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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계획과 시장, 정체와 변화의 기로에 선 북한의 선택
핵심 요약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이하 7·1 조치)는 북한 경제정책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이는 계획경제를 정상화하려는 시도였으나 부작용이 상당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이 조치의 핵심은 임금과 물가의 대폭 인상, 배급제 축소, 기업소의 자율권 강화 등이다. 7·1 조치는 실망스러운 경제적 결과를 낳았으나 북한 사회 전반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시장이 확산되었고, 가격 결정에도 시장원리가 어느 정도 적용되었으며, 서비스 산업에서는 국가의 비공식 허락을 통해 준(quasi) 사유화가 이루어졌다. 계획경제가 부진함에 따라 개인의 경제 활동 범위와 규모가 증가하면서 국가에 대한 의존도 감소하고 있다. 김정일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권력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경제·사회적인 측면의 변화는 컸다. 이러한 변화가 과연 얼마나 더 과감한 정치적·사회적 변화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획 의도 및 출간 의의
누적된 경제적 모순과 연이은 정책 실패로 계획경제가 거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도 북한은 존속하고 있다. 선군사상에 기초를 둔 북한 체제는 군사적으로는 강해 보일지 모르나 지속적인 경제 침체로 국가권력의 누수 현상이 심각하다.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7·1 조치를 시행했으나 계획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노동인력의 직장 이탈, 시장 확산, 탈북 시도 등 일반 주민들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섰다. 사회 와해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북한과 유사한 경제체제를 운영했던 러시아, 중국, 동유럽은 경제 개혁과 개방뿐 아니라 대대적인 정치적 변화를 통해 체제전환에 성공했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개혁과 개방이 필요하지만 북한 정권의 속성과 지금까지의 정치행태를 감안할 때 획기적인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근본적인 개혁을 외면하는 한 북한의 장래는 비관적이다.
이 책은 7·1 조치를 기점으로 지난 수년간 진행된 북한경제의 변화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둔다. 기업소와 협동농장의 현황, 시장과 대외무역의 영향력을 중점적으로 분석해 북한경제의 현실을 명확히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아울러 북한에서 경제난이 어떠한 사회 변화를 수반하는지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정치경제적 의미도 제시하고자 한다. 향후 북한 체제가 어떠한 경로로 변화할지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 책이 다양한 견해들이 더욱 논리적으로 정리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북한의 경제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자, 정책 입안자 및 일반 독자에게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것이다.
내용 소개
제1장은 북한경제의 침체가 궁극적으로는 체제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한경제의 심각한 문제는 체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현상유지 정책이나 부분적 개방을 실시하더라도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어렵다는 점이다. 일인체제에 조금이라도 위협이 되는 어떤 개혁도 시도하지 못하는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권력이 확고하다고는 하나, 시장 확산과 같은 비공식 부문이 증가하는 등 경제적 자율성이 증가하고 있다. 만약 두 가지 힘이 균형을 이루는 현상이 장기화되면 북한이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행하는 개혁·개방이 부조화를 낳아 정책의 무기력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정치적 자유의 확장이 북한경제 발전의 필요조건이다.
제2장은 북한에서의 비공식 경제 부문의 확장이 과거 러시아 등에서 나타난 것과 유사한지를, 1997년부터 2004년 사이에 북한을 이탈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6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자료를 이용해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초점은 급격한 비공식 부문 확대가 소련 경제 붕괴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비공식화 가설이 북한에서도 성립하는지에 맞추어졌다. 이 연구는 북한 가계의 소득과 지출의 약 70~75%가 비공식 부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거나 비공식 부문에서 사용한 지출인 것으로 평가한다.
제3장은 북한 기업소 문제를 다룬다. 1990년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북한의 공식적인 기업관리체계와 기업의 행동양식 간에는 큰 괴리가 발생했다. 중앙집중적 물자공급체계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계획 수립, 생산, 물자 조달, 생산물 처분, 계획 평가 등 계획화의 제 측면에서 ‘계획의 일원화·세부화·계획화’ 체계는 해체되었다. 7·1 조치는 기업의 자율성 강화, 시장 거래의 공식적 승인, 기업 간 거래의 부분적 허용 등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사후 승인하는 성격을 지녔으나 이는 매우 부분적인 개혁조치였으며 내부적으로 모순되기도 했다.
제4장은 북한의 농업에 관해 서술한다. 현재 북한의 농업개혁은 미흡하나마 중국의 1978년 개인영농개혁이 북한에서도 진행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7·1 조치는 이중곡가제를 폐지하고 수매 가격과 판매 가격을 축소함으로써 농민들이 국가 수매나 시장 판매에 관심을 갖게 했다. 또한 비공식적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종합시장에서 곡물을 직접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져 농민들의 생산 의욕이 높아졌다. 이런 관점에서 비록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시장 확산에 따라 국가의 식량 공급 능력은 증가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제5장은 북한의 경제성장이 거의 전적으로 대외 부문에 의존한다고 서술한다. 2008년 북한의 대외 교역은 규모 면에서 1990년 수준의 80% 이상을 회복했으나 내용 면에서는 긍정적이지 않다. 북한의 대외 경제관계는 경제력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분야이지만, 현재와 같이 생존에 연계된 소비 관련 대외 무역의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북한의 전략적 대외 관계 상대인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단기적 소비 지원에 치중하기보다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국제 공조를 수립할 수 있도록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고 국제적 개발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
제6장은 북한의 개혁과 개방의 두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7·1 조치 이후 진행된 사회 변화를 분석한다. 7·1 조치 이후 내적으로 시장화와 사유화가 진전됨으로써 북한 사회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고, 외적으로 무역·유통 활성화와 인적 왕래, 정보 접촉의 증대로 체제 개방이 촉진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상학습과 조직생활, 사회적·물리적 통제가 작동하기에 주민들은 사회적 불만을 시위나 항의로 표출하지 못한 채 체제 도피적 방법인 국경 탈출을 택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과 북한과의 인적·물적 교류 증대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핵심 요약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이하 7·1 조치)는 북한 경제정책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이는 계획경제를 정상화하려는 시도였으나 부작용이 상당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이 조치의 핵심은 임금과 물가의 대폭 인상, 배급제 축소, 기업소의 자율권 강화 등이다. 7·1 조치는 실망스러운 경제적 결과를 낳았으나 북한 사회 전반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시장이 확산되었고, 가격 결정에도 시장원리가 어느 정도 적용되었으며, 서비스 산업에서는 국가의 비공식 허락을 통해 준(quasi) 사유화가 이루어졌다. 계획경제가 부진함에 따라 개인의 경제 활동 범위와 규모가 증가하면서 국가에 대한 의존도 감소하고 있다. 김정일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권력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경제·사회적인 측면의 변화는 컸다. 이러한 변화가 과연 얼마나 더 과감한 정치적·사회적 변화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획 의도 및 출간 의의
누적된 경제적 모순과 연이은 정책 실패로 계획경제가 거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도 북한은 존속하고 있다. 선군사상에 기초를 둔 북한 체제는 군사적으로는 강해 보일지 모르나 지속적인 경제 침체로 국가권력의 누수 현상이 심각하다.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7·1 조치를 시행했으나 계획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노동인력의 직장 이탈, 시장 확산, 탈북 시도 등 일반 주민들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섰다. 사회 와해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북한과 유사한 경제체제를 운영했던 러시아, 중국, 동유럽은 경제 개혁과 개방뿐 아니라 대대적인 정치적 변화를 통해 체제전환에 성공했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개혁과 개방이 필요하지만 북한 정권의 속성과 지금까지의 정치행태를 감안할 때 획기적인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근본적인 개혁을 외면하는 한 북한의 장래는 비관적이다.
이 책은 7·1 조치를 기점으로 지난 수년간 진행된 북한경제의 변화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둔다. 기업소와 협동농장의 현황, 시장과 대외무역의 영향력을 중점적으로 분석해 북한경제의 현실을 명확히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아울러 북한에서 경제난이 어떠한 사회 변화를 수반하는지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정치경제적 의미도 제시하고자 한다. 향후 북한 체제가 어떠한 경로로 변화할지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 책이 다양한 견해들이 더욱 논리적으로 정리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북한의 경제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자, 정책 입안자 및 일반 독자에게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것이다.
내용 소개
제1장은 북한경제의 침체가 궁극적으로는 체제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한경제의 심각한 문제는 체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현상유지 정책이나 부분적 개방을 실시하더라도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어렵다는 점이다. 일인체제에 조금이라도 위협이 되는 어떤 개혁도 시도하지 못하는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권력이 확고하다고는 하나, 시장 확산과 같은 비공식 부문이 증가하는 등 경제적 자율성이 증가하고 있다. 만약 두 가지 힘이 균형을 이루는 현상이 장기화되면 북한이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행하는 개혁·개방이 부조화를 낳아 정책의 무기력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정치적 자유의 확장이 북한경제 발전의 필요조건이다.
제2장은 북한에서의 비공식 경제 부문의 확장이 과거 러시아 등에서 나타난 것과 유사한지를, 1997년부터 2004년 사이에 북한을 이탈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6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자료를 이용해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초점은 급격한 비공식 부문 확대가 소련 경제 붕괴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비공식화 가설이 북한에서도 성립하는지에 맞추어졌다. 이 연구는 북한 가계의 소득과 지출의 약 70~75%가 비공식 부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거나 비공식 부문에서 사용한 지출인 것으로 평가한다.
제3장은 북한 기업소 문제를 다룬다. 1990년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북한의 공식적인 기업관리체계와 기업의 행동양식 간에는 큰 괴리가 발생했다. 중앙집중적 물자공급체계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계획 수립, 생산, 물자 조달, 생산물 처분, 계획 평가 등 계획화의 제 측면에서 ‘계획의 일원화·세부화·계획화’ 체계는 해체되었다. 7·1 조치는 기업의 자율성 강화, 시장 거래의 공식적 승인, 기업 간 거래의 부분적 허용 등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사후 승인하는 성격을 지녔으나 이는 매우 부분적인 개혁조치였으며 내부적으로 모순되기도 했다.
제4장은 북한의 농업에 관해 서술한다. 현재 북한의 농업개혁은 미흡하나마 중국의 1978년 개인영농개혁이 북한에서도 진행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7·1 조치는 이중곡가제를 폐지하고 수매 가격과 판매 가격을 축소함으로써 농민들이 국가 수매나 시장 판매에 관심을 갖게 했다. 또한 비공식적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종합시장에서 곡물을 직접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져 농민들의 생산 의욕이 높아졌다. 이런 관점에서 비록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시장 확산에 따라 국가의 식량 공급 능력은 증가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제5장은 북한의 경제성장이 거의 전적으로 대외 부문에 의존한다고 서술한다. 2008년 북한의 대외 교역은 규모 면에서 1990년 수준의 80% 이상을 회복했으나 내용 면에서는 긍정적이지 않다. 북한의 대외 경제관계는 경제력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분야이지만, 현재와 같이 생존에 연계된 소비 관련 대외 무역의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북한의 전략적 대외 관계 상대인 중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단기적 소비 지원에 치중하기보다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국제 공조를 수립할 수 있도록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고 국제적 개발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
제6장은 북한의 개혁과 개방의 두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7·1 조치 이후 진행된 사회 변화를 분석한다. 7·1 조치 이후 내적으로 시장화와 사유화가 진전됨으로써 북한 사회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고, 외적으로 무역·유통 활성화와 인적 왕래, 정보 접촉의 증대로 체제 개방이 촉진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상학습과 조직생활, 사회적·물리적 통제가 작동하기에 주민들은 사회적 불만을 시위나 항의로 표출하지 못한 채 체제 도피적 방법인 국경 탈출을 택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과 북한과의 인적·물적 교류 증대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목차
서 장 북한에서의 경제적 변화는 체제이행의 시발점인가
제1장 북한경제 몰락의 정치경제적 함의
제2장 북한경제의 시장화 : 비공식화 가설 평가를 중심으로
제3장 북한 기업관리체계의 변화
제4장 북한의 농산물 가격 변화에 따른 식량 수급 및 협동농장체제의 변화
제5장 북한의 대외경제관계 변화와 그 영향
제6장 경제조치 이후 북한의 사회적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