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도약론과 ICT 집중 육성으로 산업 발전을 꾀한 북한,
우리가 북한 ICT 산업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한때 감자 농사 흉년으로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할 정도로 난황을 겪었던 아일랜드는 국가 도약의 주요 수단으로 ICT 산업 발전에 매진한 결과 유럽 소득수준 4위에 오르는 성공을 거두었다. 마찬가지로 북한은 농업화와 산업화, 정보화를 차례로 밟아가는 단계별 발전 과정으로는 기존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판단하고, 아일랜드를 벤치마킹하여 산업화에 앞서서 곧바로 정보화 달성을 완수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북한은 농업화와 산업화를 축소하고 ICT 산업에 주력했고, 또한 첨단산업을 먼저 육성함으로써 역으로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단번도약형(leap-frog) 방식을 실행하고자 했다.
이로써 북한에도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컴퓨터와 인터넷은 다량의 데이터를 생산했고, AI와 연계한 혁신은 데이터를 사용 가능한 정보로 전환했다. 21세기는 이처럼 새로운 시대의 시발점이다. 신기술은 다른 정치체제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그 체제들이 글로벌 질서 내에서 경쟁하는 구도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렇게 냉전 종식과 함께 사라진 줄로 알았던 체제 간 경쟁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마저 커졌다. 신기술은 단순한 기술 발전의 결과물에 불과함에도 디지털 독재나 사회통제, 사이버 안보 위협과 같은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미래는 어디인가? 만약 ICT 첨단기술이 21세기에 인민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검열하는 디지털 독재 리더십으로 활성화된다면, 한민족이 열망하는 개혁과 개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북한의 ICT 증진을 여러모로 주목할 수밖에 없다. 북한 ICT 발전 정책의 추진 전략부터 현황과 특성, 사업의 실태와 평가를 망라한 이 책은, 그것이 어떻게 진척되었으며 어떠한 결과물을 내었는지, 더 나아가 향후의 그 방향성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중국의 하이테크 독재 모델 경로를 벤치마킹할 것인가,
민주화와 시민사회에 대한 소통과 협력의 토대를 제공할 것인가

이 책은 인터넷 등 ICT의 도입과 발전이 북한 사회에 민주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실증적이고, 국제 간 비교·분석적인 연구를 부분적으로 시도했다. 과연 북한의 정보화 정책이 중국의 하이테크 독재 모델 경로를 벤치마킹할 것인지, 혹은 민주화와 시민사회에 대한 소통과 협력의 토대를 제공할 것인지를 전망하는 것은 이 연구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1장에서는 쿠바, 러시아 등 여타 권위주의 국가의 행태와 북한을 비교하며 연구의 목적을 새롭게 기술하고, 이와 관련한 이론적 논의와 배경 등도 추가했다.
2장에서는 북한의 통신 및 체신 정책과 전자공업 정책의 현황을 다루었다.
3장에서는 김정일 시대 ICT 정책을 조목조목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김정은 시대에 ICT 정책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를 담았다.
5장에서는 북한의 ICT 전문인력 양성 정책을 중심으로 북한의 ICT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과 관련 연구 기관 ICT 자료 서비스 등 주제와 관련된 제반을 살폈다.
6장은 전기통신과 우편통신, 방송, 전자공업 현황을 다루었다.
7장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한 이동통신 분야를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 실태와 평가’라는 주제로 기술했다.
8장에서는 북한의 소프트웨어 산업 현황에 대해 다루었다.
9장 ‘북한의 군사 분야 정보화·자동화’에서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의 해킹 실태와 문제점을 다루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관련 북한의 최신 동향을 포함하고자 노력했다.
10장에서는 북한의 인터넷 정책과 연결, 사이트 운영 현황 등을 다루었다.
11장에서는 텍스트마이닝 분석을 통해 북한 ICT 연구를 다룬 내용으로 신설했다.
12장에서는 남·북한 협력과 동·서독의 교류 협력 사례를 분석했다.
13장은 남·북한의 교류 협력의 장애요인과 현 상태에서의 한계를 다루었다.
14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북한의 ICT 산업 전망을 살펴보며 디지털 권위주의와 북한 ICT 미래에 대한 담론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