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목적과 구성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향후 한국이 어떠한 비핵화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가이다. 한국 정부가 수차례 밝혔듯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달성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핵화는 반드시 그 과정이 평화로워야 하며 그 결과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건설적이어야만 할 것이다. 즉 한국의 비핵화 전략은 미래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노력과 더불어 반드시 친화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이러한 견지에서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한국의 전략적 혜안과 정책 수단들은 과거 비핵화 좌절의 경험에 대한 성찰로부터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재 정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엄한 분석이 전략 구상과 정책 설계에 반영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연구 목적과 방향을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주요 연구질문을 설정하였다. ⦁과거 비핵화 합의가 난관에 부딪혔던 이유와 교훈은 무엇인가? ⦁과거 비핵화 합의 이후 그 실행이 좌초되었던 이유와 교훈은 무엇인가? ⦁북핵 문제로 인해 우리는 지금 어떠한 안보 환경에 직면하고 있는가? ⦁현재 정세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평가 그리고 처방은 무엇인가? ⦁북미 협상의 특징은 무엇이며 북미 합의 촉진전략은 어떠해야 하는가?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 추진 과정의 도전요인과 그 파장은 무엇인가? ⦁비핵화를 위한 우리의 전략적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2. 주요 연구내용 이상과 같은 연구질문에 따라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이 5가지 분야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비핵화 정책에 관한 종합평가 부문이다. 이 글의 핵심적인 질문들은 비핵화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위기와 대화와 협상의 장애 요인, 비핵화 합의의 결정요인들에 관한 것이다. 아울러 비핵화 조치에 관한 주요 합의의 내용과 특징, 합의 이행 방법, 합의가 이행되지 못했던 주요 이유, 그리고 그것이 주는 함의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교훈을 구명했다. 첫째, 핵 폐기를 위해서는 핵개발 국가의 핵능력 이외에 핵개발 동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둘째, 단계적 협상을 통한 해결은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핵문제 이외 변수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 넷째, 주변국 대북정책의 변화도 핵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친다. 다섯째, 북핵 문제의 본질은 북미 양자관계이다. 여섯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국의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 일곱째,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진전은 연관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본 연구에서는 안보환경 차원에서 북핵 문제를 종합 평가하였다. 평가 분야는 동북아 안보구조와 북핵 관계, 북한의 핵능력과 핵담론, 그리고 미국의 북핵 정책에 대한 정책 평가이다. 이 세 가지 영역에 대한 주요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북한 핵 문제는 강대국간 지정학적 대립으로 구축된 동북아 안보 환경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제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는 북한의 체제안전을 최대한 담보할 수 있는 동북아 안보환경의 구축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둘째, 북한의 핵능력은 비핵화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도 당장 실전화가 가능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북한의 핵담론은 김정은 정권 이후 핵무기의 군사적 효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긍정적 담론을 양산했지만, 최근 소위 핵최소억제론으로 북한의 지배적인 핵담론이 변화할 가능성도 함께 엿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최근 비핵화협상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부정적 담론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북미 간 협상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미국 조야에서는 대략 여섯 가지의 정책 대안이 경쟁하고 있다. 북미 간 신뢰구축을 통해 비핵화 여건을 마련하는 방안, 급속하고 완전하며 일방적으로 북한을 비핵화하는 방안, 점진적이고 불완전한 비핵화에 만족하면서 핵국가인 북한과 함께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방안, 트럼프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실망하면서 ‘플랜 B’를 주장하는 방안,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하여 억제‧ 방어‧ 봉쇄에 기초한 장기적 대처 방안, 그리고 북핵 문제에 대해 군사적 해결을 옹호하는 방안이 그것들이다. 세 번째, 본 연구는 한국과 해외의 한반도 전문가 151명을 대상으로 북핵 문제 전반에 대한 심층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그 주요 결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다수의 전문가들이(39.7%) 북한은 현재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 확보에 매우 근접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북미정상회담 전체에 대한 질문과 정상회담이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들은 각각 5.46점과 5.87점(10점 만점)을 부여해 보통 수준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언급하고 있는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응답자가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의미한다고 답했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48.3%의 전문가들이 ‘미국의 약속 이행 여부와 수준에 따라 비핵화 수준을 선택할 것’이라 답했으며, 41.73%는 ‘미국의 약속 이행 여부와 상관없이 핵능력 일부를 보유할 것’이라 답했다. 비핵화 이행방식에 대해서는 80%가 넘는 전문가들이 향후 비핵화는 단계적, 동시적 진행 또는 일괄타결 후 단계적, 동시적 이행 방식을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의 절반 이상은 비핵화 과정 중 가장 어려운 과제로 ‘사찰과 검증’ 문제를 지목했다. 70%에 이르는 전문가들은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주한미군의 역할과 규모가 불가피할 것이라 전망했다.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예상 반응을 물은 질문에는 ‘경제제재 강화’를 1순위 대응 정책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이 가장 많았다. 북미관계 정상화가 동북아 역학구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62.9%의 전문가들이 갈등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동북아 평화체제로 발전,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60.9%의 전문가들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네 번째, 비핵화-평화체제 전환의 도전요인과 대책에 관한 부문이다. 북한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틀 속에서 비핵화문제를 접근하나, 미국은 이와 달리 비핵화의 확실한 이행을 검증하면서 관계정상화와 평화체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협상과정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향후 북미 협상은 비핵화, 평화체제, 북미관계정상화의 세 축이 병행하며 전개될 것이다. 비핵화 프로세스에서는 3가지 도전요인을 전망하였다. 우선 비핵화의 개념 및 대상의 모호성과 차이로 인한 파급효과,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이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던 구조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의 약화, 비핵화 로드맵 추진 과정에서의 단계별 이견과 충돌 가능성이 주요 도전요인이다. 둘째, 평화체제 전환과 군사적 신뢰구축 과정에서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한미동맹과 군비통제 분야에서 도전요인이 내재되어 있다. 셋째, 북미관계 정상화 과정에서는 제재 완화 및 해제를 둘러싼 이견, 미국과 적대적 약소국 간 사례와 연계해 베트남 모델과 쿠바 모델의 원용 가능성의 부각 등이다. 이상과 같은 도전요인들의 부각될 경우 한국 정부가 우선 고려할 수 있는 단기적 대응책들은 다음과 같이 세가지이다. 첫째, 경제적 상응조치와 정치적 상응조치의 맞교환 매트릭스의 고려이다. 둘째,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재설계, 3축 체제의 재규정과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한 제한조치 강구, 한미 동맹 결속력 강화조치 등 안보 분야의 취약성 부각 가능성 차단이다. 셋째, 북미와 남북간 양자관계의 교착 시 보완적 방안으로 북일 관계 촉진 수단 강구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고 평화체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5가지 전략적 고려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체제 프로세스의 선순환 ‧ 병행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이 비핵화 ‧ 평화정착에 대한 북미 간 접점을 마련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동시병행이 현실적으로 용이하지 않을 경우, 순차적 병행, 또는 비동시적 병행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북핵 위기로의 역진 차단을 위해 정세의 급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만일 북핵 협상의 좌초와 위기국면 재현이 가시화하는 경우, 미중 사이의 비핵화 공조 강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이 경우 한국은 한 ‧ 미 ‧ 중 전략 대화 등을 주도해 미중의 비핵화 협력체제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다층적 ‧ 순차적 비핵화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강화해야 할 것이다. 비핵화가 진척되든 지체되든 향후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역할이 강조될 상황이 예상된다. 따라서 4자와 6자회담 등 다자적 협의체 재가동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소다자협력을 중간 단계에 강화해 이를 점차 다자주의 협력 네트워크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넷째, 대북 관여 메커니즘을 유지해야만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정책결정과 협상방식과 관련해 하향 방식(top-down)의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도록 남북관계, 한미관계, 주변국 관계에서 포괄적 우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고, 비핵화프로세스에서 이탈하는 비용을 크게 하는 구도를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북미 간 불신 제거를 위한 제도적 ‧ 실천적 방안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북미 간 뿌리 깊은 불신해소와 비핵화 ‧ 비확산 검증을 위한 다층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북미 사이 신뢰강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한국의 더욱 적극적인 중재노력도 요구될 것인 바, 대표적인 정책적 방안으로 북한이 푸에블로호(USS Pueblo)를 미국에 반환하도록 한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요 약 Ⅰ. 서론 1. 연구배경 및 연구목적 2. 연구구성 및 연구추진방법 Ⅱ. 북한 핵문제 종합평가: 비핵화 정책 1. 비핵화 조치 합의 이전 단계 2. 비핵화 조치 합의 이후 단계 Ⅲ. 북한 핵문제 종합평가: 안보환경 1. 동북아 ‧ 한반도 안보 구조 2. 북한의 핵능력 ‧ 핵담론 ‧ 핵전략 3. 미국의 정세인식과 정책 제언 평가 Ⅳ. 비핵화 ‧ 평화체제 추진 환경에 대한 인식과 평가 1. 한국 ‧ 해외 한반도 전문가그룹 인식조사 결과 2. 종합분석 및 함의 Ⅴ. 비핵화 ‧ 평화체제 전환의 도전요인과 대응방안 1. 비핵화협상의 특징과 전망 2. 도전요인과 대응방안 Ⅵ. 결론 1. 전략적 고려사항 2. 결론 참고문헌 부록 1. 중립국 시각과 역할 모색 (한국-스웨덴 국제협동연구) 부록 2. 한국 ‧ 해외 한반도 전문가 심층 인식조사 설문지