈 체제 때문에 미국은 세계 문제들을 육상에서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떠맡아야 했지만 이제는 전통적인 해양 국가로 돌아가게 된다.

대륙 경제인 미국은 대외 의존도가 매우 낮다. 미국은 경제에서 세계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수출은 GDP의 8.25%, 수입은 GDP의 12.9%밖에 되지 않는다. 캐나다, 멕시코와의 교역을 제외하면 수출과 수입 비중은 둘다 3분의 1로 줄어든다. 브레튼우즈 체제가 해체되면 미국 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된다. 이제 각 나라마다 개별적으로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 미국의 교역 상대국은 미국이 원하는 뭔가를 제시해야만 교역을 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천혜의 지리적 여건, 셰일 혁명, 밀레니얼 세대 덕분에 미국은 이미 필요한 건 전부 수중에 있다. 그리고 북유럽이나 페르시아 만이나 동아시아에서 유조선이나 화물선이 총격을 받는 순간 해상운송 비용은 치솟고 안정성은 추락한다. 결국 세계 제조업의 상당 부분이 북미로 되돌아가게 된다.

미국은 무질서로 인한 혼돈과 역기능이 자국의 이익을 지나치게 해친다고 판단할 때까지는 직접적인 개입을 회피하게 된다. 동반구가 무질서와 전쟁에 빠져드는 동안 미국은 캐나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같은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들을 중심으로 동반자 그룹을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 일본이나 프랑스 같은 몇몇 나라들이 멤버십을 얻게 될 수도 있다. 피터 자이한은 한국이 미국의 동반자 그룹에 속하게 될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 무질서의 세계에서 미국의 대외 정책은 제 1차 세계 대전 이전 미국의 대외 정책이었던 '달러 외교'와 유사한 형태를 띠게 된다. 이 책에서는 미국이 세계적 무질서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동남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를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두기 위해 어떻게 달러 외교를 펼치게 되는지 상세히 분석한다.

다가오는 무질서의 세계에서 한국은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것인가
한국이 지정학의 족쇄에서 벗어날 길은 역외 강대국과의 동맹뿐이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시장도, 세계의 경찰도 아니라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언대로, 미국은 이제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계속 떠맡을 의사가 없고, 그럴 필요도 없게 되었다. 미국 주도의 안보 동맹은 사실상 전략적 가치를 다했고, 셰일 혁명으로 미국은 중동, 그리고 세계로부터 전략적으로 자유로워졌다. 자신이 구축한 자유무역 질서를 이용해 패권 도전국으로 부상해온 중국의 도전을 차단하고자 한다면 자유무역 질서를 해체하면 그만이다. 미국이 세계 질서 유지에서 손을 떼게 되면, 동반구의 권력 중심부에서 그 동안 미국에 의해 억눌려 왔던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 분출하게 된다. 유럽은 유럽대로, 중동은 중동대로, 동아시아는 동아시아대로 끝을 알 수 없는 전쟁과 각자도생의 세계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인구구조의 위기가 닥쳐오고 세계 경제가 축소되는 와중에 말이다.

한국의 지정학은 고약하다. 피터 자이한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한국은 한국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두려워하는 게 당연하다. 미국이 손을 떼게 되면 한국의 끔찍한 지리적 여건은 다시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게 된다. 한국은 뭍에서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상대인 중국과 바다에서 한국보다 월등히 뛰어난 상대인 일본 사이에 끼어 있다."

한국이 이 오래된 지정학의 족쇄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는가? 한국은 지난 70여 년 동안 미국의 세계에 속해 있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도, 일본도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못했고, 미국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해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다. 미국이 없는 세계가 온다면, 한국이 가진 최대의 전략적 자산을 잃게 된다. 미국은 소련 공산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 진영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왔다. 한국은 자유진영에 대한 미국의 안보의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였다. 소련 제국이 무너진 지금, 한국은 미국에게 어떤 전략적 가치가 있는지 냉정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피터 자이한의 예측대로라면,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위치에 있지 않고, 오히려 내부 붕괴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 경우 미국이 동아시아에 군사적으로 계속 관여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한국은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우려하는 만큼이나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처럼 아시아의 바닷길을 장악하게 되는 상황도 원치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이 없는 한국은 향후 다가올 중일 대결의 과정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 못하거나 그들의 비극적인 싸움터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없는 미국 역시 중일 대결과 그 이후의 상황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국에게 미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는 지정학적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미국에게 한국은 중국과 일본을 동시에 통제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21세기 한국과 미국 동맹의 미래는 서로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얼마나 공유하는 가에 달려 있다.

이 책은 21세기 지정학의 교과서다.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정치군사, 경제적 사태들이 지정학적 맥락에서 일관되게 설명되고 이해된다. 특히 이 책은 그 어떤 책보다도 한국, 중국, 일본의 지정학적 여건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목차

한국어판 저자 서문
이춘근 추천 서문
들어가는 말

1부 셰일이 창조하는 신세계

01 제 1차 셰일 혁명
셰일 암석
앞으로 다가올 셰일 혁명

02 제 2차 셰일 혁명
유가 폭락 환경에서의 생존 전략
줄이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다
결합하고, 통합하고, 확장하다
맥동(脈動, Micro-Seismic) 혁명
가지 뻗기
이만하면 자극이 됐는가?
셰일 산업의 다음 단계
셰일의 또 다른 면

03 제 3차 셰일 혁명
요즘 요리할 때 쓰는 연료는···
규모의 경제
고용 창출

04 미국적인, 너무나도 미국적인 에너지
지리적 여건
인력
사유재산권
자본
기간시설
눈썹을 휘날리며 뒤쫓아 오지만 미국을 따라잡지 못하는 나라들
세계를 개조하다

2부 무질서

05 구세계의 종언(終焉)
세계적인 강대국이 갖추어야 할 지리적 여건
무역과 우리가 아는 세계
인구구조와 유동적인 세계
에너지 전략
2007년: 셰일 시대가 동틀 무렵의 세계
2015년: 셰일과 유동적인 세계
무질서 전쟁

6장 지구전: 유럽-러시아
러시아의 지리적 여건: 뼈아픈 교훈
소련 해결책
어찌 해야 할까?
1단계: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고 유럽을 갈라놓는다
2단계: 스칸디나비아 반도
3단계: 중심 축
4단계: 남쪽 경계
주의를 시리아로 돌리다
지구전에서 어느 쪽에 내기를 걸어야 하나?
지구전에서 미국의 역할
전쟁의 여파: 유럽과 러시아

07 페르시아 만 전쟁: 이란-사우디아라비아
이웃과의 만남
페르시아의 꿈과 독특한 책략
1단계: 칼
2단계: 매수(買收)
전투 현장
이란의 난제(難題)
1단계: 페르시아 만 폐쇄
2단계: 반란
3단계: 침략
페르시아 만 전쟁에서 미국의 역할(또는 역할의 부재)
후폭풍: 골이 더 깊어지는 페르시아 만

08 유조선 전쟁: 중국-일본
일본의 놀라운 힘
중국: 취약성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
타이완이라는 쇠지레
한국은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가?
눈앞의 적: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전쟁은 돈을 벌 절호의 기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남아시아에서 역할 뒤집기
후폭풍: 아시아 연안과 그 너머

09 어부지리를 얻는 16개 나라들
이제 약간의 희소식을 맛볼 차례
먼 귀향길

10 수퍼메이저(supermajor)의 세상
미국의 에너지 현황
탈세계화에 맞서기
유럽 에너지 현황
프랑스: 제국으로의 귀환
영국: 전쟁에 필요한 연료 공급
이탈리아: 사업상 오찬의 지정학
무질서에 질서를 부여하기

3부 미국의 역할

11 미국의 가용수단
군사력은 여전히 미국을 따를 나라가 없다
미군의 역량은 미군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경제는 세계 체제가 붕괴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12 동남아시아에서의 달러 외교
동남아시아에서 대성공하기
동남아시아 너머

13 중남미에서의 달러 외교
지리적 여건은 무자비하다
지리적 악조건의 정치
세 가지 예외
중남미 에너지 산업의 빛과 그림자
베네수엘라: 호시절은 가고···
브라질: 끔찍했던 시절은 가고···
아르헨티나: 미래의 희망
트리니다드토바고: 어딘가로 이어지는 다리
콜롬비아: 제대로 하기
페루: 사서 고생
에콰도르: 진입 금지!
카리브 해와 중미: 강제 전환, 강제 통합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는 초강대국

결론: 셰일이 펼치는 신세계

부록 I 셰일과 기후변화의 변모
부록 II 그밖에 셰일 관련 우려 사항
부록 III 석유와 천연가스 관련 자료
감사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