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근대 150년 체제의 파탄
- 대등서명
- 近代日本一五〇年
- 개인저자
-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 서의동 옮김
- 발행사항
- 서울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2019
- 형태사항
- 419 p. ; 19 cm
- 총서사항
- 이와나미문고 시리즈.. IWANAMI
- ISBN
- 9791127425937 9791170246008 (세트)
- 청구기호
- 913 산45ㄱ
- 일반주기
- 원저자명: 山本義隆
- 서지주기
- 참고문헌: p. 404-411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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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00017324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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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853년 미국 페리 제독이 이끄는 구로후네(흑선)의 함포외교로 갑작스럽게 개국한 일본은 서구의 과학기술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식산흥업'과 '부국강병'의 슬로건 아래 과학기술을 탐욕스럽게 흡수하며 빠르게 제국주의 열강 대열에 합류한다. 저자는 일본이 과학기술을 앞세워 단기간에 근대화로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총력전 체제'라는 키워드로 추적해간다. 국가의 전 분야를 동원해 총력을 기울여 하는 전쟁이 총력전이고, 이에 맞춰 국가와 사회 전 부문을 재편성한 것이 총력전 체제다. 이는 본래 1차 세계대전을 경과하면서 확립된 개념이지만 일본은 근대화 초기부터 사실상 '과학기술 총력전 체제'가 형성됐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군, 관, 산, 학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총력전 체제'야말로 일본이 서구의 과학기술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따라잡아 '부국강병'이라는 목표를 조기 달성토록 한 원동력이었다. 식민지로 영유한 조선에서 군부와 관료기구, 기업의 협업 경험이 군국주의 시대 총력전 체제의 모델케이스가 됐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일본은 군국주의 시대에 무모한 전쟁을 일으켜 패배했지만, 전후에도 총력전 체제는 변함없이 작동하면서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어간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던진 경고!
전후(戰後) 일본의 시스템 역시 총력전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된다. 역사학자 고바야시 히데오가 지적한 것처럼 "만주 땅에서 시작된 총력전 체제는 전후에도 모습만 바꾼 채 살아남아 고도성장을 준비했던" 것이다. '고도국방국가 건설'이라는 전전(戰前)의 슬로건이 패전 이후 '경제성장 · 국제경쟁'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전쟁 막바지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폭격을 당하자 일본에서는 패전의 원인이 '과학전에서의 패배'였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미국의 원폭 개발을 인류의 업적이라고 칭송까지 하는 '자가당착'이 빚어졌다. 이것이 대국주의를 지향하는 내셔널리즘과 결합하면서 피폭국 일본이 원자력 개발을 자연스럽게 추진하는 동력이 됐다. 전전에 거대 전함을 보유하는 것을 '일등국'의 조건으로 간주한 것과 마찬가지로, 전후에는 원자력이 일본이 열강대열에 복귀하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원폭 보유는 국가주의자에게 '초대국'의 증거이고, 핵기술과 원자력발전의 보유는 그에 버금가는 '일류국가'의 스테이터스 심볼이었던 것이다. 원전은 완전경쟁 시장이 아니라 언제나 정부라는 고객이 구매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군수산업과 동일하다. 그런 점에서 전후판 총력전 체제를 상징하는 것이 원전산업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추진된 원전 정책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파탄을 맞이하게 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메이지 유신 150년에 걸친 과학기술에 대한 환상에 종언을 고해야 할 때임을 일깨웠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성장 · 확대'는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메이지에서 다이쇼에 걸친 경제성장은 농촌의 희생 위에서 이뤄졌고, 쇼와 전반기의 대국화는 식민지 민중의 희생 위에 추진됐다. 전후 고도성장도 어민과 농민, 지방도시 시민의 희생 위에서 추진됐다. 이점을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아시오광산 광독사태에서 구마모토 미나마타병, 니가타 미나마타병, 도야마의 이타이이타이병, 욧카이치 공해 소송 등 일본의 4대 공해가 관과 학계, 산업계의 유착으로 해결이 지연되고 피해를 키웠던 과정을 다룬다. 이처럼 근대 150년 일본의 행보는 항상 약자의 생활과 생명의 경시를 동반해왔다고 저자는 결론짓는다.
일본은 과학기술의 파탄을 의미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경제성장의 종언을 상징하는 인구감소 등 메이지 이래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으며 '대국주의 내셔널리즘'에 휩쓸려 추진돼온 근대화를 재검토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저자는 후쿠시마 사고를 일으킨 일본이 탈원전을 선언하고 군수산업을 철수하여, 장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확실하게 부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경제성장 역사도 일본과 크게 다르다고는 볼 수 없는 만큼 근대 일본 150년의 흐름을 돌아보는 것은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해줄 것이다. 끝없는 성장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의식적인 각성, 정책전환이 왜 필요한지 이 책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2019년 일본 과학저널리스트상 수상작'
저자 야마모토 요시타카는 『나의 1960년대』의 국내 출간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학생운동의 최전성기이던 1960년대 저자는 도쿄대 대학원 물리학과에 재학 중이면서 학생운동 조직인 도쿄대 전공투 대표를 맡아 투쟁을 이끌었다. 『나의 1960년대』에는 일본 학생운동의 역사와 '전후 총력전 체제'의 실상이 묘사돼 있다.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은 『나의 1960년대』에서 표출된 문제의식이 일본 근대사 전반으로 확장돼 있다. 이 책은 일본과학저널리스트회의가 주관하는 '일본 과학저널리스트상' 2019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일본과학저널리스트회의는 "메이지 유신 이후 150년을 '성장과 번영의 시대'라며 내셔널리즘을 강조하는 시점과 달리,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이르는 과학기술체제의 파탄의 역사로 파악했다. 과학저널리즘에 비판정신이 부족한 점을 엄중히 추궁하는 책이기도 하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이 책은 식민지배 당시 일본에 의한 북한지역의 공업화 추진 실태, 국가총동원체제 이후 조선인 강제동원 등에 대해서도 지면을 할애한다. 북한지역의 공업화가 현지 조선인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한다. 일본의 조선지배가 한국의 경제에 도움이 됐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비판인 셈이다. 조선의 공업화 과정을 '군과 관료와 신흥 콘체른에 의해 총력전 체제의 실험장이 된' 사례로 보는 저자의 시각은 참신하다.
목차
서문
제1장 서구와의 마주침
1. 난학에서 양학으로
2. 에너지혁명과의 조우
3. 메이지 초기의 문명개화
4. 심볼로서의 문명
5. 궁리학 붐
6. 과학기술을 둘러싸고
7. 실학의 권장
8. 지나친 과학기술 환상
제2장 자본주의를 향한 행보
1. 공부성의 시대
2. 기술 엘리트의 탄생
3. 제국대학의 시대
4. 철도와 통신망의 건설
5. 제사업과 방적업
6. 전력 사용의 확산
7. 여공애사의 시대
8. 아시오 구리광산 광독사건
제3장 제국주의와 과학
1. 후쿠자와의 탈아입구
2. 그리고 제국주의로
3. 에너지혁명의 완성
4. 지구물리학의 탄생
5. 다나카다테 아이키쓰에 대해
6. 전쟁과 응용물리학
제4장 총력전 체제를 향해
1. 제1차 세계대전의 충격
2. 근대 화학공업의 탄생
3. 총력전 체제를 향해
4. 식민지에서의 실험
5. 테크노크라트의 등장
6. 총력전 체제로 향하는 길
제5장 전시하의 과학기술
1. 과학자들의 제언
2. 전시하의 과학 동원
3. 과학자의 반응
4. 통제와 근대화
5. 경제 신체제와 경제학자
6. 과학기술 신체제
7. 총력전과 사회의 합리화
8. 과학 진흥의 그늘
제6장 그리고 전후사회
1. 총력전의 유산
2. 과학자의 전쟁 총괄
3. 부흥과 고도성장
4. 군수산업의 부흥
5. 고도성장과 공해
6. 대학 연구자의 책임
7. 성장 환상의 종언
제7장 원자력 개발을 둘러싸고
1. 원자력과 물리학자
2. 원자력 개발의 정치적 의미
3. 일본의 원자력 개발
4. 그리고 파탄을 맞이하다
후기
역자 후기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