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의 재발견: 가타리의 정동이론과 사회적 경제
The rediscovery of affect : Félix Guattari's the theory of affect and social economy
- 개인저자
- 신승철 지음
- 발행사항
- 서울 :,모시는사람들,,2022
- 형태사항
- 478 p. ; 23 cm
- ISBN
- 9791166291326
- 청구기호
- 320.1 신58ㅈ
- 서지주기
- 참고문헌과 색인 수록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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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00019582 | 대출중 | 2023.04.15 |
- 등록번호
- 00019582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중
- 2023.04.15
- 위치/청구기호(출력)
- 1자료실
책 소개
2020년 코로나 19사태와 팬데믹으로 인해 본격화한 ‘플랫폼자본주의’는 ‘정동(情動)자본주의’의 한 양상으로서, 급속히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되었다. 여기서 정동(affect)은 일찍이 스피노자에가 기쁨, 슬픔, 욕망과 같은 것을 지칭하는 말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특히 플랫폼에서 정동은 인기, 재미, 흥미, 운, 활력, 기쁨 등의 양상을 띠고 전개된다. 이는 한마디로 각각의 개체 이전에, ‘관계’ 속에서 흐르고 순환하고 유통되는 활력과 힘, 생명 에너지를 의미한다. 이러한 정동이 자본주의에게 포획될 때 채굴자본주의, 추출자본주의, 정동자본주의, 플랫폼자본주의 등으로 불리게 된다.
정동자본주의의 개막은 강렬한 정동의 가치 즉 욕망가치의 현존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별 없는 보편적 기본소득 정당성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동시에 정동은 첨단기술사회에서 인공지능이나 기계류가 아닌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능력과 역량으로서 주목된다. 또한 정동은 커먼즈(Commons, 公有地/共有地)에 기반한 공유사회를 이룩할 인류의 오래된 미래의 지혜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정동은 인류의 사랑이 넘치는 미래를 약속하며, 지속가능성의 기준이 되는 삶의 필수요소인 셈이다.
그런데, 플랫폼자본주의 하에서는 플랫폼 자체가 정동을 유발하고 부추긴다. 유튜브,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등의 일상화된 콘텐츠 플랫폼이나 여러 가지 배달 플랫폼 등의 등장은, 정동 논의를 혁신하고 재창안하라는 시대적 요구의 표현이다. 문제는, 실제로 플랫폼 내에서 웃고, 울고, 즐기고, 기뻐하고 인기를 누리며 정동을 발휘하다 보면 그 이득은 모두 플랫폼이 가져가 버리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동자본주의-플랫폼자본주의 하에서 정동은 권력과 자본에게는 천연자원으로 다루어지고 만다.
이런 팬데믹이 한참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책, 『정동의 재발견: 가타리의 정동이론과 사회적 경제』는 새로운 쟁점과 논의를 끌어안아 재창조되었다. 웅성거림, 잡음, 소음, 잉여라고 불리는 정동의 강렬도의 전달은 미세한 개념의 격자들 이를 테면 평판체계, 호출노동, 열정노동 등에 걸려들어 다양한 개념으로 구현되어 이 책의 면면을 이룬다. 이 책의 제목은 ‘정동의 재발견’이지만, 사실상 정동 관련 연구서를 총망라하면서 작가가 ‘재발명’하려는 의도를 포함한다. 그와 관련하여 이 책이 정동 문제를 다루는 범위와 정도는 기존의 정동 논의를 거의 전부 아우르는 폭넓음과 스피노자 이래의 정동 이론가를 망라하며 그 비판적 고찰을 병행하는 속 깊음을 동시에 보여준다.
한국사회에서의 정동논의를 보면, 현행 한국사회의 문제들, 다시 말해 열정노동, 갑질 문화의 제 양상, 감정노동자 문제, 가사노동, 돌봄의 사회화, 젠더불평등 등의 문제로 횡단하고 교차하면서 정동이 적용될 때는 광범위한 사회현실 일반에 대한 열쇠개념(딱 맞춤 해법)으로 정동을 제시하는 것만 같다.
그러나 그러한 후반부의 가속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초반부의 감속(더디게 읽힘)을 견뎌내야 한다. 초반부의 스피노자의 정동의 기하학에서 가타리의 정동의 지도제작의 방법론으로 향하는 정동의 철학사를 읽는 과정에서의 정동 개념은 깊고 심오하기 그지없어 다소 모호하다는 느낌이 든다. 동시에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동의 미세한 힘과 섬세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동이 ‘지극함 개념’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동은 사회적 경제를 혁신할 핵심 키워드다!
이 책의 부제에서와 같이 ‘사회적 경제’에 정동을 적용하는 과정은 ‘탈성장을 맞이한 공동체의 혁신’이라는 과제에 대면하게 한다. 돌봄, 모심, 살림, 보살핌, 섬김 등에 기반한 사회적 경제가 횡단성, 탄력성, 임기응변성, 지속가능성 등을 지향해 가야 한다는 ‘사회적 경제의 정동해방에 대한 단상’이 곳곳에 나타난다. 금방 눈에 띄는 부분은 정동해방은 탈성장과 동조화되어 있기 때문에 대전환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음새이자 이행의 구성요소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적 기업가, 협동조합조합원, 마을공동체운동가 등에게 ‘탈성장 시대에 대안적인 공동체기업’에 대한 단서와 영감을 제공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의기소침, 결핍, 소외가 아닌 활력과 에너지로 가득한 정동해방, 활력해방 시대의 개막이라고 웅변하고 있다.
이 책에는 격변하는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환경의 변화와 가속화되는 탈성장 전환사회로의 이행을 맞이한 한국사회가 정동을 통해서 어떻게 사회적 경제에 색다른 판을 깔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곳곳에 제시되고 있다. 성장주의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본은 더 이상 외부(식민지)를 찾을 수 없게 되자 외부로부터 내부로 눈을 돌려 공동체에 대한 질적 착취 국면으로 이행했다. 코드의 잉여가치(공동체 착취), 권력의 잉여가치(갑질), 흐름의 잉여가치(시너지 착취) 등의 양상은 모두 정동과 관련되어 있다.
정동자본주의 하에서 정동이 인공지능, 네트워크, 빅데이터, 플랫폼 등에 의해서 다층적으로 포섭되는 상황에 직면하여, 협동조합모델의 근대성을 넘어서 정동해방과 탈성장 투트랙 전략을 통해서 더욱 활력 있게 전환사회를 맞이해 보자는 정동이론의 전략은 탈성장에 대한 비전을 입체화한다. 동시에 첨단기술사회에서 개인주의와 1인 가구의 전면화로 인한 정동의 소외 양상과 더불어 노동과 활동 사이, 감정노동과 정동노동 사이, 경제와 살림 사이, 권리주의와 자율주의 사이에서 분열된 정동의 딜레마 상황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며 정동자본주의 ‘너머’의 대안을 모색한다.
정동이론은 사회 혁신가들에게 색다른 영감을 줄 것이다
이 책의 <1부. 정동에 주목한 두 철학자, 스피노자와 가타리>는 스피노자주의의 전개 과정에서, 정동의 이행양상으로서의 기하학에서 지도제작으로 이행한 말년 저작 이야기와 가타리의 도표전략, 리토르넬로, 기호-욕망 등 정동이론의 발생과 기본적인 전개 양상을 개괄한다. <2부. 정동의 소외, 다양한 논쟁을 격발하다>는 노동과 활동의 차이, 정동노동과 감정노동의 차이, ‘지식과 정보’와 ‘지혜와 정동’의 차이, 자율주의와 권리주의의 차이, 돌봄의 사회화 논의와 정동의 소외양상 등을 다룬다. <3부. 가타리의 욕망가치론, 사회적 경제를 진단하다>는 정동자본주의의 개막 이후의 다양한 사회 현상과 인지자본주의와 정동자본주의의 차이점, 대안적인 공동체기업에서의 정동경제를 다룬다. <4부. 사회적 경제의 업그레이드 버전은 가능한가?>에서는 공동체기업에게 정동이 주는 아이디어, 단상 등을 모았다. 특히 탈성장 전환사회에서의 정동순환과 정동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초극미세전략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전공한 펠릭스 가타리가 다시 부활하여 사회적 경제 활동가들에게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사회적 경제로의 뾰족한 첨단의 지점으로 향하라고 독려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다시 말해 탈성장이라는 거대한 전환의 시점에서 대안적인 공동체 기업의 도전과 혁신에게 영감과 아이디어, 자극을 줄 사람은 가타리임을 주장한다. 가타리를 통해서 정동은 더욱 날카롭게 벼려지고 활력으로 가득한 개념으로 재구성되고 재발명된다. 이 책은 가타리의 정동에 대한 지도제작 방법론을 통한 현실분석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시민, 주부, 협동조합원, 사회적 기업가, 청(소)년 등에게 접근한 교양서이다. 넓지만 깊이 있는 이 책은 한국사회 사회 혁신가들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목차
서문 : 왜 우리는 다시 정동을 말하는가?
제1부 정동에 주목한 두 철학자, 스피노자와 가타리
1. 스피노자의 삶의 자기원인으로서의 정동 개념
2. 스피노자, 자유인의 해방 전략을 말하다
3. 정동의 기하학에서 지도제작으로
4. 도표(diagram)전략, 정동을 혁신하다
5. 리토르넬로, 정동의 반복의 후렴구와 화음
6. 기호-욕망 단계로의 이행에서의 정동의 재발견
제2부 정동의 소외, 다양한 논쟁을 격발하다
1. 사물의 본질이 아닌 곁에 서식하는 정동
2. 정동에 대한 두 가지 태도―아카데미와 생태적 지혜
3. 사랑의 유한성과 무한성 사이에서―감정노동과 정동노동
4. 열정노동과 활동과 노동의 경계
5. 살림과 경제의 분열, 정동에 대한 젠더/섹슈얼리티 논의
6. 자율주의와 권리주의가 바라본 정동
7. 돌봄의 사회화 논쟁들
8. 소외된 정동과 구성주의 전략
제3부 가타리의 욕망가치론, 사회적 경제를 진단하다
1. 욕망가치(=강렬한 정동의 가치)와 기본소득
2. 외부가 사라진 문명, 내부의 정동에 눈을 돌리다
3. 코드의 잉여가치, 권력의 잉여가치, 흐름의 잉여가치
4. 4차 산업혁명과 정동에 대한 기계적 포섭
5. 정동의 영역, 인지자본주의의 공백
6. 정동 피로도: 위생적 관계 설립과 독신자 쾌락기계
7. 협동조합의 근대성과 정동을 통한 혁신 논의들
8. 가타리의 기호론과 대안적인 공동체기업의 가능성
제4부 사회적 경제의 업그레이드 버전은 가능한가?
1. 경우의 수의 설립, 생태다양성과 정동에 의한 특이점 설립
2. 지도 그리기 전략, 결사체와 사업체 간의 긴장관계와 정동으로 바라본 그 너머
3. 내발적 발전 전략, 정동 흐름과 순환의 시너지효과
4. 배치의 재배치, 사회적 경제와 발성 도입을 통한 협치의 재조직화
5. 초극미세전략, 탈성장 시대의 정동의 양자적 발생
6. 순수증여, 보이지 않는 것들과 정동의 재구성
결론 : 정동의 재발견, 대안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